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디어 마이 프렌즈 8회-고현정이 던진 한 마디는 왜 중요한가?

by 자이미 2016. 6. 5.
반응형

자신의 딸이 유부남과 사귀고 있다고 확신한 난희는 끝내 참지 못하고 동진의 출판사를 찾아가 일을 내고 말았다.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외도를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딸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난희는 참을 수가 없었다. 차마 자신의 딸을 미쳤다고 하지 못하고 친구 영원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난희는 힘겨웠다. 

 

난희와 완이 객체가 된 모녀;

해맑게 웃는 석균과 번아웃 된 정아, 나이가 들어도 우리 모두는 그저 우리 일뿐이다

 

 

난희가 다리가 풀렸다. 설마 했던 것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충남 언니의 말이, 자신의 의심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의심은 언제나 현실로 다가온다. 과거 자신의 남편이 침실에서 가족과 같은 친구 영원의 친구와 함께 누워있을 때부터였다.

 

가장 행복해야만 했던 순간 난희는 모든 것을 잃었다. 그래서 난희에게 유부남은 절대 금기어였다. 자신의 남동생이 사고로 장애인이 된 후 난희에게는 '유부남과 장애인'은 딸 완이가 피했으면 하는 존재로 다가왔다. 언제나 난희는 딸 완이에게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유부남과 장애인만 아니면 돼"라는 말을 말이다.

 

너무 예쁜 딸 완이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난희는 언제나 자랑이었다. 자신의 동창회에 가기 싫다는 딸 완이를 데려가는 이유 역시 많은 이들에게 딸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이제는 먹고 살만해졌고, 딸이 좋은 남자를 찾아 결혼하는 것만 바라는 난희에게 자신이 목격한 이 광경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분노는 언제나 갑작스럽게 터지고는 한다. 동진을 찾은 난희는 그의 사무실에서 가족사진을 보고는 더는 못 참았다. 그렇게 시작된 분노는 끝이 없었고, 동진은 병원을 찾을 정도로 과격한 분노의 장이 되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완이가 느끼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다.

완이에게 동진은 첫사랑이었다. 대학 시절 사랑했던 이 남자는 이제 남의 남자다. 그런 그와 이렇게 잘 지내고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까지 했던 것은 첫사랑이라는 친근함과 함께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연하에 대한 감정 때문이었다. 동진을 통해 연하를 잊으려 했던 완이는 미안했다. 그렇게 마지막을 고하던 날 하필 엄마 난희가 그 장면을 보고 오해하고 말았다.

 

충남은 성재 오빠가 좋다. 가족을 보살피느라 처녀로 늙어버린 자신이 마지막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희망을 성재를 통해 보고 있었다. 하지만 성재는 희자가 좋단다. 충남은 그저 코흘리개 때부터 보던 귀여운 동생 그 이상도 아니라며, 희자와 여행갈 수 있게 도와달란다.

 

희자의 마음은 희자 본인도 잘 모른다.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성재가 얄밉기도 하고 여전히 마음이 뛰게 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희자는 홧김에 성재의 여행 제안을 받아들인다. 물론 이를 안 충남의 협박 아닌 협박에 마음을 돌리기는 했지만 희자에게 현재 중요한 것은 성재가 아닌 평생 친구인 정아였다.

 

이혼 후 자신과 함께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지만 정아는 퉁명스럽게 안산다고 한다. 그런 정아의 말에 화가 난 희자는 하루 종일 전화만 한다. 그렇게 풀어내지 않으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희자는 그렇게 풀어내고는 했었다. 하지만 새벽에 전화를 걸어 받아준 것은 정아가 유일했다.

 

잠을 자다 깬 정아에게 왜 전화를 꺼놓지 않았느냐 묻는 희자에게 정아는 "니 전화 받으려고 안 끈 거야"라는 말에 모든 화는 눈 녹듯 녹아내렸다. 서로 너무 다르지만 진짜 친구란 무엇인지를 정아는 희자에게 이렇게 행동과 마음으로 모두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정아가 갑자기 이혼을 한단다. 평생 남편과 그 가족을 위해 희생만 해왔던 정아. 그런 정아가 뭔가 이상해졌다. 평생 아픈 손가락이었던 딸 순영이를 보내던 날 서럽게 울던 정아는 그렇게 변했다. 석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했다. 사위라는 놈에게 맞아가면서도 녹음을 해서 이를 이용해 악랄한 그 사위에게서 5억을 받아냈다.

 

딸과 통화를 하지 못했지만, 돈을 받자마자 아버지 석균은 미국으로 간 딸 순영에게 5억을 모두 보내줬다. 그리고 딸이 보낸 "아빠, 고마워요"라는 문자를 보고 한없이 행복해하는 석균도 아버지였다. 생색내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석균은 그렇게 자신의 안위보다는 가족이 최우선이었던 그런 남자였다.

 

자신의 인생은 석균에게는 없었다. 태어나자마자 지독하게도 가난한 현실이 그를 맞이했고, 그런 가난 속에서 배고프고 힘겨워하는 동생들을 위해 석균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돈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그리고 그렇게 번 돈으로 동생들에게 집을 사주면서도 석균은 여전히 아끼며 산다.

 

가난이 몸에 밴 석균에게 일상은 언제나 그렇게 지독하다. 일을 그만둔 후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도 좋을 석균이지만 여전히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한다. 아내 정아는 여행을 가자고 하지만 석균은 그런 여유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삶에 치여서 살고 있는 서글픈 운명일 뿐이다.

 

정아는 결혼 후 한 번도 행복할 수가 없었다. 지독하게 가난한 집에 시동생들도 많은 그곳에 시집와 자신의 아이처럼 키워야만 했던 정아는 꾹꾹 참았다. 아이를 낳지 못해 순영을 입양한 후에도 시어머니의 구박을 참아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언젠가는 갈 세계여행이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결코 여행을 갈 인물이 못된다. 미친 듯이 일만 하는 이 남자가 이제는 지겨워졌다.

 

남편도 미운데 상상도 못했던 순영이 사건은 정아를 완전히 '번아웃' 상태로 몰아갔다. 입양하고 나서 자신이 낳은 딸들과 차별을 했었던 정아. 나이 들어 자신의 행동에 반성하고 다시 똑 같은 딸처럼 대했지만 나이든 엄마 정아는 평생 그게 마음에 걸렸다. 그런 자신의 행동마저 품어주는 딸 순영이 그래서 고맙고 미안하기만 했다.

 

이별을 하던 날 딸 순영은 돌 반지를 보이며 애써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떠났다. 딸 순영이가 결혼하는 날 정아는 돌 반지를 선물해줬다. 자신이 직접 낳은 딸은 아니지만 그 돌 반지를 건네며 정아는 순영이를 진짜 자신의 딸로 생각했다. 그렇게 잘 해주지 못해 아쉬웠던 마음을 담은 돌 반지였다. 그런 반지를 받고 순영이 느꼈을 감정은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순영은 엄마가 자신에게 해준 돌 반지만큼은 지켰다. 그녀에게 돌 반지는 단순한 반지가 아닌 자신의 존재감을 인식하게 해주는 단 하나의 가치였기 때문이다.

 

남편이 5억이라는 거액을 순영에게 보내주고, 밉상 같은 행동을 하기는 하지만 항상 똑같은 자리에 있다. 특별하게 달라진 것도 없고, 이상할 것도 없는 일상의 연속이지만 정아만은 달랐다. 딸도 떠나고 엄마마저 그렇게 떠나버리고 난 후 정아는 지독할 정도의 외로움에 휩싸였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그 안에 정아의 자리는 없었다.

 

엄마 난희의 분노를 그대로 받은 완이. 술에 만취해 비번을 바꾼 집을 찾은 엄마에게 담배를 사다달라는 말까지 한다. 항상 엄마 앞에서는 조심했던 완이가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이제는 엄마의 딸이 아닌 성인 완이로 살아가야 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완이의 변화에 몸이 덜리는 난희는 담배를 사다준다. 그리고 그렇게 담배를 모두 피우고 물을 마시려는 완이를 바라보며 더는 참지 못하고 분노하고 만다.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엄마가 할 수 있는 고유명사와 같은 분노는 완이를 휩쓸고 지나갔다.

 

엉망이 되어버렸던 집을 정리하고 완이는 책상에 앉아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소설의 첫 장을 쓰기 시작했다. '엄마 이야기'가 아니라 '난희 이야기'라고 수정한 완이의 첫 장은 객관화한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차분해진 모습으로 엄마를 찾은 완이는 너무나 담담한 모습으로 엄마에게 묻는다.

 

"왜 그때 날 죽이려고 했어"

 

완이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난희에게 툭 던진 이 말은 충격이었다. 바람난 남편에게 분노했던 엄마 난희. 어린 딸 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도망치듯 왔던 난희는 논두렁에서 어린 딸에게 요구르트를 마시라고 했다. 물론 완이만이 아니라 자신도 동일하게 말이다.

 

검음 봉지 속에는 요구르트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어린 딸이 본능적으로 거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안에 농약병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리지만 변화를 누구보다 잘 감지하고 있던 완이는 마시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 말을 들었다. 그렇게 완이는 평생 엄마가 하는 말을 거부하지 않고 따랐다.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순간까지도 말이다.

 

엄마 난희는 애써 지워버리고 싶었던 기억을 완이가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자신의 인생 가장 참혹했던 그 순간을 어린 딸이 모두 봤고, 이를 잊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없는 고통이자 아픔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완이의 이런 행동이 중요한 이유는 엄마와 딸이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객체로서의 인간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평생 엄마의 딸이 아닌 완이로서 살아가야 하는 그녀는 그렇게 용기를 냈다.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들이 모두 엄마가 절대 싫어했던 "유부남과 장애인"이라는 사실만이 아니라 이런 정리가 없다면 둘 모두 행복해질 수 없음을 완이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완이가 던진 이 한 마디는 '꼰대'라고 외면하던 세대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위한 시작이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