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31. 09:02

태양의 후예 11회-달라서 같았던 눈물의 무전, 송중기 국가주의를 비판하다

전염병 환자를 수술하다 M3  확진자가 되어버린 윤명주.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 껴안는 서대영. 가장 극적인 상황에서 사랑은 더욱 강렬하게 타오른다는 김은숙 작가의 이야기는 그렇게 <태양의 후예>를 휩쓸기 시작했다. 군인과 의사로 나뉜 그들은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며 사랑이라는 가치에 모든 것을 걸기 시작했다.

 

청와대 향한 유시진의 분노;

눈물의 무전 통해 4인4색 사랑 이야기와 서부극 특유의 형식을 차용한 송중기의 송혜교 구출기

 

 

최악의 상황에서 진정한 사랑은 빛을 발한다. 누군가 아프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상대의 행동은 당사자의 마음을 뒤흔들게 만들고는 한다. 재난 지역과 분쟁 지역을 오가면서 보여주는 그들의 여정은 말 그대로 사랑을 위한 배경으로 가장 최적화된 형식이다.

 

 

의사로서 최선을 다한 강모연과 윤명주는 M3에 감염된 진 소장을 수술하다 출혈로 인해 감염이 된다. 스스로 격리한 후 결과를 기다리던 그들 중 명주는 확진자가 된다. 그리고 명주와 접촉한 대영 역시 다른 곳에 격리 조치를 당한다. 치명적인 M3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의 운명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다.

 

M3 바이러스를 잡을 묘책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아구스가 시진이 있는 기지를 찾는다. 진 소장이 훔친 다이아몬드를 요구하는 아구스의 행동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시진. 불안의 씨앗은 그렇게 잉태되어 가기만 했다. M3 바이러스인지 감기인지 모호했던 송상현은 병상에 누워 치료제를 만들어낼 방법을 모색하고 만들어낸다.

 

기본적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질병이지만 돈이 되지 않은 바이러스에 투자하지 않는 거대 제약사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 약을 조합해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음을 밝혔다. 그렇게 명주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시 아구스가 등장해 약품을 탈취하고 다이아몬드와 교환을 요구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병문안을 온 것처럼 태백부대에 들렀던 아구스. 그는 그렇게 전력을 파악했다. 자신이 미군에 의해 이용당하는 신세라는 것도 알고 있던 그는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돈을 벌고 안전하게 이곳을 벗어날 방법을 모색한다. 그렇게 선택된 마지막 카드가 바로 강모연이었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바로 유시진이다. 그를 무너트리지 않는 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유시진을 무너트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가 사랑하는 여인 강모연 뿐이라는 사실을 아구스는 잘 알고 있었다. 우르크 현지 경찰까지 자신의 수하로 두고 있는 아구스는 파티마를 체포하며 강모연까지 함께 데리고 기지를 빠져나간다.

 

아구스는 그렇게 가장 좋은 패를 쥐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 추격해온 시진 앞에서 아구스는 파티마에게 총상을 입히고 납치된 모연을 데리고 떠난다. 이 과정에서 무전을 통해 모연에게 힘을 주는 시진의 모습은 M3 바이러스에 감연된 명주와 격리된 대영의 무전과 동일했다.

 

죽을 수도 있는 전염병에 감연된 명주와 무전을 하는 대영의 대화의 끝은 언제나 "보고 싶습니다"였다. 다른 말 필요 없이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이들이 나눈 눈물의 무전은 그랬다. 납치되어 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울지 말고 자신을 믿고 기다려 달라는 시진의 무전은 그렇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러라고 당신 손에 총을 들려준 줄 알아. 이건 한 개인이 죽고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문제라고"

 

"개인의 죽음이 무감각한 국가라면 문제가 좀 생기면 어때. 당신 조국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난 내 조국을 지키겠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인이 납치되었지만 그 어떤 일도 하지 않는 부대에 분노하던 시진은 청와대 외교 안보 수석의 행동에 참았던 것이 터지고 만다. 명확한 납치 사건에 대해 청와대 안보수석은 미군의 보고만 우선시한다. 그들을 통해 보고를 받으면 그만이라는 그는 국민의 희생이 미국의 지시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외친다.

 

미국을 위한 정부 수립을 위해 아구스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밀하게 진행 중인 무기 밀매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아구스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미국의 지시 상황이고, 대한민국 정부가 받아들인 명령의 전부다. 그런 미국의 명령에 충성을 다하기 위해 자국민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을 나 몰라라 하는 국가는 국가라고 볼 수가 없다.

 

미 사대주의와 일 찬양에 정신이 없는 수구 세력들의 국가관은 그런 것이다. 자국민의 죽음 정도는 대단한 미국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희생시킬 수 있다는 그런 논리로 무장한 그들은 군국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군국주의를 꿈꾼다. 그리고 국가주의를 앞세운 정치를 통해 파시즘을 실현하려는 행위들이 지적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이 지독한 현실은 <태양의 후예>를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중이다. 이 드라마는 군국주의를 미화하고 국가주의를 맹신한다고 주장되기도 한다. 한국군의 파병을 단순화하고 미화시키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김은숙 작가는 이런 이데올로기에 관심이 없는 작가다. 그녀가 원하는 가치는 그럴 듯한 상황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사랑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녀가 원작에는 등장하지도 않았던 군인이라는 직업을 끌어들인 이유 역시 분명해진다.

 

원작인 국경없는 의사회의 이야기로는 보다 극적인 상황을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에 한 몸처럼 익숙한 군사 문화 속에서 그럼에도 익숙하지 않은 군을 끌어들인 것은 효과적이었다. 그렇게 현실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판타지는 만들어졌고, 그런 환상 속에서 가장 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다.

 

유시진이 청와대 수석에게 대항하며 외친 발언들 속에 김 작가의 생각은 잘 담겨져 있다. 거창한 담론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국가라면 자국민이 위험에 빠지면 최우선으로 구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단순한 논리 말이다. 그렇게 유시진은 단독 행동에 나섰고, 특전사 사령관의 묵인 하에 3시간이라는 구출 가능한 시간을 벌었다.

 

서대영에게 마지막 무전을 하며 잠시 외출 하겠다며 군복을 벗고 홀로 적진을 향해 나아가는 유시진. 그런 시진을 뒤늦게 찾는 서대영. 그렇게 그들은 다시 한 번 위험 속에서 국가나 그들의 잘못된 욕망에 희생되는 군인이 아닌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일어설 준비를 할 것이다.

 

 

유시진이 석양이 지기 시작하는 우르크의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은 마치 서부극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총을 들고 말에 올라탄 주인공이 적에게 납치된 연인을 구하기 위해 말을 달리는 모습과 그대로 연결되니 말이다. 거창한 국가주의가 아닌 오직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던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태양의 후예>는 다루고 있다.

 

아구스에게 납치된 모연을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 적진으로 들어선 시진은 그녀를 구할 수 있을까? 아랍 연맹 의장을 살려준 대가로 받은 황금 명함 중 남은 한 장을 사용한다. 헬기를 빌려달라며 데이트를 하려 한다는 시진의 이 엉뚱하지만 매력적인 발언은 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김은숙 표 대사의 핵심이다. 두 커플의 서로 다른 눈물의 무전. 그리고 국가주의에 매몰된 한심한 정치꾼들에게 일갈하는 유시진의 모습은 이후 이야기가 무엇을 위해 흘러갈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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