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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치즈인더트랩-박해진의 성장기, 오해는 수많은 분노를 잉태했다

by 자이미 2016.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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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는 풀지 않으면 큰 독으로 모두를 망치고 만다. 감추는 순간 그 오해는 더욱 큰 다른 오해와 뭉쳐 거대한 분노를 만들어낸다. 서로는 서로를 위한다고 하지만 그 배려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는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소통부재 사회를 위한 우화;

악플러와 스토커를 대하는 치인트의 방식, 모든 오해가 거대한 분노를 잉태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오해를 받고 하면서 살아간다. 오해가 불거지는 순간 풀어내지 못하면 그건 오해가 아닌 진실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오해는 자신을 상징하는 하나의 가치로 누군가에 의해 규정되어버리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삶이다. 

 

 

유정과 백인호가 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졌다. 그들은 그렇게 오해가 쌓이고 그렇게 구축된 오해들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고교시절 돌이킬 수 없었던 그 사건은 둘의 관계를 모두 파괴하고 말았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증오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 둘이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첫 회부터 강조되었다. 친해서 더욱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적이 되어버린 그들은 사사건건 서로가 싫다. 이런 상황에서 설이 등장하고, 둘은 그렇게 설이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할 수는 없는 법. 결국 그들은 슬픈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번 주 방송에서는 오영곤이라는 인물의 몰락을 중요하게 다뤘다. 그동안 철저하게 설이를 괴롭혀왔던 인물인 오영곤이 몰락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가장 속 시원해하는 장면이자 과정이었다. 오직 자신만을 아는 한심한 인물. 그리고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얻어내는 이 악랄한 존재는 사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인물군이기도 하다.

 

악랄하고 잔인하면서도 비겁하기만 했던 오영곤에 대한 복수는 당연했다. 그리고 이 복수는 집요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더는 당할 수 없다는 위기감은 단순히 설이만의 몫은 아니었다. 설이를 좋아하는 친구들 역시 이 복수극에 동참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정이는 자신의 성격처럼 은밀하지만 결정적인 방식으로 압박했다. 그리고 오영곤은 자신이 했던 방식으로 몰락해가기 시작했다. 뒤에서 남들을 험담하고 스토킹을 일삼던 그는 그 방식 그대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부유한 집을 이유로 돈으로 주변 사람들을 사고 그렇게 위기를 극복해가던 오영곤은 이번도 그게 통할 것이라 확신했다.

 

오영곤이 간과했던 것은 이번에는 그 상대가 단순히 나약한 여성 설이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구보다 집요하고 공격에 일가견이 있는 정이에게 오영곤은 상대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오영곤에 대한 공격은 고기 사준다고 모여 아무렇지도 않게 상황에 취해가던 무리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타인의 고통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악랄한 범죄자인 오영곤에 빌붙은 그들은 그와 크게 다르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분노하는 것은 자신이 오영곤의 목표물이었고, 그 결과를 스스로 바라보는 순간 터지기 시작했다. 타인의 고통은 그저 지나칠 수 있고, 그런 일로 자신에게 득이 되는 오영곤을 멀리 할 이유가 없었다는 그들은 자신도 희생자가 되니 그때서야 분노하기 시작했다.

 

자승자박 영곤은 그렇게 자신이 했던 방식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더는 돌아갈 수 없는 나락으로 추락한 오영곤. 그는 과여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어쩌면 전혀 다른 곳에서 또 누군가를 비난하며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사람은 결코 쉽게 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유정과 백인호의 문제 역시 주먹다짐이라는 폭발이 있은 후 풀어질 가능성이 보였다. 그들의 삶은 철저하게 오해가 만든 분노의 결과였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가족처럼 살아왔던 둘은 제법 친했다. 타인과의 관계가 쉽지 않은 정이에게 인호는 전혀 다른 존재감으로 다가왔다.

 

법적인 형제가 될 수도 있었던 둘이 세상 누구보다 증오하는 존재가 된 것 역시 오해에서 시작되었다. 정이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관계 장애'를 앓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런 아들을 위해 정이 아버지는 남매를 자신의 집으로 들였고 그렇게 아들과 함게 키웠다.

 

옛 은사에 대한 보은이라는 측면도 있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아들을 감시하고 병에서 구해줄 누군가가 절실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인호와 인하 남매였다. 궁지에 몰린 그들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내주고, 정이 아버지는 정이를 보호하고 감시할 수 있는 인물을 산 것이다.

 

 

자신과 다르지만 진심으로 대했던 인호는 자신이 없는 곳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항상 그 말이 문제였던 인호는 본심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타인에게 정이에 대해 나쁜 말만 쏟아낼 뿐이었다. 자신이 아니면 그런 아이와 친구가 될 사람은 없다는 식의 발언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유정의 분노는 그렇게 인호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인호가 손을 다치게 되는 과정에는 분명 인호 자신의 잘못도 존재한다. 막하는 그의 말은 곧 문제의 씨앗이 되었고, 그렇게 잉태된 분노는 정이의 사람 이용하는 방법으로 둘 사이에서 돌아오기 힘든 강을 건너게 만들었다. 

 

잘못된 화술은 상대를 분노하게 했고, 달콤한 말을 건넸던 정이에 대한 분노나 의심은 없이 오직 자신이 적개심을 품을 수밖에 없게 했던 인호에 대한 증오만 커지는 이유가 되었다. 그렇게 인호는 아무런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손을 다치고 말았다.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인하는 그렇게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리고 모든 잘못은 정이의 탐욕 때문이라고만 믿고 있었다. 

 

양자로 입양하려는 남매를 막기 위해 악랄한 방식으로 자신의 손을 못 쓰게 만들 것이라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들의 관계에서 인과관계는 중요하다. 그리고 일방적인 분노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유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게 비록 오해가 만든 분노라고 해도 말이다.  

 

자신의 수많은 고민들을 정이는 설이에게 토로했다. 최소한 정이는 자신이 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나눠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한결 행복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호는 아무런 치유도 받지 못한 채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이 가장 증오하는 남자와 행복한 모습만 바라보는 존재로 전락했다.

 

<치인트>는 분명한 성장 드라마다. 주인공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담하지만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오해가 오해를 만들고 그렇게 잉태된 분노는 모두에게 고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 방송되었던 11, 12화는 흥미롭고 의미 있게 다가왔다. 소통 부재의 우리 사회를 <치인트>는 재미를 담아 풀어내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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