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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예능총회 무엇을 위한 총회였을까?

by 자이미 2016.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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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과 예능에서 활약 중인 예능인들이 함께 한 <무한도전 예능총회>는 무엇을 남겼나? 남은 것은 없고 번잡스러움은 가득했다. 예능에서 <100분 토론>을 요구하는 것부터가 무리수라는 점에서 이상할 것은 없다. 이경규의 한탄이 섞인 호통이 그나마 재미의 모든 것이었던 예능총회였다.

 

해법보다는 시도;

위기설에 대한 무도식 대응법, 번잡스러움을 통해 위기를 탈출하라

 

 

 

전문가들이 나와 무한도전의 위기설과 과거 멤버들 복귀와 관련된 이야기를 언급했다. 워낙 논란이 되었던 문제라는 점에서 김태호 피디의 선택은 단순하고 명쾌했다. 지속적인 논란을 이어가기 보다는 자리를 마련해 한 번 언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이 만든 결과가 바로 <무한도전 예능총회>였다. 

 

 

결론은 김태호 피디가 냈다. 기존의 방식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하지만 바뀔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당연한 귀결에 대한 언급은 <무한도전 예능초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 셈이다. 김태호 피디는 현재 인원으로 최선을 다하고 안정이 된 후에나 고민을 할 문제라고 했다. 현재 위기라고 그 놈과 그 전 놈을 무도에 불러들인다고 논란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시청자들이 그들을 원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부일 뿐이다. 그들이 들어오는 순간 무도에 대한 비난 여론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유형으로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김태호 피디의 답변과 의지는 당연했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피하지 않고 맞서 극복하지 않으면 위기란 반복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노홍철과 길을 불러들여 외형을 키운다고 위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위기의 근원은 그들이 온다고 해결되는 방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태호 피디가 현재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 답일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예능인들이 모두 모인 <무한도전 예능총회>는 <100분 토론>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예능은 예능이어야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 역시 '무도'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이경규, 윤종신, 김구라, 김성주, 김숙, 윤정수, 서장훈, 박나래, 김영철 등이 <MBC 예능대상>이 열리는 날 스튜디오에 모여서 녹화를 했다. 나름 잔뼈가 굵은 예능인들이 대거 등장하고 2016년을 빛낼 예능인으로 유재환과 김구라의 아들 MC 그리까지 합류한 모양새였다. 

 

이경규에게는 '예능의 신'이라는 호칭과 함께 이질적인 의자가 놓여져 있었고, 그 옆으로 초대 손님들이 자리를 잡았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 그대로 강호동과 신동엽까지 가세를 했다면 하나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0년 만에 '무도'에 다시 출연했다는 이경규의 분량은 <무한도전 예능총회>의 핵심이었다. 방송 후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혼란스러움과 그런 분위기를 이끌어간 이경규가 전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유재석의 진행은 매끄러웠고 그나마 균형을 잡아준 리더로 인해 총회는 마무리 될 수 있었다.

 

<무한도전 예능총회>의 핵심은 그들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을 소위 말하는 '꽂아주기 관행'이었다. 대중음악계에서 거대 기획사의 횡포는 일상이 되었다. 거대한 힘을 이용해 방송사를 압박하고 자사 아이돌을 내세워 부당한 행위를 해왔던 것은 이제는 숨길 수 없는 진실이기도 하다.

 

 

거대 아이돌 기획사들의 횡포는 이제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연예인 아버지가 공공연하게 자식들을 방송에 데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자사 연예인들과 팀을 짜서 움직이는 행위들은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올 정도다. 유재환과 MC 그리를 2016 예능 기대주로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이런 '꽂아주기 관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과정이었다.

 

박명수 소속사에 소속된 유재환과 김구라의 아들인 MC 그리가 <무한도전 예능총회>에 나온 것은 그들이 정말 유망주이기 보다는 이런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고 보여 진다. 윤종신이 이끄는 기획사에서 전방위적으로 '꽂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김구라 역시 자신의 아들을 위해 방송에 수시로 동반 출연하고 자신의 인맥을 통해 힙합 뮤지션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자신의 아들이 '2016년을 빛낼 예능 유망주'라고 소개되는 순간 김구라가 기겁을 하는 이유 역시 누구보다 이런 관행을 김구라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발이 저린 김구라의 하소연 아닌 투정은 이 모든 것을 정의해주기도 했다.

 

이경규는 자신 소속사 연예인이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방송 특히 웃겨야 사는 예능에서 이경규의 말(그만이 아니라 모든 연예인들의 발언들)을 모두 믿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이경규가 소속된 기획사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당연하게도 자신들이 만들고 그 안에 소속 연예인들을 끼워서 파는 형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고'식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해관계들이 첨예하게 얽혀있는 그 바닥에서 감히 누구에게 뭐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이미 모두가 진흙탕 속에 들어와 있으면서 네가 더 진흙이 더 묻었다고 탓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니 말이다. 이경규가 박명수와 김구라의 소속사와 아들이 출연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하며 자신의 딸도 출연시키지 왜 그러냐며 분개하는 장면은 재미있었다. 이경규 소속사의 관행을 과연 모르고 하는 이야기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자승자박 자학 개그는 그 자체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신원호 피디에 대한 이경규와 김구라의 한탄에 가까운 분노 뒤에 신원호 피디의 "약주 하셨어요" 한 마디는 모든 것을 정리했다. 가장 필요할 때 손을 내닌 신 피디의 제안을 거부했던 이경규가 성공한 그에게 할 이야기는 아니니 말이다. 

 

정신없이 이어진 <무한도전 예능총회>는 누군가에게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방송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쉬움이 큰 특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준비가 소홀했고 그만큼 알맹이가 만들어질 수 없는 급조된 방송이었기 때문이다. <MBC 예능대상> 시상식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대거 소집해 왁자지껄한 이야기를 한 것 외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방송계의 일상이 된 '꽂아주기 관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판짜기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상황을 통해 이런 관행을 비꼬고 풍자하는 모습에서 무도의 진정한 힘을 다시 느끼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 상황을 통해 방송계에 만연한 '꽂아주기 관행'에 대한 생각을 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무도의 위기설은 최고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다.

 

김태호 피디가 방송에서 이야기를 했듯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도 않았다는 말이 정답이다. 이미 높아진 눈높이에 맞는 방송을 만들어내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방송환경이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하기 에는 형편없기 때문이다. 케이블처럼 규제가 느슨하다면 모를까(이 대목에서 나영석 피디는 행복하다. 인터넷까지 다양한 매체 실험을 통해 자유롭게 방송을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더욱 척박해진 방송환경에서 새로운 시도와 재미를 만들어내는 것은 말 그대로 '무모한 도전'이 되어가는 상황이니 말이다. 위기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자리였지만 실질적으로 앞으로 닥칠 위기에 대한 고민만 더욱 커진 자리가 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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