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10. 09:19

기억 8회-이성민 아버지와 아들의 이름으로 기억의 무게와 마주 한다

기억을 잃어가며 주변사람들과 함께 기억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하는 드라마 <기억>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잘나가던 스타 변호사 박태석이 알츠하이머를 앓기 시작하며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묵직함의 삶의 무게와 함께 하며 강렬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박태석 아들과 아버지의 이름으로;

모든 사건은 별개가 아니라 정교하게 짜 맞춰진 하나의 큰 틀 속에 함께 있었다

 

 

태석은 어머니에게 걸려온 전화에 놀란다. 부정하고 싶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아버지가 살인범 누명을 쓰고 잡혀갔다는 이야기였다. 기억을 붙잡고 격렬하게 현재를 버티고 있는 태석에게는 힘겨운 일들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듯한 상황에서 태석을 도우려는 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살인 용의자가 된 아버지를 위해 경찰서로 향한 태석은 그곳에서 악연과 마주한다. 15년 전 자신의 아들 뺑소니 사건을 수사한 최 형사가 아버지 수사를 담당하고 있었다. 뺑소니 사고를 은폐했던 주범은 이번에도 엉망으로 수사를 하고 있었다. 그저 태석의 아버지를 살인 용의자로 검찰에 송치하겠다는 말만 할 뿐 제대로 된 수사도 하지 않는 그에게 분노하는 것은 당연했다.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의뢰를 받았다고 생각하며 사건을 살펴보던 태석은 맹점이 많은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어설프고 답답한 행동에 대해 분개하기도 한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경찰에 신고를 했으면 단순해질 수도 있는 사건은 그렇게 커졌기 때문이다.

 

주취자의 사망 사건. 지독한 의처증을 가진 남자의 오해. 이 사건은 이상하게도 신 부사장 사건과도 연결되어 있다. 신 부사장은 자신의 아내와 이혼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유리한 결과를 얻고자 한다. 박태석으로서는 거부할 수도 없다.


자신이 의뢰를 거부하는 순간 태선 로펌이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쓰레기 뒤치닥거리를 해줘야만 하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래서 한정적이다. 신 부사장의 사건을 거부하는 순간 신 회장 측에서 태선 로펌과는 악연이 되어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쓰레기를 변호하는 게 자신의 일이라면 하고 싶지 않다며 분노하는 젊고 패기 넘치는 정진에게 박태석은 지시를 내린다. 조작된 사건을 통해 신 부사장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모든 것은 박태석의 몫이다. 하지만 정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임무를 부여받았다.

 

신 부사장을 누구보다 증오하는 박태석과 정진. 그들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의 종노릇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태석이 할 수는 없지만 도와서 신 부사장을 흔들 수 있는 묘책은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일의 중심에는 정진이 설 수 있다는 점에서 이후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성추행 알바생 사건은 정진의 변호로 선고유예를 받았다. 박태석이 주장했듯 무죄로 이끌지 못하면 어린 소녀는 최악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정진은 조금씩 변호사로서 성장해가고 있고, 그 옆에서 태석은 든든한 조력자로 자리하고 있었다.

 

 

태석을 5년 동안 보좌했던 봉선화는 그의 부인인 서영주와 만났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한 태석의 상태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변호사. 그래서 더 특별한 그가 최근 들어 이상 증상을 보이고 있음을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선화는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화와 마주한 영주는 조심스럽게 태석이 알츠하이머 초기라고 밝힌다. 담담하게 영주의 이야기를 듣고 태석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말을 하고 돌아선 선화는 화장실에서 서럽게 울었다. 선화가 태석의 증세를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면 정진은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수지 변호를 하기 위해 법정에서 태석을 기다리던 정진은 이상한 상황을 경험한다. 뒤늦게 허겁지겁 법정으로 달려온 태석이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 그런 태석에게 손을 들어 자신을 확인시키는데 당황스럽게도 그는 자신을 지나쳐 간다. 마치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 대하듯 말이다.

 

잠깐 동안의 행동이지만 정진은 태석이 불안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을 못 알아보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뭔가 이상하기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정진은 답답하기만 하다. 결국 정진도 태석의 병명을 알고 그를 돕게 될 것이다. 남들이 태석의 증세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줄 조력자가 될 테니 말이다.

 

의처증이 강한 남자의 행태는 결국 증거를 남긴다. 억울하게 살인자 누명을 쓴 아버지는 태석의 노력으로 인해 벗게 되었다. 천장 등 안에 감춰진 CCTV가 바로 증거였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는 했지만 폭력에 시달렸던 부인은 살인범이 되어버렸다.

 

 

쓰러진 남자에게 술을 먹인 부인은 결국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한 주범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든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 태석은 그녀에게 좋은 변호사를 소개시켜 정상참작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녀는 자신보다는 자신의 아들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하며 1년에 한두 번 전화를 하고 찾아오기도 했다는 김창수 형사의 명함을 전한다.

 

신 부사장의 뒤를 캐고 있던 주상필은 제보 전화를 받았다. 15년 전 뺑소니 사고의 목격자라는 이 남자가 누구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주취자 부인이 찾는 아들 전민규 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최 형사를 매수했던 이찬무가 형사 하나만 움직였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건들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별개의 사건이라고 생각되는 그 사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모두 연결이 되어간다. 그렇게 태석에게 주어진 사건들은 과거 15년 전 뺑소니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이유로 다가서고 있다.

 

태석의 증세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봄바람은 그의 기억을 과거로 돌려보냈고, 행복한 한 때를 보내는 전 부인인 은선과 동우의 모습과 함께 한다. 하지만 그 행복은 이내 사라지고 현실로 돌아온 그는 영주를 은선으로 착각하고 동우에게 가보자는 말을 한다.

 

"거기 꽃은 피었을까? 우리 내일 동우한테 가보자. 꽃이 피었는지 궁금해"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남편을 보면서 소리 내지도 못하고 우는 영주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남편의 증세를 알고 있는 부인으로서는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하는 남편의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니 말이다. 이런 영주의 우려는 현실이 된다. 

 

장모님에게 초밥을 사가겠다던 태석은 자신의 집이 아닌 은선의 집에 있다. 비밀번호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며 뒤늦게 집으로 들어선 은선에게 동우 배고프겠다며 빨리 문 열라는 태석의 모습은 그래서 아프다. 행복했던 기억들은 모두 사라져가고 아픈 기억에 매몰되어가는 태석의 모습은 그런 무한반복 루프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태석은 동우의 죽음을 잊지 못한다. 잊으려 애쓰며 살았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잊혀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아들의 이름으로 태석은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나갔던 아버지를 변호해야만 했다. 그저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는 그렇게 누명을 벗겨냈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그 무거운 무게를 짊어진 박태석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기억>은 점점 흥미로운 상황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모든 사건들이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사건은 모두 하나로 집중되어지고 있다. 15년 전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기억과 마주하며 싸우는 태석이 그 진실과 마주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탄탄한 이야기와 이를 완벽하게 시각적으로 충족시키는 연출, 그리고 이를 완벽하게 완성하는 출연진들의 연기까지 삼박자가 완벽한 드라마가 바로 <기억>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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