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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동네변호사 조들호 13회-박신양의 48시간, 류수영과 박솔미를 변화시키는 시간

by 자이미 2016.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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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누명까지 쓴 조들호는 이번에도 반격을 가했다. 정회장과 그를 비호하는 신 검사장까지 등장해 적극적으로 조들호 몰락시키기에 나섰지만 그를 이겨내기는 역부족이었다. 똘똘 뭉친 팀워크는 그렇게 거대한 권력에 맞서기 시작했다. 흔들리지 않으면 보다 많은 이들이 그들과 연대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조들호vs정 회장'의 대결 구도는 이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정의와 진실은 언젠가 드러난다;

조들호 48시간에 합류한 장해경, 진실 앞에 눈을 뜬 신지욱까지 드림팀이 뜬다

 

 

정 회장의 비자금 장부를 지닌 이명준은 중요한 인물이다. 그가 나쁜 짓을 저지른 존재이기는 하지만 그에게 지시를 내린 정 회장과 주변 인물들을 한 번에 보내버릴 수도 있는 '비자금 장부'는 그래서 모두에게 절실한 것이 되었다. 가장 근접했던 조들호는 그래서 살인자라는 누명을 써야만 했다.

 

이명준이 기거하던 곳에 들어서는 조들호의 CCTV 화면을 근거로 살인죄를 씌운 신 검사장의 행동은 악의적일 수밖에 없다. 직접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황 증거만으로 현직 변호사를 살인죄로 잡아넣을 수 있는 것은 검사장의 권한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신 검사장이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비자금 장부'를 정 회장 먼저 손에 넣기 위함이었다. 그동안 정 회장의 지시를 받고 일을 해왔던 그가 반격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정 회장을 옥죌 수 있는 그 장부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조들호는 무조건 막아야만 하는 존재일 뿐이다.

 

같은 검사의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이용해 조들호를 살인자로 몰아붙이는 신 검사장은 오직 '비자금 장부'를 손에 쥐는 것에만 집착을 하고 있다. 신지욱은 그래도 아버지를 믿고 있지만, 조들호는 알고 있다. 신 검사장이 어떤 방법까지 동원할지를 말이다. 실제 신 검사장은 조들호의 이야기처럼 사무실만이 아니라 함께 하는 이들의 집까지 압수수색을 하는 집착을 보였다.

 

검찰에 잡혀 움직일 수도 없는 조들호이지만 모든 것을 지시할 수는 있었다. 마치 밀실 살인처럼 CCTV에 의해 찍힌 자신의 모습으로 인해 살인자로 몰린 조들호는 취조실에서 모든 가능성을 동원해 살인사건을 재구성한다. 그렇게 변호사 자격으로 찾아온 이은조에게 환풍구와 이명준의 여동생이자 정 회장의 정부인 이소정을 확보하라고 지시한다.

 

이명준이 죽은 장소에는 환풍구가 있었고, CCTV에 잡히지도 않은 채 몰래 들어와 살인을 했다면 그곳 밖에는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조들호의 추리처럼 범인은 환풍구를 통해 들어와 잠들어 있던 이명준을 죽였다. 청산가리를 주사기로 투여해 살인한 범인은 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흔적을 남기고 말았다.

 

창고를 통해 살인현장까지 직접 갈 수 있는 환풍구가 있음을 발견했고,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고 추정되는 시간에 의문의 남자가 그곳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장면은 확보했기 때문이다. 정황 증거에 맞서는 정황 증거는 신지욱을 움직였다.

 

직접 현장으로 나가 환풍구를 확인하던 신 검사는 그곳에서 사건에 쓰인 주사기까지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인 신 검사장처럼 정치적이지도 야망이 크지도 않은 신 검사는 진짜 검사가 되고 싶은 열망만 가득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신념까지 무너트리려는 아버지에 대항하게 되고, 그렇게 그는 아버지에 반하는 조들호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조건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정 회장의 일을 봐주고 있던 법무법인 금산의 장해경 역시 변하기 시작했다. 이혼한 남편인 조들호가 억울한 살인자가 되었다는 소식에 단숨에 달려간 장해경은 자신이 진두지휘를 하며 사건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런 그녀의 행동은 신 검사가 아버지와 맞서며 법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유사한 반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할 것으로 보인다.

 

누명을 씌워도 벗어난 조들호. 그는 그렇게 사라진 이소정을 만나게 된다. 정 회장이 시킨 살인자가 은밀하게 조들호를 따라왔고, 문제의 장부를 훔치려던 순간 그를 잡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조들호는 그렇게 함정을 파 놓았고, 모든 것들을 해결해가기 시작했다.

 

살인 누명을 썼던 조들호의 48시간(미드 24 형식의 패러디)은 결국 정 회장을 무너트리기 위한 힘을 구축하는 시간이 되었다. 정 회장의 조력자였던 신 검사장과 금산의 장신우 변호사의 아들과 딸이 아버지가 아닌 정 회장을 위협하는 존재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어떤 식으로 반격에 나설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사건은 거대한데 이를 풀어가는 과정은 밋밋하다. 보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가야 하지만 이 드라마에는 이런 세밀함이 부족하다. 모든 것은 조들호에 의해 시작되고 그에 의해 정의되고 마무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조들호의 부인인 장해경이 돕겠다고 나선 장면에서 실소를 머금게 한 것은 그녀가 한 일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이은조와 배대수 등이 진행하던 일을 구두로 지시하는 것이 전부였다. 자신이 직접 나서 뭔가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거나 이를 통해 조들호에 대한 그녀의 감정, 혹은 아버지 세대와 다른 그들의 정의감의 가치를 보여주는 대목은 모두가 사라진 것은 의아하다. 그만큼 몰입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이은조 변호사의 역할 역시 조들호의 부수적인 인물 그 이상으로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아쉽다. 조들호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기는 하지만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역할에 국한될 뿐이기 때문이다. 보다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은조는 그저 배대수와 일하는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인물로 전락한 상황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박신양을 위한 박신양의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바로 이곳에 있다.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작가의 한계가 이야기를 단조롭게 만들고 있다. 사회 정의를 앞세우고 통쾌하게 복수를 한다는 설정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는 하지만 그 외의 가치를 상실한 이 드라마는 분명 아쉬움이 크다.

 

사회적 이슈들을 끄집어들이고 조들호가 멋지게 이를 해결하는 방식이 시원함을 전달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작가의 한계는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월화드라마 1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더 좋은 평가와 시청률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박신양에 대한 의존도가 극단적으로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들호가 버틴 48시간은 부패한 아버지 세대에 대한 자식들의 반항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신 검사장을 존경하고 아버지로서 사랑했던 아들 신지욱 검사는 조들호 사건을 통해 변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간다. 조들호가 억울한 살인자 누명을 쓴 후 장해경이 보인 행동 역시 차갑기만 한 거대 로펌 부대표의 모습이 아니었다. 정 회장의 비리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두 사람의 자식들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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