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31. 07:08

2015 방송결산 3 시사보도-손석희와 김상중 사이 빈곤한 시사 프로그램의 현실

영화나 드라마, 예능 등은 언제나처럼 제작되고 방송되고 소비되고 있다. 이런 부분들만 보면 방송이 큰 문제없다고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시사 보도가 무기력해진 현실 속에서 대한민국 언론은 여전히 방황 중이다. 제 길을 찾지 못한 채 흔들리는 언론이 과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제대로 된 언론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손석희와 김상중의 의미;

사라진 방송 언론, 상업방송과 종편에서 시사와 보도를 찾아야 하는 현실

 

 

 

MBC나 KBS의 뉴스를 보지 않게 된지가 오래다. 이제는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가장 존경받던 보도 프로그램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권력이 언론을 사유화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것은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좀처럼 그 언론은 제자리를 찾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 서글프고 무섭다. 

 

 

이명박이 시작하고 박근혜가 고착화시킨 언론의 붕괴는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대표적인 시사 프로그램들은 사라지거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예전의 날카로운 저널리즘은 보이지 않는다. 공공시설에서는 종편 뉴스들만 방송을 한다. 그리고 장년층들은 그 종편 뉴스를 본다. 이 지독한 현실은 대한민국에 암흑을 만들었다.

 

이명박이 정권이 잡으며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바로 언론 장악이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지 않으면 결코 막장극을 만들 수 없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수십조의 혈세를 들여 온 국토를 엉망으로 만들고도 뻔뻔하게 자화자찬을 하는 이 황당한 현실은 언론이 죽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기존의 언론이 정상적인 보도만 했다고 해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은 벌어질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언론이 사망선고를 하면서 정권의 독주는 배를 짊어지고 산으로 올라가기만 했다. 그 산이 맞는 건지 옆 산이 맞는 건지 우왕좌왕하면서 정처 없이 흘러가는 권력. 그런 비정상적인 권력에 비판을 가해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야 할 언론은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엄밀하게 말해 국민들이 익숙하게 접하는 언론에서는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시사 프로그램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MBC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강제 폐지되며 공중 분해되고 말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MBC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는 말이다. 권력의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는 그들과 달리, 대안 언론들이 힘을 얻기 시작한 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권력이 막고 핍박한다고 바른 언론인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MBC의 시사 보도를 연출해왔던 이들은 '뉴스타파'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그들이 왜 위대한지는 짧은 역사 속에서도 보여준 혁혁함이 이를 증명한다. 기존 언론이 침묵하는 수많은 비리 사건들을 탐사보도하고, 전체의 흐름과 문제들을 짚어내는 그들의 노력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뉴스타파'만이 아니라 많은 대안 언론들은 자생적으로 탄생하며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미디어스''국민TV''마디어오늘''고발뉴스''프레시안''민중의 소리''팩트TV' 등 오랜 역사를 가진 대안 언론과 이명박근혜 정부가 붕괴한 언론 파괴의 결과물로 생겼든 그들은 기존 언론이 채워주지 못하는 바른 언론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2016년에는 더욱 강력한 존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그들이 곧 희망이니 말이다.

 

팟 캐스트를 통한 다양한 목소리들 역시 더욱 커지고 있는 중이다. 개인의 소신을 담은 인터넷 방송들 역시 왕성하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무리 권력의 힘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려도 결국 바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낼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한다.

 

종편은 이명박이 만들어낸 수구세력들을 위한 선물이었다. 권력이 비호하고 밀어준 종편은 그렇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막장극을 보는 듯한 보도와 토론 내용은 걸러지는 것 없이 악취를 풍기며 떠돌고 있다. 언론이기를 포기한 듯한 그들의 횡포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권력은 요지부동이다.

 

 

종편에서도 균열은 왔고 중앙일보가 운영하는 JTBC는 손석희를 영입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씻어냈다. 그렇다고 중앙일보 특유의 수구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다. JTBC와 중앙일보의 보도 행태는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 지상파 뉴스를 포기한 이들은 다시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손석희를 보기 위해 종편을 찾았고, 그렇게 종편 뉴스를 보는 황당한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며 넋두리를 하게 만들 정도로 우리 사회는 비정상이다.

 

손석희로 인해 JTBC는 분명한 입지를 다졌다. 사회적으로 굵직한 문제들이 터졌을 때마다 기존 방송들이 침묵하는 와중에도 손석희는 바른 목소리를 냈다. 종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와 같은 방통위가 수없이 제재를 가할 정도로 손석희가 이끄는 JTBC 뉴스는 종편화 된 지상파를 오히려 비웃게 만들 정도였다.

 

상업방송인 SBS는 이명박근혜 시대 가장 득을 본 방송사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기존 방송사들이 권력의 탄압으로 언론인으로서 가치를 상실하자 상대적으로 SBS가 공정해 보이는 효과를 보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에 김상중이 진행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라진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가는 거의 유일한 지상파 방송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다양한 사건들을 추적 보도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상파 시사 보도 프로그램 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족한 것 역시 사실이다. 다양한 사건들을 추적하기는 하지만 사회적 문제와 화제성을 염두에 둔 편성이 정치적 문제를 구체적이고 깊숙하게 들어가는데 한계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MBC의 대표 시사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과 <시사매거진 2580>은 이제 볼 수 없다. 물론 <PD수첩>은 방송되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존재해도 존재하지 않는 방송이 되었다. KBS라고 다를 것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시청자들에게 위안을 주었던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래서 소중하면서도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손석희와 김상중.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리고 그들이 현재 서 있는 위치가 보여주는 대한민국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현실은 씁쓸하다. 지금 당장 이런 상황이 바뀌기도 어렵다. 이미 구조 자체를 바꿔버린 탓에 정권이 바뀐 후에도 긴 시간이 흐른 후에도 바로 잡힐 수 있을 정도로 망가져있기 때문이다.

 

총선과 대선이라는 중요한 시기 위정자들은 언론을 더욱 통제하려 한다. 이럴 때 일수록 대중들은 깨어있어야 하고 분노해야만 할 것이다. 언론을 바로 서게 하는 것은 어쩌면 주 소비자인 우리가 더욱 분노해야만 할 것이다. 분노하지 않으면 결코 변할 수 없는 세상이기에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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