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육룡이 나르샤 29회-역대급 반전 이끈 척사광 윤랑 한예리

by 자이미 2016. 1. 12.
반응형

전설의 무사 척사광이 고려의 마지막 왕이 사랑한 여인 윤랑이라는 사실은 충격이다.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서 거론되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힘이 놀랍게 다가온다. 척사광이 여자이고 정창군이 사랑한 윤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대급 반전 한예리의 존재감;

정창군의 독이 든 성배, 역사의 빈틈을 채워 넣는 작가의 필력이 식스센스급 반전을 만들었다

 

 

 

이성계에게 상왕의 하사품이 내려지는 날 삼한제일검인 이방지는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 길선미에 의해 다른 곳에서 은밀하게 만날 약속을 잡은 상황까지 이 모든 것은 철저하게 '규목화사'를 위함이었다. '규목'을 합하면 '계'자가 되고 이는 곧 이성계의 마지막 자를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규목화가 지다'라는 뜻은 이성계 암살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방지에 의해 '무명'의 암살 계획을 알게 된 그들은 철저하게 대비를 했다. 상황의 하사품인 술을 쏟아버리고 그들을 제압하는 상황에서 한장군은 "상왕 전하 만세"를 외치고 자결한다. 이 모든 상황은 철저하게 상왕과 창왕을 폐위시키고 태조왕건의 뿌리에 왕위를 이어가게 하기 위함이었다.

 

해동갑족 중 하나인 육산이 전면에 등장해 판을 키우고 움직이고 있다. 그가 의도하는 것은 분명하다. 정통성을 의심받는 상황과 그의 아들인 창왕을 폐위시키고 태조왕건의 후손을 왕위에 오르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권문세족과 사대부들을 한꺼번에 갈아치울 수 있는 중요한 한 수를 두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성계 암살 사건을 만들어낸 '무명'은 성공했다.

 

의심을 한다고 해도 이미 정몽주의 움직임으로 인해 정도전 역시 그의 제안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수를 둘 수도 없는 외통수에서 어쩔 수 없이 이성계가 아닌 정창군을 왕위에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 그게 '무명' 두는 바둑의 수였다.

 

이방원은 정확하게 '무명'의 수를 쫓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는 정도전의 방식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정몽주와 정도전,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는 '혁명'의 잔혹성보다는 '고귀한 사심'만을 품고 있을 뿐이었다. 정도전은 그런 이방원의 비아냥을 '이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방원은 이상이 아닌 현실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역성혁명을 반대하는 정몽주를 버리지 못하는 정도전. 그들이 꿈꾸는 '고귀한 사심'으로 현재의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는 확신을 이방원은 알고 있었다. 이성계를 왕으로 추대해서 세상을 개혁하고자 했던 이방원의 꿈과 달리 정도전은 정몽주와 함께 개혁 자체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무명' 조직의 이성계 암살사건은 자연스럽게 주변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 사건 하나로 모든 주변 흐름들을 변할 수밖에 없었다. 이성계와 주변 사람들만이 아니라 그 반대급부들까지 강력한 내진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울림은 바로 정몽주였다. 고려의 혈통을 이어가며 개혁을 하겠다는 정몽주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이성계가 왕위에 오를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다.

 

정창군을 찾아 왕위에 오르라고 간청을 한 정몽주는 고려의 혈통을 이을 수 있는 왕건의 후예인 정창군이 왕위에 올라야만 하는 당위성이 명확했다. 정도전의 개혁을 돕는 대신 역성혁명은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 놓은 정몽주는 빠른 선택으로 이성계와 정도전이 그 어떤 다른 선택도 할 수 없도록 했다.

 

교려 말 왕은 말 그대로 꼭두각시 밖에는 안 된다는 것을 정창군은 잘 알고 있었다. 장사로 큰돈까지 벌고 여유롭게 살아가던 정창군은 윤랑과 결혼을 해서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왕이 되는 순간 자신의 운명은 곧 죽음과 더욱 가까워질 수밖에 없음을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혼례를 앞두고 정창군이 윤랑과 함께 도주를 하는 것은 단순히 사랑을 위한 도피가 아닌 죽지 않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살고 싶은 간절함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명'은 다시 개입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인 이방원까지 가세하며 상황은 복잡해지며 모든 것은 명확한 상황을 만들고 만다.

 

'무명'조직에 의해 독침을 맞은 정창군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그 상황에서 육산은 해독제를 가지고 정창군 앞에 나타나 그가 왕이 되기를 간청한다. 해독제를 마시면 왕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어떤 선택도 내리지 못하는 정창군.

 

이방원의 지시를 받고 정창군의 곁에 있던 배신자 백근수를 잡아오라는 명을 받은 자객 둘이 개입하며 배일에 가려져 있던 척사광이 자신을 드러냈다. 이방지와 무휼 등은 척씨 성을 가진 자격을 추적하고 있었지만, 그가 척사광은 아니었다. 과거 척씨 집안에서 노비로 있었다는 홍대홍은 그 무술을 눈으로 보았다고 했다. 그렇게 이방지의 추격전에 합류한 홍대홍은 피를 너무 흘려 쓰러져 죽은 척씨가 척사광이 아니라고 증언한다.

 

척사광은 바로 여자라는 충격적인 이야기와 함께 해독제를 든 노비가 자객에 의해 숨을 거두고 모든 것이 끝나려는 순간 척사광은 본 모습을 드러냈다. 그저 춤만 잘 추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였던 정창군의 연인인 윤랑이 바로 전설의 무사 척사광이었다.

 

 

삼한제일검이라는 이방지가 그토록 노력을 하지만 형체가 없는 물을 흘리고 마는 수련법을 척사광은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해독제를 담은 그릇을 칼 위에 올리고 다시 공중으로 띄운 후 달려드는 자객 둘을 가볍게 제압하고 다시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칼로 받아내는 실력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정창군에게 마저 하지 못했던 과거는 바로 그녀가 척사광이었다는 사실이었다. 모두를 놀라게 한 척사광의 정체는 밝혀졌다. 그리고 척사광에 의해 정창군은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고양왕으로 추대된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독이 든 성배'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정창군의 운명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철저하게 꼭두각시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운명일 뿐이었다.

 

공양왕으로 추대된 정창군으로 인해 이방지는 정도전과 적이 되어갔다. 이념은 같지만 방법론이 다른 둘은 그렇게 스승과 제자에서 갈등의 중심축으로 변모해가기 시작했다. 조선 건국 과정이 늦춰지며 나이 든 이성계의 역할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고, 이마저도 정도전에 의해 설계된 현실에서 이방원은 만족할 수 없었다.

 

이방지와 분이의 어머니인 연향은 왜 권력의 새로운 축인 '무명'의 조직원이 되기 위해 아이들을 버렸을까? 의아하다. 현재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방식은 백성들의 고혈을 뽑아내는 자들을 무너트리고 백성들을 위한 나라를 만드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해동갑족인 육산이 전면에 나서며 '그 분'의 대리인으로 활약하는 모습 속에서 이방원의 장인인 민제 역시 '무명'과 선이 닿아 있는 인물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수백 년 동안 권력을 바뀌어도 언제나 그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해동갑족이 육산이 말하는 '무명'과 동일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육산의 말처럼 해동갑족이 바로 '무명'이라면 이를 이끄는 인물은 민재가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 지점에서 홍대홍은 무슨 역할을 할지에 대한 의문은 다시 고개를 쳐든다. 척사광도 아니라면 그는 <뿌리깊은 나무>의 정기준과 같은 역할로 굳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술을 잘하지 않지만 뛰어난 혜안으로 어떤 무술이든 보면 잊지 않는다던 홍대홍의 고백. 그 안에 힌트가 숨겨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홍대홍의 과거를 알지 못한다. 그저 뛰어난 무사들의 스승이었지만 무술을 잘 하지 못한다는 정도가 전부다. 그만큼 수수께끼에 빠져 있는 홍대홍이라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시간이 흐르며 더욱 강렬해질 수밖에 없다.

 

해동갑족이 '무명'이라면 자연스럽다. 왕을 만들고 주류 세력들을 선택해 권력의 끈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던 해동갑족이 바로 '무명'의 또 다른 이름이라면 쉬워지니 말이다. 물론 해동갑족 모두가 '무명'일 수는 없겠지만 역사는 이방원이 조선의 3대 왕이 된 후 처남들을 모두 제거했다는 기록이 있다. 외척을 배척하는 이방원의 그 선택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무명'과 결합되어질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무명'의 정체가 해동갑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길선미와 연향의 선택이 모호해진다. 개혁을 이끌다 무너진 공민왕. 공민왕이 너무나 사랑했던 노국공주의 죽음과 공주의 곁을 지켰다는 연향. 그들이 '무명'의 조직원이 된 것은 개혁을 위한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육산의 행동을 보면 그들이 백성들을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분이의 역할은 이후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무명'이라는 조직의 정체성을 다시 일깨우는 역할을 분이가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한예리의 등장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은 인지했지만 그녀가 척사광 일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설마가 존재했지만 이렇게 역대급 반전으로 한예를 활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3년짜리 왕으로 이성계 대신 상황과 창왕을 제거하고 개혁을 실험하는 시험대에 올려 진 공양왕의 운명과 전설로 내려오는 척사광. 그리고 다시 전설이 되는 이방지까지 이 모든 과정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흥미로운 외피를 입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