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1. 08:13

2009 대중문화는 여전히 '막장' 1회용 티슈 문화가 환영받는 사회?


2008년 드라마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문구는 다양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많은 네티즌들에게 불리웠던 것은 '막장'이었습니다. 막장은 단순히 드라마뿐 아니라 이미 영화판을 휩쓸며 영화 산업 자체를 붕괴시키고 TV로 진출을 했습니다.

무한복제를 통한 몰락을 좌초한 영화시장

거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영화에서는 흐름을 중요시합니다. 조폭영화, 시대극, 코미디, 공포등 소위 먹힐 수있는 소재들에 대한 편증 현상이 심화되곤 합니다. 이런 쏠림 현상은 때론 대박 행진의 단맛들을 나누기도 하지만 한꺼번에 몰락을 가져오기도 하지요. 최근 최고의 흥행성적을 올리고 있는 '과속 스캔들' 따지고 보면 '막장'스러운 설정이 한몫하기도 하지요. 다양한 장르들의 실험과 도전이 없는 영화시장의 몰락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지요.

문화에서 진보가 빠지게되면 퇴보일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뻔한 말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현상유지마저도 퇴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 문화라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대중문화는 대중이라는 허울아래 의도적인 '퇴보'에 목을 메는 경향을 보이는 듯도 합니다.

영화 시장보다 앞선 음악시장의 몰락은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었습니다. 아날로그식 판매에서 디지털로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업자의 몫이 가장 크다고 이야기할 수있을 듯 합니다. 비록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를 간과하기는 힘들겠지만 디지털 시장의 선점과 합리적인 가격을 통한 시장 구축과 확장에 소홀한 사업자들의 무능이 음악 시장의 몰락을 가져왔음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짧고 강렬한 후렴구의 매력에 빠진 음악

그런 음반시장이 다시 되살아나며 생겨난 특징은 단순화된 음악이 대세가 되었다는 것일 듯 합니다. 박진영 사단의 '원더걸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콘(개인적으로도 무척이나 좋아라 하는 그룹이지만..)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단순화된 음악의 처음을 '원더걸스'에서 찾곤 합니다. 복고를 입히고 단순화된 리듬으로 승부하는 이 음악들이 2008년을 상징하는 음악이 되었지요.

문제는 그들의 음악이 후렴구에 방점을 찍으며 단순화된 리듬의매력이 주는 무한반복을 국민들에게 주입했다는 것일 듯 합니다. 이는 디지털시장의 흐름과도 정확하게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박진영의 사업적인 감각이 뛰어남을 다시 확인해 볼 수있게 해주는 듯도 합니다.

이런 흐름들은 작년 한해 최고의 인기를 끌었었던 음악들을 보면 쉽게 알 수있을 듯 합니다. '미쳤어'의 무한반복도 박진영 스타일의 변형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음반을 구매해 들었던 시절과는 달리 온라인 샵을 통한 다운로드와 카페, 클럽등의 음원판매, 벨소리 다운로드등 전곡을 다 듣는 문화가 아닌 특징적인 부분들만 취사 선택하는 수요의 변화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과거의 느긋하게 음악(음반) 전체를 감상하는 문화가 아닌, 짧지만 강렬한 음악적 특징들만 소비하는 시장으로 변화가 이런 음악의 변화를 이끌게 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전체적인 곡의 완성도보다는 특징적인 부분들만 좋으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최근 많은 이들이 따라부르는 흥얼거림은 거의 대부분 무한반복되는 후반 리듬들에 집중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들과는 달리 왕년의 스타들 역시 컴백을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음을 상기해보면 흐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 수있을 듯 합니다. 이런 흐름이 2009년이라고 크게 달라져 보이지는 않습니다.

'막장'문화의 선두주자 드라마

이런 부분들의 최고점을 찍은것은 역시 드라마일 듯합니다. 언제나 안정적인 인기를 구가해왔던 일일극은 '막장'이라는 별명만큼 화려한 흐름을 보여주었지요. 평균 30%이상의 시청률을 보여오다 마지막에 40%이상의 시청률을 올린 '너는 내 운명'은 드라마가 보여줄 수있는 극단적인 고부갈등, 이혼, 파혼, 악녀와 나쁜 남자등 드라마 사상 최악이라 불리우는 요소들을 몽땅 버물려 만든 최고의 '막장'이라 불러도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다른 방송의 일일드라마 역시 대동소이할 따름이지요.

더불어 월화드라마의 최강자로 자리잡고있는 '에덴의 동쪽'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80년대에나 볼 수있었던 뻔한 신파에 출생의 비밀, 복수를 위한 성공등으로 점철되어져 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평균 30%대의 시청률을 보여주며 연장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이는 새로운 즐거움을 찾으려는 노력(특정 직업군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선보였지만 시청률 참패)보다는 검증된 방식의 안정적인 공식에 안주하고 있음을 알 수있습니다. 한정된 제작비, 쉽지 않은 제작환경에 어쩔 수없는 선택이라 강변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퇴보는 영화시장의 몰락을 조만간 TV 드라마에서도 경험할 수있다는 것이 될 것입니다. TV 드라마 시장마저도 단순한 경제논리가 적용되면 제작비보다는 저렴한 수입으로 대체되어질지도 모릅니다.

스타뉴스 사진인용

어쩌면 거대한 시장을 염두해두고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드는 미국의 드라마들이 대한민국의 모든 드라마 시간대를 장악할 수도 있습니다.

시장의 확장이란 측면에서도 이런 막장 드라마는 국내에서 어느정도의 안정적인 시청률은 담보해 줄지 모르겠지만 아시아권 시장 확장에는 절망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미 드라마 한류라는 명칭 자체가 과거의 일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다시 한번 한류라는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마켓 플레이스 확장이 가능한 새롭고 탄탄한 시나리오로 무장한 드라마가 아니면 힘들 것입니다.

이런 문화의 흐름은 음악,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이젠 뮤지컬 분야까지도 확장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몇년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들이 수익성의 악화로 인해 순수 창작과 대형 뮤지컬들이 막을 내리고 그 틈을 메꾼 것은 무비컬(무비+뮤지컬)이었습니다. 작년에 성공적인 작품들중 상당수가 영화 원작의 뮤지컬이었다고 합니다.

'무비컬'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이미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었던 영화를 원작을 바탕으로, 검증된 시장을 확보한 뮤지컬화 작업은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았었습니다. 검증된 재미에 호주머니가 가벼워진 관객들이 몰린 이유도 되겠지만 이에 편승하는 시장도 문제가 아닐 수없습니다.(라디오 스타, 주유소 습격사건, 미녀는 괴로워, 색즉시공...) 

혁신없는 안주가 가져올 대중문화의 몰락

이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개척과 자기 혁신을 통한 발전을 꾀하는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단순히 현재의 흥행에 안주하며 무한반복을 통한 '퇴보'를 부채질할 뿐입니다. 이미 영화시장의 괴멸을 통해 안주와 무한반복이 주는 폐단을 우린 이미 목도했었습니다.

다른 분야의 문화 장르마저 '퇴보'를 위한 안주를 택한다면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몰락도 단순한 우려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는 문화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전반을 휘감고 있는 회귀는 장점보다는 많은 문제점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퇴보를 이끄는 MB정부의 7,80년대 독재시대로의 회귀는 사회전반의 몰락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미래 방송의 발전을 위한다는 방송악법들은 누가 봐도 퇴보를 넘어선 재벌과 족벌언론의 사유화를 위한 정책임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야든 자기 혁신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시장은 죽게 되어있습니다. 현재의 단맛에 취해 안주하기 시작한다면, 몰락의 길을 가면서도 스스로 깨닫지도 못한채 죽음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예측하듯 2009년도에도 여전히 '막장' 드라마들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여집니다. 더불어 대중문화에서 새로운 시도보다는 근본이 사라진 말초적인 재미와 인기에 야합하는 문화들만 자리잡을 듯 합니다.

극단적인 느낌을 받으시는 분들도 많을 듯 합니다. 이런 모든 상황들이 변화를 위한 과정이라 보시는 분들도 계실 듯 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될 수있기를 바라며 부단한 자기 혁신을 통한 멋진 대중문화가 나올 것이란 믿음도 강합니다. 2009년에는 대중문화를 긍정적인 흐름으로 바꿔놓을 혁신적인 문화 아이콘이 등장하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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