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29. 11:02

김제동 톡투유는 되고 힐링캠프는 안 되는 이유

김제동이 진행하던 SBS의 <힐링캠프 300인>이 종영된다. 김제동의 문제라기 보다는 5년 가까이 이어왔던 <힐링캠프>의 종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옳을 듯하다. 김제동을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시대의 흐름은 더는 '힐링'을 믿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힐링을 믿지 않는 시대;

5년 전 힐링이 요구되던 시대는 가고 이젠 힐링 조차 무의미한 시대가 되었다

 

 

 

과거 '힐링'이라는 단어는 시대적 화두였다. 모두가 '힐링'을 요구하고 그렇게 누군가에게 '힐링'을 받기를 원했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가며 '힐링'이라는 것이 사실은 '사기'와 같은 마취 효과를 잠시 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연예인들을 앞세운 '힐링'으로 풀어가기에는 너무 힘겹다. <힐링캠프>의 핵심은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해 그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다. 그들을 통해 '힐링'을 하라는 제작진들의 요구는 이미 생명력을 잃은 지 오래다. 그저 유명 연예인들에 대한 호감도가 시청률에 영향을 줄 뿐이었던 <힐링캠프>는 더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운 한계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말꾼이라 불리는 김제동을 전면에 내세우고 방청객들과 함께 연예인과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바꾼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저 연예인을 위한 방식에서 방청객들이 시청자들을 대신해 현장에서 직접 질문을 하는 형식은 기존 방식에 비교해보면 큰 변화였다.

 

재미있게도 방송 전 날 JTBC에서는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가 방송된다. 유사한 형식에 이를 이끄는 인물이 김제동이라는 점에서 많은 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차이는 존재하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하루 차이로 유사한 듯 보이는 프로그램을 계속 보는 것은 지루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톡투유>는 <힐링캠프>가 <힐링캠프 300인>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기 전 방송이 되며 호평을 받았다. 김제동이 꾸준하게 이어가는 <토크 콘서트>의 방송 판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입담꾼 김제동의 진가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힐링캠프 300인>과 <톡투유>를 극명하게 갈라놓은 것은 김제동이 아니다. 연예인을 앞세운 '힐링'이라는 형식에 여전히 집착한 <힐링캠프 300인>과 달리, <톡투유>에서 연예인 게스트는 말 그대로 초대 손님의 규범을 넘어서지 못하는 존재였다. <톡투유>의 주인공은 말 그대로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면서도 전혀 달랐다.

 

분위기 변신을 하기 위해 연예인보다는 음악을 통해 힐링을 하려는 시도도 <힐링캠프 300인>에서는 시도되었다. 연예인이 아닌 방청객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사연을 듣고 노래로 힐링을 시키는 과정은 새로운 변화이자 진화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미 종영이 결정된 후 보인 변화는 그래서 더 아쉽다.

 

'힐링'이 필요 없는 시대는 좋은 세상이다. 힐링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행복한 삶이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힐링이 필요 없는 시대'는 그게 힐링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절망스럽다. 그 어떤 것으로도 치유될 수 없는 내상을 크게 입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상처를 보듬고 힘든 그들에게 '힐링'을 시켜주려는 행동 자체가 무의미하게 다가온다는 것은 절망이다. 더는 그런 형식적인 '힐링'으로 치유 받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은 위험함으로 다가온다. '힐링'조차 무의미해질 정도로 큰 상처를 입은 현실은 결국 '힐링'이 존재할 이유가 없게 만들었다.

 

<힐링캠프>가 종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사회적 변화와 함께 형식의 문제도 크게 다가온다. 연예인들을 내세운 그들을 위한 힐링은 더는 시청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함께 더는 새로운 연예인들을 주인공으로 삼기도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다가왔다. 여러 번 출연하는 이들이 나올 정도로 더는 출연할 연예인들도 없는 상황에서 종영은 자연스럽다.

 

 

연예인들을 앞세운 <힐링캠프>와는 달리, 방청객들이 주인공인 <톡투유>는 다르다. 연예인들이 주인공인 것과 달리, 이 방송은 시작과 함께 방청객들과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격이 없이 하는 방식은 그래서 흥미롭다.

 

연예인이 후반부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출연자 역시 그 주제를 함께 이야기하는 형식일 뿐 그가 주인공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힐링캠프>와 극명하게 다른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연예인을 앞세운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공감대는 무한대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

 

그 어느 시대보다 공감 능력이 중요하게 다가오는 요즘 <톡투유>는 방송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진화된 형식의 '공감 토크쇼'이다. 전문가가 출연해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첨언하며 소통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현장에 있는 방청객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톡투유>가 가지고 있는 가치이자 매력이다. 유명 연예인을 통한 힐링이 아니라 직접 소통하며 공감하고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힐링'을 대체하는 '공감'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김제동이 진행하는 두 개의 프로그램.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두 프로그램의 운명은 어쩌면 그 대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연예인을 삶이 아닌 우리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반갑다. 방송 전반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이젠 누군가의 '힐링'을 자신화 하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풀어주기를 원하고 있다.

 

김제동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톡투유>는 공감의 시대, 적극적인 공감을 보여주고 있다. <힐링캠프>는 그렇게 사라질 수밖에 없지만 시청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을 이끄는 <톡투유>는 새로운 형식의 '힐링'이 되어줄 것이다. <힐링캠프 300>의 자리에 <동상이몽>이 대체되는 것 역시 그런 '연예인'을 버린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소통하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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