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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육룡이 나르샤 22회-이방원 유아인 시대를 예고한 하륜의 등장

by 자이미 201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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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 장군이 이끄는 대군이 개경이 도착하고 손쉽게 최영 장군을 무너트렸다. 기본적으로 상대할 수 없는 싸움에서 모든 것은 기운 상태로 기울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꼭두각시 노릇을 하던 우왕은 자포자기하고, 최영은 정몽주에게 정도전을 조심하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왕보다 백성을 선택했던 이성계;

십팔자위왕설로 이성계 흔든 하륜의 등장, 이방원 마음 속 벌레를 키워낸 인물

 

 

 

이성계가 조민수 장군을 설득해 위화도 회군은 성사되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던 이성계가 자신의 가족과 백성 중에 백성들을 선택했다. 5만에 달하는 군사와 그들의 10만 부모를 생각하던 이성계는 용기를 내서 회군을 결정했다.

 

개경에 남아있던 정도전과 이방원은 적극적으로 이성계의 가족들을 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무술이 뛰어났던 방원의 두 형들은 무휼이 가세하며 상대를 압도하고 탈출할 수 있었지만 나약한 여인들과 아이들이 볼모로 잡혀있는 개경은 달랐다. 하지만 그곳에는 분이가 있었고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는 상황에서도 이성계 가족들을 구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성계의 가족들까지 무사하게 빠져나온 상황에서 개경 안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분이에 의해 움직이는 수많은 무리들은 혼란을 야기하고, 정도전과 이방원은 최영 장군 휘하의 장군들을 회유해 이번 전쟁에서 빠지도록 독려했다. 최소한의 인명 피해만 입을 수 있게 하겠다는 그들의 전략은 결실을 맺었다.

 

모든 것은 정도전과 이성계가 꿈꾸던 것처럼 이뤄지기 시작했다. 당장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포부가 아니더라도 개혁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함께 이번 회군에 동참했던 조민수와 함께 도당을 접수하고 새로운 판을 짠 그들은 '정창군 왕요'를 옹립해 새로운 시대를 만들겠다는 것에 합의까지 했다.

 

정도전이 꿈꾸었던 새로운 나라는 시간이 걸리게 되었지만 그 역시 급하게 서두를 문제는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백성을 위한 나라로 변모해가는 듯했지만 변수는 언제나 등장하고는 한다. 그리고 모두의 마음 속에 한 마리씩 존재한다는 그 무서운 벌레를 꿈틀거리게 하는 존재가 등장했다.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흘러가는 듯했던 그 순간 저자거리에서 불리는 노래가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입을 통해 '이씨 성을 가진 자가 왕이 된다'는 '십팔자위왕설'이 불려 지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성계에 대한 백성들의 마음이 특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를 왕으로 추대하는 노래는 결국 반이성계를 만드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십팔자위왕설'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그동안에도 역사적인 순간 등장했었다. 그리고 이 '십팔자위왕설'이 등장할 때마다 이씨 성을 가진 자들은 역적이 되어 숙청을 당했던 만큼 이성계나 정도전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그들은 충분히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화도 회군을 함께 이끌었던 조민수 장군에게는 이성계에 대한 백성들의 환호가 달갑지는 않았다. 오직 이성계만을 찬양하는 모습도 그렇고, 주변에서 자신에 대한 나쁜 소문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이성계보다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그에 끌려 다니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이들에게 엿을 주면서 '십팔자위왕설'을 부르게 한 인물을 찾아 나선 방원과 분이는 드디어 그 인물을 찾아냈다. 손에 흉터가 있는 떠돌이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붙잡은 그들은 그 뒤에 이인겸이 있음을 확인한다. 그길로 정도전은 남은을 통해 이인겸을 출포하라 명한다.

 

유배를 간 이후에도 고려 도당을 움직이려 한 이인겸을 두고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방원까지 함께 이인겸이 있는 경산부를 향한 사이 도당에서는 이성계와 정도전이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인겸의 유배지에 도착한 남은과 이방원은 이미 보름 전에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 손목에 흉터가 있던 자가 함구령을 내렸다는 말까지 듣게 된다.

 

모든 것은 그 흉터를 가진 남자에 의해 철저하게 만들어진 것임을 이방원은 뒤늦게 알게 되었다. 역사적인 만남은 그렇게 이방원에게 강렬함을 남겼다. 세상에 이성계만 있다고 믿고 살았던 어린 방원은 봐서는 안 되는 아버지의 나약함을 목격한 후 정도전이라는 스승을 꿈꿨다. 하지만 정도전의 뒤통수를 치는 하륜이 등장하며 방원의 선택은 다시 달라질 수밖에는 없게 된다.

 

이인겸의 편에 서면서 이색의 문하생이기도 한 하륜은 정몽주와 동문수학을 했던 인물이다. '요동 정벌'에 반대해 유배까지 가야만 했던 하륜이 돌아오며 만든 첫 번째 작품은 권문세족과 신진사대부 모두를 만족시키는 일이었다. 이성계와 정도전에 의해 모든 것이 새롭게 개편될 수 있었던 순간 하륜은 모든 것을 묶어 버렸다.

 

정비와 조민수, 이색을 한 곳에 모아 그곳에 암어로 '창극이'라는 글을 남긴 하륜은 이성계를 경계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그들에게 남겼다. 이인겸을 팔아서 한 곳에 모이게 하고, 우왕의 아들은 세자 창을 왕으로 옹립해 이성계에 맞서라는 암어를 남긴 하륜은 그렇게 강렬하게 등장했다.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를 이끄는 존재는 있다. 고려 말 부패를 끝내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정도전 역시 시대를 대표하는 존재다. 마지막까지 고려와 함께 했던 정몽주나, 너무나 청렴결백했던 하지만 백성이 아닌 국가만을 생각했던 최영 장군 역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하륜은 가장 정치적인 인물로 누구보다 시대를 만끽한 존재다.

 

 

고려 말 권력의 중심에서 기생하다 마지막 순간 함께 했던 이들을 배신하고 조선 개국에 동참한 인물이기도 한 하륜은 피바람을 몰고 온 '왕자의 난'을 계획한 인물이기도 하다. 권력욕이 누구보다 컸던 이방원의 그 야심을 눈치 챈 하륜은 그의 책사가 되었고 두 번의 '왕자의 난'을 통해 이방원을 조선의 세 번째 왕으로 만들어냈다.

 

첫 번째 '왕자의 난'을 통해 이방원의 스승이었던 정도전과 남은 등을 죽여버리고 형제들까지 베어버린 이방원.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버지 이성계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이방원의 그 거대한 야심은 하륜에 의해 키워졌다. 홍인방이 이방원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했던 벌레가 하륜에 의해 괴물로 키워진 셈이다.

 

극중 분이에게 이방원은 말한다. "너무 많이 알아서 불안하다"는 이방원의 그 말 속에는 복선이 깔려 있다. 분이가 원하는 세상과 방원이 꿈꾸는 권력은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선의 세 번째 왕이 되는 방원에게 분이는 결국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씁쓸함으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최영이나 어명보다 백성이 우선이었다는 이성계. 그리고 그런 이성계의 말을 듣고 그의 곁에서 보좌를 결심한 정몽주. 급진적인 사고를 가진 정도전에게서 이성계를 지켜내겠다는 정몽주의 그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역사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권모술수에 능하고 유연하게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하는 하륜이라는 인물은 고려 말과 조선 초 가장 강력한 인물이었다. 배신을 밥 먹듯 하면서도 강한 권력에 기생했던 하륜. 뛰어난 지략을 가지고 있었지만 환영 받을 수 없었던 타고난 정치꾼인 하륜의 등장은 <육룡이 나르샤>가 이제 본격적으로 이방원을 위한 무대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백성을 위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정도전의 야망은 철저하게 하륜에 의해 무너진다. 권문세족과 신진사대부들과 함께 했던 하륜은 철저하게 이방원의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던 벌레를 키워내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그를 통해 그는 모든 권력과 호사를 누리는 존재가 되었다. 만약 하륜이라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고 정도전이 꿈꾸었던 백성들을 위한 세상이 당시 만들어졌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그런 기대는 현재의 척박함으로 인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하륜의 등장이 피바람을 불러오고 권력을 위한 권력을 만들어냈듯, 현재의 정치꾼들의 행동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오직 자신들의 안위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 정치꾼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현실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침몰하는 배에서 여전히 선장 질을 하며 자신의 안위만 외치는 한심한 정치꾼들의 행태는 경악스럽기만 하다.

 

꾼이 아닌 진정한 정치인이 등장하지 않는 현실은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다. 이런 분노가 자멸이 아닌 새로운 세상을 위한 동력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위정자들이 노리는 한 수는 국민들이 스스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니 말이다. 국민들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결코 세상은 바뀔 수 없음을 과거의 역사들은 잘 보여주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가 흥미롭고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역사적 인물들이 중요하기보다 그들과 함께 여섯 마리의 용으로 선택된 창작된 인물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섯 용 중 셋은 만들어진 인물들이다. 그 시대에 있을 법한 존재이지만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은 가장 낮은 곳에 있던 백성들이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는 것이 바로 <육룡이 나르샤>가 이야기하고 싶은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곳에 이 드라마의 주제의식이 담겨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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