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15. 08:45

리멤버 아들의 전쟁 10회-유승호 오열 서글픈 2막의 시작을 알렸다

재심 청구를 하고 마지막 히든카드를 이용해 무죄를 밝혀내려 노력했던 진우는 법정에서 아버지가 숨졌다는 비보를 전해 듣는다. 판사까지 갈아치우며 철저하게 재벌가를 감싸고도는 이 말도 안 되는 법정 놀이는 그들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정석은 언제나 유효하기 때문이다. 

 

서글픈 2막은 시작되었다;

감정과잉과 어설픈 전개, 유승호의 오열로 채워 넣은 작가의 한계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진우는 병에 걸렸다. 사무장만 알고 있는 그의 증세는 조금씩 진우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시한폭탄과 같은 그 병이 어떤 식으로 진우를 이끌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신파의 조건'은 충족을 마친 상태다.

 

20부작으로 알려진 이 드라마는 이제 절반을 끝냈다. 전체 흐름으로 보면 이제 1막을 거두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선언을 한 셈이다. 가진 자들은 어떤 죄를 지어도 행복하지만 가진 게 없는 이들은 아무리 열심히 살려고 해도 정상적인 삶조차 힘든 현실은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부의 되물림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그저 재벌들의 부 되물림만이 아니라 좋은 직업군에 속한 이들의 되물림 역시 일반화되는 추세다. 의료, 법조계 등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고 불리는 직업군의 자녀들은 부모들의 직업을 물려받듯 그곳으로 향한다. 연예인들까지 그런 추세를 보이는 것은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돈은 모든 것을 좌우한다. 돈이 많으면 출발점부터가 달라진다. 남들은 돈 걱정에 제대로 된 출발을 못하는 것과 달리, 금수저를 문(은과 동이라고 해도 흙수저보다는 우월한) 이들은 출발부터 이미 월등히 앞선 채 질주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흙수저를 문 다수의 사람들이 힘겹게 하루를 살아가는 것과 달리, 금수저를 문 그들은 부모들의 부를 이어가기 위해 철저하게 교육 받는다. 이미 출발부터 현격한 차이를 보인 그들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자신 부모들이 누린 사회적 지위와 부를 이어가기 용이한 상태가 되고는 한다.

 

 

부의 되물림과 권력 세습은 이제는 일상이 되고 고착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 더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가진 자들만이 자신들의 자식들을 가진 자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은 균열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비등해지는 사회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여의도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뭐하는 사람들인지 알지 못한 채 엄청난 혈세만 빨아 먹는 모기로 전락한지 오래다.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매력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가난한 집 안에서 태어났지만 너그럽고 사랑스러운 아버지 밑에서 밝게 자란 아들. 하지만 모든 것을 가진 자의 잘못된 행동에 의해 그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만다. 아버지는 억울한 살인자가 되어야 했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변호사가 된다. 그렇게 아들의 전쟁은 시작된다. 무척 흥미로운 상황이다.

 

단기간에 절대적인 힘을 가진 상대와 마주하기 위해 작가는 주인공에게 말도 안 되는 신기한 힘을 주었다. 모든 것들을 사진처럼 찍어 저장하고 아무 때나 꺼내다 쓸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이 대단한 능력으로 어렵지 않게 주인공은 변호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능력으로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며 법정에서 아버지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

 

큰 줄기로서의 '시놉시스'는 흥미롭지만 이를 채워나가는 능력에서 작가의 한계는 너무 명확하다. 20부작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의 큰 호흡에서 이미 실패했고, 캐릭터를 구축하는 방법에서도 낭패를 보기 시작했다. 초반 흥미로운 전개와 상관없이 자꾸 산으로 가다 갑자기 강을 향해 가는 뜬금없는 전개는 당혹스럽다.

 

작가는 전지전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우기라도 하듯, 시청자들이 보면서 앞날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전개의 맹점은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허무하게 만들 뿐이다.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한없이 부족한 작가의 능력은 재앙이다.

 

 

윤현호 작가가 영화 <변호인>의 공동 작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감독인 양우석이 시나리오에도 큰 역할을 했음을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변호인>이 좋은 영화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실제 사건을 다뤘다는 것 외에도 영화적 완성도를 구축하는 이야기의 힘이었다.

 

<변호인>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현재 상황에서 확실해진 것은 거품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드라마 화법에 익숙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눈높이 맞추기에도 실패한 작가의 당위성만 앞세우는 현실은 시청자들을 힘겹게 하다.

 

죽기 전 기억이 되돌아와 아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 아버지 재혁은 그렇게 숨졌다. 이미 재벌들을 위한 판으로 꾸며진 법정은 담당 판사까지 교체하며 그들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규만의 증언이 담긴 영상을 가지고 법정으로 향하던 박동호는 조폭두목 출신인 석주일에게 막혀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만다.

 

자신의 아버지가 낸 사고로 진우 가족이 숨진 사건. 그 사건에도 석주일이 개입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그리고 그 사건의 실체는 결국 박동호가 아버지처럼 생각했던 석주일과 적이 되어 타도해야만 하는 상대로 인식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검사를 그만두자마자 변두리 로펌의 변호사가 되어 진우를 돕는 인하의 모습도 뜬금없기는 마찬가지도 10회까지 이어지는 동안 지리멸렬하던 이야기는 갑자기 10회 자리 이동을 심하게 하면서 서로 싸워야만 하는 상대들을 전면에 정렬시키기에 바빴다.

 

부당함에 맞서던 인하가 검사직을 버렸듯, 판사 강석규 역시 이번 재심 심판을 계기로 변두리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렇게 진우를 중심으로 한 반격의 팀은 구축되었다. 진우와 인아, 석규, 그리고 동호까지 변호사 집단은 일호그룹 사장이 된 규만을 잡기 위해 뭉치게 된다. 

 

답답한 전개가 서러워서 우는 것인지 진우의 서글픈 눈물이 가득했던 10회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이제 2막은 준비를 마쳤고, 거칠 것 없는 규만에 맞서는 진우의 반격은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어설픈 존재로 전락한 인하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을지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정확하게 반으로 나눈 그들은 다시 싸울 준비를 마쳤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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