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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시그널 10화-김혜수의 마지막 눈물 한 방울로 전하는 진심, 진짜 배우의 위엄

by 자이미 2016.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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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납치에서 풀려나 도망친 차수현은 이재한에 의해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현직 경찰까지 납치 살해 위협까지 받은 사건이었지만, 당혹스럽게도 당시 수사 과장이었던 김범주는 사건을 종료시켰다. 진범을 찾지 못하고 종결된 그 사건은 시간이 흘러 9명의 여성이 더 죽는 이유가 되었다. 

 

차수현이 선사한 숨 막히는 긴장감;

과거 재한이 남긴 4개의 사건, 안치수는 정말 이재한을 죽인 것일까?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하나의 큰 고리로 연결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그널>은 흥미롭고 재미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미제사건을 중심으로 대중들에게 경각심을 부여하며 극적인 재미까지 확보하는 영특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에서 고립된 여성들만 대상으로 살인을 하는 연쇄살인마는 수사를 하던 차수현마저 대상으로 삼았다. 물론 그녀가 경찰이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범인은 다시 한 번 범행 패턴을 바꾸기 시작했다. 완벽했다고 생각한 범죄가 수현의 탈출로 인해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진범은 왜 수십 명이나 되는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했을까? 그 이유가 드러났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에 의해 학대를 당하며 그는 살인을 학습 받았다. 가방에 넣어지고, 억지로 죽음을 강요당해야만 했던 진범. 버려진 강아지에 애정을 쏟던 그는 검은 비밀 봉지에 싸여 버려진 강아지를 보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기억은 조작되기도 한다. 그 기억을 자신은 언제나 옳다고 생각한다. 그 기억의 주체인 자신이 틀렸을 것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차수현은 최면 수사까지 감행했지만 과거나 다름없는 기억은 그를 힘들게 한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멈추는 기억은 그녀를 힘들게 할 뿐이다.

 

야산에 집단 매장된 아홉 구의 사체들 중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구의 사체는 수사를 하는 이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납치를 당했던 차수현마저 장소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지 못한 상황에서 마지막 희생자를 파악하면 진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해영과 수현 등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다른 사체들과 달리, 신원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여성의 사체만이 따뜻한 담요에 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사체와 달리 그 여성만이 얼굴을 보지 않은 채 뒤에서 목을 졸라 죽였다는 점에서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차수현 이후 패턴이 바뀌었듯 연쇄살인마의 수법 역시 이 여성으로 인해 변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과거 납치를 당해 힘들게 목숨이 구해졌던 수현은 모든 것이 두려웠다.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라는 재한에게 애써 기억을 되살려보지만 완벽하지 않다. 두려움이 가득한 상황에서 주변의 이야기에 동조해 만들어낸 기억들은 수사를 오히려 방해하는 이유가 되었기 때문이다.

 

두려워 집에서 나오지도 못하는 수현을 찾은 재한은 "어떻게 하냐. 누군가는 잡아야 하는데"라는 말을 남긴다. 해영을 통해 수현이 현재 팀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웃기만 하던 재한은 힘겨워하는 그녀에게 팀장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누군가는 부패하고, 부당한 행동을 해도 모두가 그렇지 않다. 이재한처럼 오직 범인을 잡기 위해 자신을 던진 형사들도 있으니 말이다.

 

오랜 시간 자신을 지배하고 있던 두려움을 떨쳐내기 어려웠던 수현은 그 지독한 기억과 맞서기 시작했다. 재한이 이야기를 했던 "누군가는 잡아야 한다"는 말을 상기하며 그녀는 다시 한 번 그 기억 속으로 들어섰다. 자신이 납치되었던 골목에서부터 시작해 검은 봉지에 쌓인 채 질주하던 자신을 돌아보며 그녀는 자신의 기억이 조작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조작이라기보다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던 그 곳에는 중요한 단서가 있었다. 오직 앞쪽으로만 달라기 시작했다는 수현은 뒤늦게 자신이 방향이 바뀌었다고 깨달았다. 봉지로 인해 제대로 앞을 볼 수 없었지만 희미하게 투영된 가로등은 감지할 수 있었다. 그 가로등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이는 자신이 전봇대에 부딪혀 넘어진 후 다시 범인이 사는 장소로 뛰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시궁창 냄새의 진원지는 자신이 뛰다 넘어진 장소에 있던 맨홀 때문이었다. 강렬하게 다가온 그 냄새의 진원지는 하천이 아닌 맨홀이었다. 그리고 그곳에 선 수현은 봉인되었던 마지막 기억이 풀렸다. 자신이 두 번째 부딪친 것은 바로 진범이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 번 수현의 목을 감쌌고, 그때 재한이 그곳에 오지 않았다면 그렇게 죽을 수밖에 없었다.

 

10~15분을 뛴 것이 아니라 바로 범인 집 앞에서 수현은 죽음 직전까지 몰렸음을 알게 된다. 수현이 기억을 되살려 문제를 해결하듯, 해영은 홍원동에 공장이 있다는 사실을 우연하게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은을 사용하는 공장은 단 한 곳이었고, 그곳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체는 유승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신원이 밝혀진 유승연이 남긴 유품 중 일기장에 쓰여 진 글들은 범인의 윤곽을 확인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뒷장에 적힌 가계부는 그녀가 향한 곳이 편의점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편의점들을 찾아다니던 해영은 너무 정갈하게 정리된 물품들을 보고 확신한다. 범인은 그곳에 있다고 말이다.

 

 

범인의 집앞에 선 수현은 과거의 지독한 기억과 마주해야 했다. 누구라도 죽음 앞에서는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죽음과 가장 가까웠던 기억 앞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수현의 눈물 한 방울은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들어서야 하는 그곳에서 자신의 두려움과 마주한 수현의 모든 것은 그 눈물에 다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 죽었던 수현. 그녀는 과거 이미 죽음 직전까지 다다랐던 인물이다. 재한은 김범주의 사주를 받은 안치수에 의해 총에 맞아 숨졌다. 하지만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어딘가에 묻었을 수도 있지만 과연 이재한이 정말 죽었을까에 대한 의문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상황에서도 안치수가 재한을 죽인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그의 행동을 보면 죽이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가설은 죽지 않은 재한이 자신을 완벽하게 숨기는 방법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총상으로 인해 기억을 되살리지 못하고 있다면 그는 어느 정신 병동 같은 곳에서 지내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런 설정은 지저분해질 수도 있어 보인다.

 

마지막 사건인 인주시 여고생 집단성폭행 사건의 진실에서 모든 것이 되돌려지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 사건은 재한과 치수가 처음 만나 함께 수사를 한 사건이고, 해영의 형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범인이 되었던 사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 사건은 <시그널>의 마지막이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오감을 동원해 범인을 추적하는 드라마. 서로 다른 지점에서 범인을 확인하는 수현과 해영. 그들은 범인을 특정하고 그 앞에 다가섰다. 잔인한 어머니에 의해 학습되고 파괴되었던 기억에 의해 살인마가 된 진범. 수현이 옷장에서 느꼈던 차가운 사체는 어린 진점이 죽인 어머니일 수도 있다. 그 모든 사건이 시작된 곳은 수현에 의해 열렸다. 잔인한 진실 앞에서 트라우마가 있던 수현은 모든 것을 털어낼 수 있을지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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