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2. 08:37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우리사회 편견을 유쾌하게 비튼 무도의 힘

3주 동안 이어졌던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은 역시 걸작이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이 못생긴 남자들의 이야기는 다음 2020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궁금해진다. 자학적이라는 일부의 지적과 달리, 왜 그들이 모여야만 했는지 마지막 회에서 제대로 보여주었다.

 

외모지상주의 외모를 이야기하다;

우현과 이봉주라는 절대 강자에 하상욱의 눈물까지, 못친소 특집은 편견에 대한 비틀기였다

 

 

 

유명인 중 내노라하는 추남들의 모임인 '못친소'가 4년 만에 돌아왔다. 단순하게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편견 속에서 고통을 받아야만 했던 이들을 위한 축제가 열렸다. 내색하지는 않아도 비슷한 고민으로 평생을 살아왔던 그들에게 이 자리는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외모만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에 대해 비교하거다, 당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태어나는 순간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와 비교를 당하며 압박을 받는 우리의 삶은 어쩌면 피곤한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엄친아'라는 단어가 이런 편견을 부여하고 압박하는 가장 극단적인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엄마 친구 아들은 말이야"로 시작되는 비교는 강한 압박으로 다가오고 극단적인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편견은 단순히 공부 잘 하는 누군가와의 비교만이 아니다. 사회는 수많은 비교 대상을 던지며 괴롭히고는 한다. 그런 비교 대상들 중 하나가 바로 외모다.

 

외모는 자신이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타고난 것이다. 물론 성형외과를 이용해 자신의 삶을 바꿀 수도 있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외모에 대한 편견은 오랜 세월 동안 고착화된 가치 기준은 많은 이들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고민을 하도록 강요하고는 한다.

 

여성에 대한 편견만이 아니라 외모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실에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는 이미 우리사회가 외모에 대해 중요한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못친소 특집>은 많은 기대가 되면서도 우려가 되기도 했다.

 

못생겼다는 이유로 초대를 받는 것 자체가 외모 비하를 노골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그들의 축제는 사회적 편견에 동참해 스스로를 비하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외모로 인해 왜 당당할 수 없느냐는 외침이었다.

 

우현과 이봉주, 변진섭, 데프콘, 바비, 김태진, 김희원, 이천수, 조세호, 지석진, 김수용, 하상욱 등이 초대에 응해 시즌2에 출연했다. 4년 만에 개최된 특집을 위해 시작부터 화려했던 그들의 축제는 시즌1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신들이 집에서 편하게 입는 옷을 서로 바꿔 입고, 완벽한 민낯으로 함께 모여 다양한 게임을 하는 형식을 취했다.

 

모든 가치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된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말도 안 되는 게임들은 그들을 무장해제 하도록 요구했고, 그런 행위는 결국 그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의자 앉기, 도너츠 먹기, 얼굴 표정만으로 맞히는 스피드 퀴즈 등 그들에게 게임은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행위이기도 했다.

 

 

타인에 의해 규정되었던 외모. 그런 지적들에 의해 스스로 주눅 들어야 했다. 비하 받는 외모를 감추거나 애써 외면해왔던 그들은 오히려 자신을 완전하게 드러내며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외모 편견에 피하거나 스스로 자학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해지려 노력하는 것은 이 지독한 편견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법이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왁자지껄한 축제는 끝났다.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하상욱은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찌하지 못했다. 수많은 편견들 속에 오히려 강해지려만 했던 자신. 자신의 외모를 타인이 아닌 스스로 공격하는 현실 속에서 그는 비로소 본연의 자신을 발견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이는 하상욱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9표를 받으며 최고의 '못매남'이 된 우현의 이야기 역시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병원장 아들로 태어났지만 외모가 주는 고통은 어린 우현을 힘들게 했다고 한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탓했고, 그렇게 낳아준 부모를 원망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외모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자신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타인을 대한다면 외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는 가치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 못친소 특집>의 역할은 중요했다.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서는 감추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그대로 드러내놓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외모는 분명 중요한 경쟁력이다. 하지만 우린 친구들을 외모로 뽑아 친분을 이어가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외모는 어쩌면 사회가 강요하는 그들만의 가치가 아닌가란 생각도 해보게 된다. 무도가 던진 가치는 이런 사회적 편견을 비틀기 위한 시도다.

 

외모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수많은 편견들을 깨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들은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편견은 어쩌면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낸 가치일 수도 있다. 편견을 이겨내는 방법은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사회에 던진 무한도전의 외침은 그래서 흥미로웠다. 우리 사회가 지독한 편견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가장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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