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3. 08:51

육룡이 나르샤 36화-이방원 피의 선죽교와 삼봉의 책임 정치

고려의 마지막을 알리는 이방원과 정몽주가 만났던 선죽교 장면이 드디어 등장했다. 하여가와 단심가로 정의되는 그 선죽교 장면은 강렬했다. 포은의 죽음은 곧 고려의 멸망이자 조선의 건국을 이야기 한다. 전설의 무사 척사광에 맞서는 이방지와 무휼, 그리고 정치는 곧 책임이라고 외치는 정도전까지 <육룡이 나르샤>는 본격적인 비상을 시작했다. 

 

세 개의 이야기 하나의 흐름;

이방원과 정도전의 갈등, 선죽교에서 시작한 피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포은을 죽이지 않으면 삼봉과 모든 이들이 죽음을 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성계는 포은에게 다시 한 번 함께 하자고 하지만 각혈하고 쓰러진 그를 뒤로 한 정몽주는 기회라 생각했다. 지금이 아니면 결코 이들을 막을 수 없다는 절박함은 간절함으로 이어졌다. 

 

 

밀리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방원은 스스로 악인을 자처했다. 호위무사들을 이끌고 이방원은 정몽주를 죽이기 위한 장도에 올랐다. 이 밤이 지나면 둘 중 한 세력을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대로 앉은 채 죽음을 맞이할 수 없다 판단한 이방원의 선택은 당연했다.

 

대한민국에서 학교를 다녔던 모든 이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방원과 정몽주의 선죽교 장면은 오늘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다. 강제로 외워야만 했던 '하여가'와 '단심가'가 나오는 이 장면은 가장 극적으로 이어졌고, 그래서 더욱 잔혹하고 끔찍함으로 다가왔다.

 

이방원과 정몽주, 그리고 척사광을 상대한 이방지와 무휼, 이방원과 이성계, 그리고 정도전으로 이어진 세 개의 이야기는 하나의 흐름을 향해가며 강렬하게 시청자들을 이끌었다.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세워지는 과정. 그리고 왜 이성계는 그토록 이방원을 싫어할 수밖에 없었는지가 효과적으로 그려졌다.

 

정몽주를 선죽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방원은 마지막까지 포은이 자신들과 함께 하기를 제안했다. 눈물까지 쏟아냈지만 포은의 마음을 더는 움직일 수 없었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려는 그들은 반역이고, 그렇게 때문에 극형에 처하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다는 포은에게는 그 어떤 이야기도 의미가 없었다.

 

 

뭘 해도 상관없지만 그 모든 것은 고려라는 이름 아래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그에 맞서 백성들은 그런 것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포은을 압박했다. 이방원의 '하여가'에 맞선 정몽주는 '단심가'를 통해 자신이 죽는 한이 있어도 결코 그들과 함께 고려를 배신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굽히지 않았다.

 

이방원의 심복인 조영규의 철퇴를 맞은 포은은 그렇게 선죽교에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포은의 죽음.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했던 일을 이방원은 과감하게 했다. 이일로 인해 이방원은 포은을 죽은 인물로 평생 손가락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지만 조선을 건국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이 되기도 했다.

 

이방지는 전설의 무사로 알려진 척사광과 대결을 시작했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이들의 대결은 숨 막힐 듯 강렬함으로 다가왔다. 삼한제일검이라는 이방지조차 밀릴 정도로 척사광의 검술은 강렬했다. 척사광이 느끼는 이방지 역시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자신의 공격을 그렇게 막아내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다.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세기의 대결에 무휼이 뛰어들었다. 그리고 이미 한 번 경험한 척사광의 절대무공(이성계 암살에서 보여준 가마를 가르는 마인참)과 어떤 공격도 막아내는 이방지의 대립 속에서 무휼이 아니었다면 척사광의 한 수는 이방지를 죽음으로 몰아갔을 것이다. 방지를 살리고 척사광을 붙잡고 절벽 밑으로 뛰어내린 무휼은 그렇게 한동안 누구도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이 그렇게 존경하고 새로운 세상을 함께 만들고 싶었던 포은 사형의 죽음 소식을 전해들은 삼봉을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포은을 따르던 수많은 이들이 분개하듯 삼봉 역시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여기에서 멈출 수 없었다. 멈추는 순간 삼봉과 이성계만이 아니라 그들을 믿고 따랐던 모든 이들은 백성들의 원망까지 온 몸으로 받는 역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격노해 자신의 아들인 이방원에게 칼을 던지며 자결하라고 하는 이성계를 찾은 정도전은 오히려 포은을 효수하고 역적이라고 공표하라고 제안한다. 삼봉에게서 나올 수 없는 발언에 이성계는 놀라지만 이 방법이 아니라면 그 어떤 것도 현재의 상황을 돌이킬 수 없음을 그는 알고 있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포은. 죽은 포은을 효수하고 역적으로 만들지 않으면 살아있는 그들이 오히려 더 큰 화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 삼봉은 '정치란 책임'이라 강변한다. 본질적으로 정치라는 것은 책임이라고 이야기하는 삼봉의 발언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최근 정치인은 사라지고 정치꾼들만 넘실대는 현실 속에서 '책임'이라는 단어는 그들에게서 사라진지 오래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실종되어 어디서 찾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책임은 이미 최고 권력을 가진 자부터 짓밟은 상황에서 그 누구도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챙기는 이는 존재하지 않는 게 현실의 정치다.

 

 

 

비정상적인 정치꾼들만 모여서 자신들을 위한 정치 파티를 즐기는 현실에 과거의 삼봉은 '정치란 곧 책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수백 년 과거에서 삼봉은 '책임 정치'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실에서 정치꾼들은 그저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에만 급급한 현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이방원과 이성계 사이에 노골화된 '성정' 싸움은 정도전을 만나며 '자리' 싸움으로 커졌다. 이번 일로 인해 더는 이방원의 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삼봉의 말에 "처음부터 내 자리가 있었습니까"라고 외치는 방원의 모습에서 이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삼봉은 이성계와 함께 철저하게 그들을 외면했다. 적자가 아닌 두 번째 부인의 아들을 세자로 책봉한 것은 '왕자의 난'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삼봉이 생각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린 세자가 필요했다. 그렇게 철저하게 공부한 세자가 왕이 되어야만 삼봉과 포은, 그리고 이성계를 하나로 묶어준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몽주의 마지막이 된 선죽교와 척사광과 이방지의 대결, 그리고 이방원과 적이 되어가는 이성계와 정도전이라는 세 개의 이야기가 함께 다뤄진 36화는 흥미로웠다. 척사광은 절벽으로 떨어지는 순간에도 무휼을 구하려 애썼다.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먼저 깨어난 무휼 역시 척사광을 죽이지 못했다. 짧지만 굵은 그래서 더욱 슬픈 무휼과 척사광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은 그래서 더욱 서글프게 다가올 것이다.

 

 

이성계와 서로 다른 '성정'으로 다투고, 정도전과는 뿌리 깊은 불신이 만든 '자리'로 대립하는 이방원. 그는 스스로 조선을 세운 일등공신이라 확신했다. 가장 큰 걸림돌인 정몽주를 제거하고 죽을 수도 있었던 이들을 구해냈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이 살아난 이들은 철저하게 이방원을 배척했다.

 

그런 그들을 이방원은 두 번의 '왕자의 난'을 통해 모두 제거해 버렸다. 그렇게 역사는 이방원을 잔인한 군주로 기억하고 있다. 그는 왜 형제와 스승까지 죽이면서까지 왕좌에 올라서려 했는지에 대해서 <육룡이 나르샤>는 남은 시간 동안 심도 깊게 그려낼 것이다.  

 

승자의 역사가 아닌 현재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보게 만드는 역사를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승자가 기술한 역사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우리는 "왜?"를 봐야만 하고 "그래서"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다. '여말선초'의 긴박한 격랑이 현재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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