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 08:11

또 오해영 10회-에릭과 서현진 격렬해진 사랑, 과거 아버지 죽음의 의미

처음이 어려웠지 두 번째는 격렬했다. 도경과 해영은 그렇게 사랑을 시작했고, 세상 모든 것도 아름다워졌다. 하지만 도경의 치료를 담당하던 정신과 의사의 사이비 같은 진단은 이후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한다. 도경 아버지의 죽음과 그가 처한 현실. 그 교묘한 데칼코마니는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도경의 아버지 트라우마;

쉬운 여자 해영과 복잡한 남자 도경, 어린 시절 기억 속 아버지의 죽음에 답이 있다

 

 

격렬한 키스 뒤 해영은 도경의 전화를 기다린다. 하지만 좀처럼 오지 않는 도경의 전화에 화가 난 해영은 집 안의 빨랫감을 모두 챙겨 화풀이하기에 여념이 없다. 해영의 초조함과 분노와 달리 도경은 해영과 자신의 운명 사이에서 복잡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이 깊어진다.

 

화풀이하듯 빨래를 하던 해영은 울리는 벨에 정신없이 달려가 전화를 받지만 원하던 도경이 아니라 태진이었다. 과거 결혼을 하려고 할 정도로 사랑했지만 이미 헤어진 그 남자에게 도경은 큰 의미가 없다. 말 그대로 심심하다는 표현으로 도경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대체하는 존재였을 뿐이다.

 

전화를 받고 태진을 만나러 나가기는 했지만 중간에 버스에서 내린 해영은 거짓말로 그와의 약속을 깬다. 태진의 전화를 받은 후 빨래를 하느라 바쁘다는 말 속에 그녀의 마음은 모두 담겨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데 빨래가 바쁜 이유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해영을 보는 도경을 상담하던 정신과 의사는 그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술집에 앉아 편안하게 자신이 정리한 생각을 들려준다. 현재 도경은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고 있고 조만간 죽게 된다. 그리고 죽기 전 그 여자를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한다.

물리적인 시간이 아닌 마음으로 이어지고 정리되는 상황 속에서 도경의 인생은 이미 마침표가 찍혀 있다고 주장한다. 시간의 흐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일 뿐이라는 정신과 의사의 주장이 이 드라마에서 당연함으로 다가오면 결론도 복잡함 속에 단순함으로 정의될 수도 있다.

 

도경의 마음에는 인생의 마침표가 찍혀 있다. 그리고 특정한 미래만 보는데 그건 자신이 아닌 한 여자 즉, 해영에 대한 것만 보고 있다. 도경이 해영의 미래만 보는 이유는 죽기 전 그녀를 아쉬워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흥미롭기는 하다. 도경의 기억 속에서 등장하기 시작하는 자동차 충돌 음과 피를 흘리고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은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니 말이다.

자신이 죽을 운명이라면 도경에게는 더는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또 오해영이라는 사실에 멈칫하고, 그녀를 불행하게 만든 것이 바로 자신의 행동 탓이란 생각에 의도적으로 멀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싶지는 않다. 지독할 정도로 사랑하는 해영을 더는 밀어낼 명분도 이유도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오지 않는 전화에 티슈 한 통을 다 쓸 정도로 울고 있던 해영에게 마침내 전화가 왔다. 좀 더 기다릴까 하던 해영은 바로 전화를 받고 울며 자신은 '쉬운 여자'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 그녀에게 도경은 "와줘, 보고 싶어"라는 말로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런 도경을 위해 한달음에 그를 찾아간 해영. 너무 좋은데 그래서 더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가장 친숙한 거리에서 서로를 주시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흥분하게 할 정도였다. 잠깐 자신을 안아달라는 도경의 요구에 가장 따뜻하게 품어주는 해영은 그렇게 서로의 관계를 명확하게 했다.

 

예고에도 없던 바닷가로 향하는 길에 도경이 더는 흔들리지 않고 오직 해영만을 사랑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환호하는 그녀는 사랑만이 가득했다. 바닷가 데이트 후 조개구이를 먹으며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대화가 오간 후 도경은 자신의 감정을 더는 숨기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나서 해영에게 키스를 하는 도경은 그렇게 변해 있었다. 물론 술까지 마신 상황에서 즐비한 모텔을 마다하고, 대리비 30만 원을 써가며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도경의 행동에 당황하는 것은 해영의 몫이었다. 관계의 역전이 가져온 이 상황에 대한 결론은 흐뭇함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함부로 대하고 싶지 않다는 도경의 마음은 "다음에 좋은 곳에서 자자"라는 말 속에 모두 담겨 있었다. 그런 도경의 마음이 고마운 해영은 그렇게 그의 어깨에 기대 잠이 들었다. 아침 해가 강렬하게 쏟아지는 차 안에서 도경의 무릎을 베고 잠든 해영을 위해 손으로 햇살을 막아주는 도경은 그렇게 그녀를 아끼고 싶었다.

 

수경의 진상에 대한 복잡한 마음이 다양하게 등장했고, 도경과 훈이의 대립과 사랑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하지만 오늘 방송의 핵심은 도경과 해영의 사랑보다는 그의 어린 시절의 기억일 것이다. 도경의 아버지 역시 음향감독이었다. 언제나 소리를 담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가 싫었다.

 

언제나 냉랭하기만 한 엄마와 달리, 어린 도경에게 아빠는 세상 모든 것과 같았다. 그렇게 아빠와 함께 소리를 따기 위해 갔던 절벽 위에서 실족하고 말았다. 어린 도경을 도울 이는 아무도 없었고, 해변 가에 쓰러진 아빠를 겨우 차가 있는 곳까지 끌고 와 기어를 풀고 차를 밀며 아빠를 살리려고 했던 도경에게 그 기억은 잔인함으로 남겨져 있다.

 

나비의 날개 짓 소리를 듣는 순간 아버지는 그렇게 실족을 하셨고, 그 소리를 확인한 후 도경은 잔인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흥미로운 것은 도경 아버지가 쓰러진 모습이다. 도경이 봤던 피 흘리고 있던 자신의 모습과 정교하게 닮아 있기 때문이다.

도경이 자신의 모습을 통해 아버지를 투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정말 교통사고로 도경이 쓰러지고 죽음과 가까워져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죽음과 코마 사이 복잡해지는 시간의 왜곡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풀어내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뒤틀어버린 시간의 흐름은 결국 그 무엇으로도 풀어낼 수 없는 모호한 결론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다.

 

트라우마에 힘겨워하는 도경. 그런 그의 꿈속에 등장하는 자신의 죽음은 어쩌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강렬한 기억이 남긴 왜곡된 이미지일 가능성도 높다. 시간의 왜곡과 간섭보다는 도경의 기억 속 아버지와 자신의 대입이 더욱 효과적이고 손쉽게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 될 테니 말이다. 도경과 해영의 깊어진 사랑은 <또 오해영>를 더욱 흥미롭게 하고 있다. 과연 이 기묘하고 기괴하기도 한 커플의 사랑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할 정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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