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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육룡이 나르샤 27회-윤랑 한예리와 연향 전미선의 등장이 흥미로운 이유

by 자이미 2016.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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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고 생각했던 분이 어머니가 살아있었다. 길선미를 추적하다 할머니를 부축하며 나서는 여성이 바로 죽은 줄 알았던 땅새와 분이의 친모인 연향이었다. 비밀조직 '무명'의 그분 뜻을 전달하는 할머니와 그런 그녀를 부축한 채 조용하게 절을 빠져나가는 연향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을 알렸다. 

 

연향 등장이 던지는 의미;

작가의 상상력을 품은 비밀조직 무명,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 시작

 

 

 

비밀조직 '무명'에는 길선미만이 아니라 척사광도 존재한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림의 절대 고수 중 하나인 길선미가 왜 '무명'에 가담했는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더 의아한 것은 비밀조직 '무명'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가 더욱 혼란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정도전, 이방원, 분이에게 연통을 넣어 동굴에 모이게 한 '무명'은 그곳에 정몽주를 불러들였다. 정도전의 선배이자 강직한 인물인 정몽주를 그곳에 부른 '무명'의 의도는 너무나 명확했다. 이성계와 정도전이 함께 꿈꾸는 세상의 실체를 드러내고 막기 위함이었으니 말이다.

 

조준이 조사했던 내용을 근거로 대대적인 토지개혁을 시도하려는 상황에서 약전을 하러 떠나려던 판도사 좌량 셋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되었다. 누군가에 의해 토지개혁을 막으려는 확실한 의도가 있었다. 이들의 죽음으로 인해 누구도 약전을 하겠다는 자가 나타나지 않고 흉흉한 소문까지 돌게 되면서 정도전이 꿈꾸던 세상은 점점 멀어져 가는 듯했다.

 

비밀조직 '무명'은 왜 토지개혁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이인겸을 비호하고 그를 최고의 존재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고려는 도당 3인방에 의해 혹세무민의 세상으로 변했다. 이 상황에서 '무명'은 무엇을 얻었고 어떤 세상을 만들려고 하고 있었을까?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무엇이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에 목숨까지 버려가며 충성을 하는 것일까?

 

실체가 없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만 무성했던 상황에서 정몽주는 그 실체와 마주했다.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그 세상이 동굴 안에서는 커져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정몽주는 정도전과 독해한 채 그가 꿈꾸는 세상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자신들이 평생 꿈꿔왔던 세상을 정도전은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몽주 역시 그의 사상과 가치관, 그리고 꿈에 동조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 모든 이상은 '고려'라는 틀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단서가 붙은 채 말이다.

 

 

유교를 배운 학자로서 반역을 하면서까지 '유교적 이상 국가'를 건설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몽주가 바라보는 현실은 끔찍한 수준이다. 고려 도당 3인방의 만행만이 아니라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어린 창을 왕으로 옹립해 나라를 움직이려는 권문세족의 모습은 진절머리가 날 정도다.

 

8년 동안 왕의 자리에 있던 창왕은 고려를 새로운 나라로 만들기 위한 절실함만 일깨워준 존재였다. 이성계가 위화도회군을 한 후 정창군 왕요를 왕으로 추대하려 했다. 하지만 조민수 장군을 중심으로 한 권문세족들에 의해 좌절되었고, 그렇게 그들이 앞세운 꼭두각시 창이 왕이 되었다.

 

창왕으로는 결코 정몽주도 동의했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고 확신한 그는 정창군 왕요를 찾는다. 그러나 정몽주가 원하는 그런 군주의 상은 아니라는 점에서 또 다른 딜레마가 엄습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모든 것을 누리고 사는 왕요에게 왕이라는 자리는 결코 가지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수많은 왕들이 어떤 존재였고, 왜 그렇게 비참해야만 했는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고 살아왔던 왕요는 지금처럼 모든 권리를 누리며 윤랑과 함께 살고 싶어 했다. 그런 그가 고려의 마지막 왕인 34대 공양왕이 된다. 등장부터 매력적이었던 유랑은 고려 말 마지막 왕의 최측근으로 극중 어떤 역할을 해줄지도 궁금해진다.그가 예견했듯 그는 자신의 꿈을 품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런 왕요를 왕으로 추대하고 받들려는 정몽주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가 궁금할 정도였다.

 

이방원이 '왕자의 난'까지 일으키며 왕좌에 올라 '왕권강화'에 집착한 것은 그 스스로 고려 말 '왕'의 무기력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강한 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제대로 된 왕이 강력하게 밀어붙이면 세상은 변할 수 있다고 믿은 게 바로 이방원이다.

 

 

정도전과 정몽주의 독대가 매력적이었듯, 정몽주 앞에 선 이방원의 모습도 강렬했다. 이방원에게 "백성을 팔지 말라"는 말을 하던 정몽주. 그런 정몽주에게 후대 사람들이 평가하는 역사가 아니라 현재 살아가는 백성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강렬하게 다가왔다.

 

역사 평가는 후대 사람들의 몫이라는 말을 자주한다. 독재자들과 부패한 위정자들 일수록 역사를 잘 들먹인다. 현재를 위한 현명한 정치가 아닌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하면서도 혹세무민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후대의 평가'를 빌미로 삼고 있는 현재의 위정자들에 대한 통렬한 외침과도 같았다. 

 

이방원의 최측근이 되는 하량. 그와 연결되는 과정은 장인인 민제를 통해서다. 장인을 보러간 자리에 있던 하량을 발견한 방원은 그에게 "이 나라가 얼마나 가겠소?"라는 질문을 한다. 관상을 보고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안다는 하량에게 던진 이 중대한 발언은 그가 이방원을 위해 충성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온다.

 

자신들을 옥죄는 '무명'을 잡기 위해 정도전은 덫을 놓는다. 이성계를 통해 창왕과 독대하고 다양한 일을 시작하고, 수하에 있던 인물들을 움직이며 뭔가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이 모든 것들이 권문세족들에게 흘러가도록 만든 그들은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의도된 함정을 뒤늦게 깨달은 길선미. 그렇게 포위를 뚫고 도주하는 길선미는 이방지와 연희의 몫이었다. 모든 것은 철저하게 계산된 과정이었고, 이를 통해 '무명' 조직의 실체를 알고자 했던 정도전은 그렇게 길선미를 추적했다. 자신을 추적하고 있는 존재를 확인한 길선미의 행동은 대단했다.

 

숨겨진 무림고수인 그와 삼한제일검의 자리에 오른 이방지의 대결 구도는 역시 최강이었다. 신출귀몰하며 이방지를 두렵게 만드는 길선미의 행동은 이후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연희에 의해 길선미가 향한 절을 확인한 정도전은 군사를 동원해 막은 채 그 안으로 들어섰다.

 

 

길선미가 향한 그곳에 문제의 '무명'의 실체가 존재할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정도전과 이방지는 한 여성을 봤다. 얼굴을 가린 채 늙은 여인을 부축해서 떠나는 모습에서 그들은 오래 전 사라진 '연향'을 발견했다. 이방지와 분이가 그토록 찾았던 어머니를 한 눈에 알아봤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땅새와 분이가 그토록 찾았던 엄마인 연향은 생존해 있었다. 자신의 아이들을 찾지도 않았던 그녀는 '무명' 조직에 깊숙하게 몸을 담고 있었다. 누구인지 감도 잡히지 않는 '그 분'이 연향일 수도 있다. 아니면 연향이 '그분'의 최측근일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 숨겨진 존재들은 점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고려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고, 정도전이 꿈꾸었던 새로운 세상이 더욱 그 의미를 더하는 상황에서 비밀조직 '무명'은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역사는 고려는 멸하고 조선이 건국되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역사적 사실은 변할 수 없다. 하지만 작가의 상상력은 비밀조직 '무명'을 통해 발현되려하고 있다. 

 

작가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성계의 '조선'이 아니다. 그리고 세종대왕의 아버지인 이방원의 야망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이야기도 아니다. 작가가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분이, 무휼, 이방지 등이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 그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은 것이 작가의 마음이라고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는 비밀조직 '무명'이 존재한다. 태평성대이자 역사를 통 털어 가장 위대한 왕인 세종의 시대에도 그에 반하는 비밀조적은 존재했다. 그 뿌리가 같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명'이 정말 꿈꾸는 세상이 무엇인지는 그래서 중요하다. 

 

이방지를 삼한제일검으로 키워낸 무림고수 장삼봉이 찾아 나선 척사광도 모습을 드러낼 순간이 다가온다. 제야의 무림고수라고 불리는 척사광이 누구인지도 흥미롭다. 물론 그 척사광이 '홍대홍'일 가능성은 점점 커진다. 길태미와 길선미 등 당대 최고의 무사들의 진짜 스승인 홍대홍. 

 

무휼의 잠재력을 끄집어내 최고의 무사로 키워내기도 했던 '홍대홍'이 사기꾼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그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정점에 오른 자는 조용하게 숨어 살던지 그렇게 자신을 숨긴 채 살아가고는 했기 때문이다. 더욱 흥미롭게도 <뿌리깊은 나무>의 비밀조직을 이끌던 가리온처럼 사체 검안도 가능한 '홍대홍'은 그래서 더욱 명확함으로 다가온다.  

 

중반을 넘어 최고점을 향해가는 <육룡이 나르샤>는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과 함께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중요한 인물들까지 대거 등장하며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전면에 등장한 분이 엄마 연향의 존재감은 결국 고려의 몰락과 조선의 건국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 상황에서 다시 조용히 모습을 감추는 비밀조직의 존재는 더욱 강렬한 의미를 담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고려의 마지막 왕이 되는 왕요가 사랑한 여인 윤랑. 그녀의 화려한 등장과 함께 그동안 숨겨져 왔던 연향이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두 여성의 등장은 고려의 몰락과 조선의 건국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후 이야기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알고 있는 역사임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의 힘은 더욱 강렬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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