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1. 10:02

SBS 주원과 김태희 용팔이 위한 잔치, 각 방송사 시상식의 한계와 목적 명확하다

풍성한 작품들이 가득했던 SBS 드라마를 위한 시상식은 최악의 결과로 다가온다. 상들을 남발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그 좋은 작품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장고 끝 악수를 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KBS는 나름의 고민이 대상 수상에 등장했고, 맘 편했던 MBC는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내놓았다.

 

용팔이와 프로듀사 사이;

킬미힐미로 대변된 MBC 연기대상, 연말 시상식 연기력과 수익 사이 선택은 방송사 몫

 

 

 

<SBS 연기대상>은 관심이 많이 갔다. 다른 시상식과 달리 풍성한 잔치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워낙 좋은 작품들이 다양하게 나왔던 SBS 드라마라는 점에서 치열한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예측은 빗나갔고, SBS는 상업방송의 가치가 무엇인지만 명확하게 했다.

 

중국 시장은 거대하다. 많은 방송 프로그램들이 적극적으로 중국으로 팔려가고 그것도 모자라 '플라잉 피디'를 만들어 대륙에 한국 방송 제작의 노하우를 팔기에 여념이 없는 중이다. 물론 이런 이전은 점점 줄어들고 자체 제작이 가능해진 중국에 토사구팽을 당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 역시 당연하다.

 

거대 자본 시장이 된 중국은 막대한 자금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 중 방송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많은 한국 기획사나 방송 제작사들의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는 중국 자본에 흡수된 곳도 존재한다. 배우들은 판 자체가 다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기도 한다. 서부시대 금을 찾기 위해 "Go West"를 외치던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자본의 흐름은 큰 곳을 향해 흐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엄청난 자본의 힘으로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선 중국으로 모든 것들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용팔이>가 'S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이 된 것은 철저하게 중국을 위한 선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대상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식의 시청률 논리라면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는 항상 대상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용팔이>는 2015년 최악의 드라마 중 하나다. 과도한 PPL로 조롱의 대상이 되었고, 용두사미의 전형적인 드라마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주원이 나름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김태희는 여전히 특별할 수 없는 연기로 많은 이들을 실망시켰다. 하지만 연말 시상식에서 그들은 웃었다. 주원은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았고, 김태희는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KBS의 채시라나 MBC의 황정음과 비교해보면 참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다. 물론 극세사처럼 세분화해 다양한 최우수상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김태희의 최우수상 수상 비난 여론의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래서 더 씁쓸하다.

 

수상자가 남발되는 현상은 2015년에도 전혀 개선이 되지 않았다. 더욱 많은 이들에게 상을 수상하며 논란을 부추기는 이유가 되었고, 그런 남발되는 상은 연말 시상식의 폐지를 요구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권위도 존재하지 않은 각 방송사들의 결산 행사를 왜 시청자들에게 강요하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세스 캅>의 김희애가 아니라 <용팔이> 김태희에게 최우수상을 준 것은 중국 시장을 위한 포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방송이 되기 전부터 중국 시장을 위한 맞춤형 드라마였다.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주원과 김태희를 앞세운 이 드라마의 가치는 얼마나 중국 시장에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 외에는 없었던 듯하다. <프로듀사>가 그런 가치를 품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KBS가 김수현과 함께 고두심을 공동 대상 수상자로 낸 것은 이런 고민의 흔적이라고 보인다. 김수현에 대한 가치는 중국 시장이 시들기 전까지는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프로듀사>의 김수현의 대상 수상은 방송이 끝나자마자 거론되었었다.

 

드라마 한 편으로 중국 시장을 지배했던 김수현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대상은 그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부터 예고된 것이기도 했다. 그만큼 이견이 적어진 대상이었던 셈이다. 그나마 KBS는 비난을 각오하고도 고두심에게도 대상을 수여했다. 두 명이 공동 수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시장과 진정한 연기력을 보여준 고두심에게 고루 상을 주려는 의지가 드러났으니 말이다.

 

올 해도 연말 연기대상의 결과는 대상 수상자가 아닌 '방송3사 PD가 뽑은 연기자상'에서 그 가치가 드러났다. 가장 먼저 시작한 MBC는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에 출연했던 황정음에게 수여되었다. KBS는 <착하지 않은 여자>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김혜자의 몫이었다.

 

SBS는 <펀치>의 김래원이 수상했다. 황정음과 김혜자, 그리고 김래원을 보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명확하다. 드라마 현장에서 직접 제작을 하는 피디들이 선정한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강력한 존재감과 가치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대상 수상자들보다 '방송3사 PD가 뽑은 연기자상'이 더 큰 가치로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대상이 각 방송사들의 전략이 만든 산물로 변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중국 시장을 직접 노릴 만한 작품이 없었던 MBC는 연기력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작품들에게 수여되었다. 하지만 KBS와 SBS는 철저하게 중국 시장을 위한 포석으로 읽혀질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방송사들 역시 수익을 극대화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거대 시장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식의 보여주기 방식이라면 차라리 시상식을 중국에서 가지는 것은 어떨까? 국내에서는 인터넷으로 선택해서 보면 되니 말이다.

 

다양한 장르 실험과 사회적 문제까지 품은 드라마들이 넘쳐났던 SBS는 시상식 하나로 모든 것을 털어내고 말았다. 탁월한 드라마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최악의 드라마인 <용팔이>를 위한 잔치로 전락한 'SBS 연기대상'은 재앙이었다. 이영애를 앞세운 <사임당> 홍보에서도 드러났듯 그들의 상업적인 전략이 2016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겠다.

 

tvN은 방송 10주년을 기념해 대단한 라인업을 짰다. 그리고 새해 첫 주부터 <치즈 인더 트랩>으로 포문을 열고 <응답하라 1988>의 후속편으로 1월 <시그널>이 방송된다. 이후에도 당대 최고의 방송 작가들이 tvN 드라마에 합류해 준비를 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보다 tvN의 존재감은 2016년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 없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시장논리만 지배하는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최소한 시청자들을 위한 잔치라는 말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1년을 결산하며 모두가 축하를 받는 자리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전파낭비나 다름없는 이런 시상식들로 연말을 낭비하는 일들은 사라져야만 할 악습으로 다가온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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