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응답하라 1988 17회-덕선 향한 택이의 첫 키스가 서글프게 다가오는 이유

by 자이미 2016. 1. 9.
반응형

별똥별의 전설에 담긴 의미는 강렬하다.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면 다 들어준다는 그 전설은 과연 사실일까? 알 수는 없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소원을 빌었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사랑을 담은 그 소원들은 그래서 특별하고 강렬해질 수밖에 없다. 

 

별똥별의 전설 진정한 사랑을 위한 이별;

택이의 첫 키스, 그 지독할 정도로 아련하고 안타깝고 아픈 기억이란

 

 

덕선이는 택이의 행동이 분하다. 대국이 끝나고 토요일 영화를 보러가자던 그가 갑자기 약속을 취소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좀 이상했다. 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지 이해하려 하면서도 이상하게 분하다. 당시 덕선의 마음을 스스로는 알지 못했지만 그게 사랑이었다.

 

 

주말 친구들과 압구정에서 피자를 먹기로 해서 들떠있던 덕선은 골목에서 오토바이에 다리를 다치고 만다. 홀로 움직이지도 못하던 덕선은 동네 친구들이 모두 모여 축구를 한다는 말에 동룡이 등에 업혀 운동장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쌍문동 골목 친구들이 모두 있었다. 선우와 정환, 그리고 택이와 동룡. 너무나 소중한 친구들이 그곳에는 모두 있었다.

 

친구이기 때문에 행복했던 그들은 함께 축구를 하면서 그저 즐겁기만 했다. 그렇게 즐겁던 그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동룡이었다. 치질에 걸린 것을 숨기고 있던 동룡은 운동장에서 넘어지며 피를 흘리고 쓰러졌기 때문이다. 선우와 정환은 동룡이를 업고 뛰기 시작했다.

 

운동장에 남겨진 택이와 덕선. 때마침 관리인의 등장으로 다급해진 상황에서 택이는 덕선이를 안고 뛰기 시작했다. 항상 나약하기만 하고 소극적으로 보였던 택이가 덕선이를 안고는 뛰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현실에 당황한 덕선은 당혹스러움보다는 강렬한 두근거림을 느끼게 되었다.

 

잠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두근거리는 그 감정은 어쩌면 덕선이 느끼지는 첫 번째 진짜 감정이었는지 모른다. 선우와 정환의 경우는 주변 친구들의 권유가 강렬하게 다가왔었기 때문이다. 택이의 경우는 오직 덕선이의 판단으로 이뤄진 감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덕선과 택이의 이런 감정선의 절정은 바로 '꿈에'라는 음악이 흐르며 등장했던 택이와 덕선의 첫 키스 장면이었다. 밤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밖에 나와 있던 덕선은 택이를 따라 그의 방으로 들어선다.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든 택이는 눈을 뜨자 자신의 앞에 덕선이 누워있는 것을 발견한다.

 

 

서로 손을 잡고 누운 그들. 택이는 어디서 생긴 용기인지 알 수 없지만 덕선이에게 다가가 키스를 했다. 그렇게 꿈처럼 달콤했던 그 시간이 흐른 후 언제나처럼 아침은 찾아왔다. 친구들은 부지런히 등교를 하고 있었고, 골목 평상에 앉아 우유를 마시던 택이는 등교하는 덕선에게 어젯밤 언제 갔는지 묻는다.

 

그 기억이 꿈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던 택이는 그게 꿈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독백으로 "다행이네"라고 했다. 친구를 위해 자신의 첫사랑도 버려야 했던 택이. 그렇게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라 여겼던 덕선이를 향한 사랑이 흔들린 것은 아닌지 불안했기 때문이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날 옥상에서 동생과 함께 한 정봉이는 자신의 소원을 이야기했다. 그저 미옥과 사랑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소원을 빌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정봉의 소원은 다른 곳에 있었다. 정환이 방에서 발견한 공군사관학교 모집서를 봤기 때문이다.

 

"우리 동생만큼은 꼭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봉이가 빈 소원은 동생 정환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지 말고 자신 만의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친구들이 이야기를 하듯 정환이의 소원은 참 많이도 변했다.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농구 선수가 되고도 싶었다. 그렇게 그의 소원은 변하기 시작하며 마지막으로 전투기 조종사로 굳어졌다.

 

심장병으로 그렇게 좋아하던 축구를 하지 못하고 동생 응원만 하던 정봉. 그런 형의 응원을 받고 열심히 뛰었던 정환은 자신의 일기장에 형의 소원이었던 '마라도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정환이의 소원은 형을 위한 소원으로 끊임없이 변해갔다.

 

 

형과 함께 영화 <탑건>을 보던 정환은 울먹이면서 "멋지다 조종사. 난 안 되겠지만"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정환은 공군사관학교를 지원했다. 형을 대신해 전투기 조종사가 되겠다는 동생 정환의 마음은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강렬함이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자신을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동생이 안쓰럽고 미안했던 형의 마음과 그런 형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꿈을 당연하게 여기는 동생. 이들 형제가 보여준 이 지독할 정도로 강렬함은 쌍문동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자 행복의 근원이기도 했다. 

 

별똥별이 쏟아지던 날 보라는 선우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사랑과 꿈 사이에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보라는 만만하지 않은 도전에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꿈만이 아니라 여전히 힘들기만 한 가족들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던지고 집중을 해야만 했다.  

 

아버지들의 꿈은 다들 동일했다. 물론 어머니들의 꿈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모두가 자식들이 잘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꿈이 없어 서글프고 아팠던 덕선이를 위로하던 동일은 자신도 그랬다며 위로했다. 그리고 "아빠 현재 꿈이 뭐야"라는 질문에 자식들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게 자신의 꿈이라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흐르는 덕선의 모습은 아련함으로 다가온다. 부모들은 그렇게 자식들을 위한 꿈을 꾸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니 말이다.

 

 

무뚝뚝하기만 하던 무성도 아들을 위해 각종 신문들을 사와 스크랩을 한다. 아들의 자랑스러운 흔적들을 기록하기 위해서 말이다. 공부도 안 하고 항상 춤만 추러 다니는 막내아들이 못마땅했던 아빠 재명도 동룡이 눈에 밟히기만 했다. 치질 수술을 한 아들 기사가 가십기사로 신문에 난 것을 보고 동네 모든 신문을 수거하기에 바빴다. 그리고 쉬는 날 아침 일찍 아들이 먹고 싶다는 바나나를 사기 위해 청과물 시장으로 향하는 재문에게도 아들에 대한 사랑은 가득했다.

 

정환은 공사에 합격했고, 선우는 장학금을 받고 의대에 입학했다. 덕선과 동룡이는 당연하게도 재수생이 되어 노량진으로 향했다. 그해 겨울 첫 눈이 내리던 날 무성은 선영과 함께 저녁을 먹다 무심하듯 프러포즈를 했다. 덕선 가족들이 매년 올해의 가수상을 맞추는 모습을 통해 세월의 흐름을 기록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1994년이 되었다.

 

택이 생일날 모두 모이기로 한 동네 친구들. 그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동일과 미란은 여전히 신혼이다. 뒤늦게 배운 자전거 타기가 행복한 미란과 그런 부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성균. 무성과 선영이의 집을 막고 있던 담은 뚫렸다. 그리고 이제는 커버린 진주는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른다.

 

공사생도가 된 정환이가 집으로 들어서자 버선발로 나와 반기는 식구들. 꿈도 없었던 덕선이는 멋진 스튜어디스가 되어 집을 찾았다. 그런 덕선에게 동일 특유의 츤데레가 함께 했지만 쌍문동 골목은 여전히 왁자지껄하면서도 행복했다. 재수까지 한 덕선이는 왜 스튜어디스가 되었을까?

 

덕선이가 스튜어디스가 된 이유는 곧 정환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공사에 가고 싶다던 정환은 그렇게 공사생도가 되었고, 덕선이는 스튜어디스가 되었다. 꿈이 없었던 그가 꿈을 찾게 되었고, 그 꿈이 스튜어디스라는 것은 그저 우연일 수는 없다. 

 

마지막 3회를 앞둔 <응답하라 1988>은 1994년 전설과도 같았던 이들과 만나게 된다. 의대에 다니던 쓰레기의 여자 친구였던 운동권 출신 여성은 바로 보라였다. 그렇게 복잡한 듯 보이는 관계들은 운명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을 뿐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덕선이의 남편이 누가 될 것인가이다. 보라와 선우, 그리고 정봉이와 미옥이는 다시 만난다. 다른 시리즈처럼 말이다.

 

택이의 첫 키스가 서글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덕선을 향한 그의 진정한 마음이 그 안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마음은 간절하지만 결코 입 밖에 내서 표현할 수 없었던 택이. 처음으로 누군가를 간절하게 원했던 택이. 꿈에서 만난 덕선이에게 용기를 내서 키스를 했던 택이의 행복은 잠에서 깨었을 때 밀려오는 허탈함은 서글프기만 하다. 친구를 위해 자신의 사랑마저도 멈춰야 했던 택이의 마음은 그런 것이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