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25. 08:01

또 오해영 8회-서현진의 저주와 파괴되어 가는 에릭, 슬픈 로맨스가 될까?

지독할 정도로 어긋났던 관계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듯 보인다. 두 남자에게 버림받은(물론 사실이 아니지만)오해영은 저주만 남았다. 이 지독한 세상은 언제나 자신만 궁지로 내몰고 있으니 말이다. 좋아하던 옆집 남자는 내가 싫다고 하고, 우연히 마주한 결혼 직전까지 갔던 남자의 옆에는 여자가 있다.

 

역대급 존재가 된 오해영;

오해영 가족의 슬픔 치유법과 해영의 도경 조련법, 지독한 마력을 가진 로코의 재미

 

 

도경은 오해영이 보낸 메일을 1년 만에 읽어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왜 자신을 떠났는지, 그녀가 느꼈을 고통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마주한 그녀는 여전히 웃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을 다른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다며 탁구 10번만 치자고 제안한다.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로 짠해서 잘해줬을 뿐이라며 같은 오해영하고 또 연애를 하겠냐는 도경의 비수가 충격인 해영은 그렇게 버스정류장에서 분노하고 있었다. 그런 자신에게 마치 거짓말처럼 그가 다시 다가왔다. 자신의 밥 먹는 모습이 지겹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던 그가 나타나 다시 밥 먹자고 한다. 그 말이 설레기는 했지만, 그의 차 안에는 아리따운 여성이 타고 있었다. 물론 그녀는 비서였지만 해영이 알 길은 없고 오해만 다시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수경이 매일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지독할 정도로 사랑했던 남자를 우연이라도 다시 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딱 하루 술을 마시지 않은 날 왔다 간 그 남자. 그렇게 먼 브라질로 이민을 간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만나 사랑했던 남자. 그렇게 돌아와 보니 유부남이었던 그 남자를 더는 사랑할 수는 없었다. 그런 모든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 했던 진상의 마음 씀씀이는 그래서 의외였다.

 

누구보다 불어를 잘했던 진상의 마음은 그렇게 둘의 인연으로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미친 사랑을 하는 훈이와 안나는 앞선 세 커플과는 전혀 다르다. 제대로 출장을 가지 않아 혼나고 다시 떠난 곳이 또 을왕리다. 또 회를 먹던 중 훈이는 충격적인 제안을 받는다. 100일 기념에 동거를 하자는 안나의 제안이 충격적이면서도 반갑기도 하다.  

갑자기 등장한 그 남자 곁에 아리따운 여성이 함께 있다는 사실에 넋을 잃어버린 해영은 낮술에 취한다. 그 남자는 다시 새로운 사랑을 하고 있는데 자신은 뭔가 하는 그 지독한 현실에 스스로 무너진 자존심을 술로 채워내는 것이 해영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해영의 모습만 지독할 정도로 떠오르는 도경은 사고가 날 것 같은 그녀가 걱정이 되어 찾아 나선다. 볼보 사인(농익은 PPL)이 보이는 거리를 찾아 떠난 도경은 겨우 그녀를 보게 된다. 넋이 나간 채 도로를 건너는 해영의 모습에 당황한 도경은 그렇게 그녀와 함께 가게 안으로 들어서고, 족발과 음식들을 아무 생각 없이 먹기만 하는 해영을 바라만 보는 도경의 마음은 아프기만 하다. 

 

먹는 모습이 꼴 보기 싫어 헤어지자고 했던 남자에게 언제 밥이나 한 번 먹자고 했던 자신을 탓하며 도경 앞에서 참 무의미하게 식사를 하는 해영.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더 깊은 사랑을 느끼는 도경은 그렇게 그녀의 곁에 들어서고 있었다. 사랑이라는 마음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지독한 감정이니 말이다.

 

태진이 무죄 판결을 받고 나온 후 그의 어머니 역시 한국을 찾았다. 아들을 만나 태진의 어머니는 해영의 어머니를 만나 다시 결혼을 추진하는 제안을 받는다. 해영을 좋아했던 태진 어머니의 제안에 딸을 불러 다시 만나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 오열한다.

 

자신이 찬 것이 아니라 차였다는 오열하는 딸의 고백에 한순간 스쳐지나가는 자신이 했던 행동들에 대한 반성은 아팠다. 결혼을 깬 딸이 미워 때리기도 하고 구박도 했던 엄마. 왜 딸이 그런 결정을 해야만 했는지 고민하지 않고 그저 딸 탓만 했는지 자신이 너무 미웠다. 그렇게 오열하는 해영 부모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짠하게 다가올 뿐이었다.

 

해영 가족의 슬픔을 치유하는 방법은 그들다웠다. 노래방을 찾은 가족은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통곡하고를 반복한다. 그렇게 노래를 통해 아픔을 치유하는 해영이 가족은 사랑스럽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껴지는 사랑. 그렇게 사랑하는 그들의 아픔도 그렇게 치유해간다.

 

해영의 집 앞에서는 도경은 태진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의 차를 뒤쫓던 해영은 건널목 앞에서 차를 세운 태진을 향해 돌진해 추돌 사고를 낸다. 그리고 분노한 태진에게 도경은 한 마디 한다. "그때 망하게 했던 것은 실수였고, 지금은 고의였고. 고소하려면 고소해"라고 돌아서는 도경에 주먹을 날리는 태진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도 없이 자신을 망하게 한 이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이 모든 것이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10대 아니 100대를 맞아줄 테니 딱 한 대만 때리자는 도경은 그렇게 분노했다. 도경이 분노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해영에게 밥 먹는 모습이 꼴 보기 싫어 헤어지자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남녀가 헤어지는 것은 그럴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상대에게 상처를 주면서 헤어지는 것은 잘못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망했어도 어떻게 그렇게 말하니"라는 말 속에 도경의 마음이 모두 담겨져 있었다. 해영은 그 안에 갇혀 지독할 정도로 아파하는 모습을 도경은 목격해왔고, 지금도 그 상처를 확인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강에서 마무리 술로 상처를 치유하던 해영 가족(이 상황에서도 해영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얼마 나왔냐고 묻는 현실적인 질문은 그래서 대단하다). 그런 해영에게 전화해 왜 안 들어 오냐는 전화를 하는 도경. 걱정하라고 안 들어간다는 해영에게 어서 들어와 자라는 도경. 그런 도경에게 해영은 "보고 싶다고 말해봐. 그럼 들어갈께"라고 말하는 그녀는 진짜다.

 

돌아가지 않고 직진하는 이 지독한 해영의 사랑은 모두가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마력이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더 크게 자리하기 시작한 해영을 찾기 위해 음향감독다운 능력을 발휘해 그녀가 있을 만한 장소를 찾은 도경. 선착장 앞을 걷고 있는 해영을 발견하고 달려가던 도경은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사이클 무리를 피해 멈춘다.

 

달려가 안으려던 도경의 마음은 그렇게 다시 안정을 찾고 집을 향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걷는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들은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는 해영의 저주는 오직 도경에게만 직접적으로 전해진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그 유명한 영화 <크래쉬>가 떠오르는 자동차 충돌 음이 도경을 괴롭히는 상황은 지독한 복선으로 다가온다. 도경은 그 소리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누구보다 소리에 민감해서 구분도 잘 하는 그에게 그 잔인한 소리는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불안이 자신을 향한 것인지 해영의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더 불안하다.

 

사랑은 불안정하고 미친 짓이다. 이게 아니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음에도 그 신호를 무시하고 불구덩이 같은 그 사랑에 빠져드는 것이 우리의 삶이니 말이다. 상처 가득한 얼굴을 보며 멋져 보인다고 이야기하는 해영. 그 지하철에서 보여 지는 은근한 긴장감은 그들의 현재를 잘 보여주는 관계였다.

 

도경이 느끼는 그 불안한 예지 능력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일까? 그 흥미로운 긴장감은 <또 오해영>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에릭의 그 예지 능력 속의 모든 것은 해영이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는 해영이와 강렬하게 키스를 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불안을 가중시키는 자동차 충돌 소리가 어쩌면 도경의 가장 아픈 기억을 떠오르는 기제일지도 모른다.

 

아픈 기억을 가지고 살아왔던 도경은 해영을 만난 후 지속적으로 그녀의 모습을 예지력으로 보게 된다. 그 능력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는 없지만 도경의 근 미래는 오직 해영과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뜬금없이 등장한 자동차 추돌음은 해영을 통해 도경의 근원의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오늘 방송도 예외 없이 풍족한 재미를 던져주었다. 네 커플의 본격적인 사랑이 점점 시작되고 있음을 알렸다. 핵심인 도경과 해영의 사랑은 지독한 상처 뒤 치유를 하며 진정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다가온다. 도경이 태진에게 분노하며 내뱉은 말 속에는 자신을 떠난 오해영에 대한 분노도 함께 있다.

 

헤어진 연인들을 돌아볼 이유는 없다. 아무리 대단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헤어짐을 선택한 그들에게는 그저 헤어진 과거의 존재만 남겨져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돌아보는 순간 현재의 자신도 그 안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도경과 해영의 선택은 반갑다.

 

불안한 도경의 증세가 과연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알 수는 없다. 슬픈 로맨스의 주인공이 될지, 아니면 그 위기를 넘어서며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멋진 결말로 이어질지 말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린 현재 가장 진화한 형태의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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