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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동네변호사 조들호 8회-박신양 세월호 언급, 침묵하는 다수에 분노하다

by 자이미 2016.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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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다수의 횡포는 모든 것을 퇴보하게 만든다. 이는 우리가 실제 경험하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조들호의 외침은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다. 투박하고 동화 같은 <동네 변호사 조들호>가 시청률 1위를 달리는 이유는 바로 그 안에 우리가 하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조들호 분노에 공감한다;

유치원 비리를 통해 드러낸 드라마의 재미, 침묵하는 정의에 분노하다

 

 

유치원에서 부당해고 당한 효진은 원생을 폭행했다는 혐의로 고소까지 당했다. 오직 아이들을 위해 살고 싶었고 그렇게 유아교육학과까지 나와 열심히 일했던 효진으로서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들호를 돕고 있는 대수의 친 여동생이자, 딸 수빈의 부탁까지 받은 조들호는 본격적으로 유치원으로 향한다.

 

 

운전기사와 조리사로 위장 취업해 증거들을 찾아내기 위해 움직이지만 눈치 빠른 원장은 빨랐다. 효진을 내친 후 이미 흠 잡힐 것들을 빼돌린 원장에게서 문제를 발견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유치원에 홀로 남겨진 서현이를 위해 놀아주던 들호는 그날이 자신의 딸 생일이라는 것을 알고 은조에게 아이를 맡기고 급하게 딸을 향해 간다.

 

문제는 들호가 딸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떠난 후였다. 배고파하는 서현이를 위해 은조는 냉장고에 있는 식자재를 이용해 볶음밥을 해주지만 그게 탈이 나는 이유가 되고 말았다.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져야 하는 서현이로 인해 들호는 눈앞에서 딸을 보고도 축하 인사도 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아빠가 남긴 펭귄 인형과 손글씨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딸 수빈은 들호에게는 살아가는 이유였다.

 

딸을 위해서라도 들호는 이번 사건을 제대로 하고 싶었다. 다른 것도 아닌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범죄는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아이들을 사지로 내몰며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한심한 어른들의 횡포에 침묵하는 것은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음을 들호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하게 유치원에서 부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한 조들호는 힘들어 한다. 식자재를 납품하는 이들에게 쓰레기 식자재를 수거하기도 하지만 이를 증거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미술교사를 자처해 아이들의 환심을 사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게 해서 급식 문제를 증언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게 유도하는 것까지는 흥미로웠다.

 

아이들의 증언이나 다름없는 그림들이 법정에 보내지지만 문제를 풀어내지는 못한다. 증인을 찾아 반박할 수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누구하나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피해자인 서현의 어머니 역시 원장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상태이고, 그런 엄마와 원장에 의해 거짓 증언을 한 아이를 타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서현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유치원에 다니면서 변화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 그동안에 한 번도 없었던 배앓이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원장은 서현이가 자폐증세가 있다면 더는 유치원에 다닐 수 없다고 협박해 거짓 고소를 하게 만들었다.

 

 

유치원이 망하면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서현이 어머니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많은 곳을 다니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싶었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그나마 서현을 받아준 그 유치원이 아니라면 일도 할 수 없는 서현이 엄마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리를 눈 감아야만 했다.

 

누구 하나 유치원의 비리에 나서서 증언하려 하지 않고 검사인 신지욱은 조들호를 이겨보겠다고 배효진을 악랄한 폭행 교사로 낙인찍기에만 바쁘다. 그런 상황에서 반대 신문을 해야 하는 조들호가 침묵으로 일관하기 시작했다. 채근을 하는 재판장을 바라보면서도 침묵을 하던 조들호는 이내 분노하기 시작했다.

 

"침묵을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다"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증인 출석을 부탁했지만 오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쓰레기 죽 사건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침묵을 하고 있다"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침묵을 하면 모두 함께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봤다"

 

"침묵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호소하고 싶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조들호는 침묵을 하면 어떤 상황이 되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진실 앞에서 침묵을 하는 다수의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진실을 알면서도 침묵하며 결국 어떤 일이 생기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며 비리에 동참하는 행동은 그래서 끔찍하다.

 

 

 

몇 년 전 침묵을 하면 모두 함께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봤다는 지적에서 많은 이들은 세월호를 떠올렸을 듯하다. '가라앉는다'라는 표현에서만 유추해볼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하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그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 것이다.

 

부당함에 맞서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 고쳐나갔다면 결코 '세월호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국정원이 깊숙하게 개입된(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 참사는 결국 권력을 가진 자들의 침묵이 만든 인재였다. 그런 점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다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우린 다시 '세월호 참사'와 유사하거나 이보다 더한 참사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들호가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말은 그래서 강렬하게 다가온다. 4.19 혁명이 잊혀 져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분노하라'고 외치던 스테판 에셀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유치원 원장의 생일 파티에 조리사로 나서 아이들이 먹는 것과 똑같은 음식을 해주겠다며 쓰레기 죽을 내놓고 먹으라고 이야기하는 조들호. 원장 생일 파티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이런 쓰레기 죽을 먹었다며 분개하며 원장에게 먹기를 강요하는 장면은 참 투박하다.

 

 

투박한 상황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부조리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비리는 수없이 쏟아지지만 이를 제대로 바로 잡는 상황은 거의 없다. 법치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법 위에 군림하고 있는 그들에게 법은 그저 자신들을 비호해주는 도구일 뿐이니 말이다.  

 

완성도는 떨어지고 강요하듯 감정을 이끄는 <동네 변호사 조들호>는 분명 뛰어난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월화 드라마 전쟁에서 승자가 된 이유는 분명하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세상을 조들호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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