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4. 08:28

또 오해영 13회-예정된 미래마저 바꾼 에릭의 서현진에 대한 솔직한 사랑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도경은 비로소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영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는 그렇게 스스로 정해진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이유로 다가왔다. 도경의 마음과 달리 해영은 모든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랑이다;

운명과 같은 사랑, 지독한 사랑에 눈뜬 도경과 해영 이제는 함께 걷는다

 

 

도경이 더는 비겁한 사랑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해영은 모든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도경을 잡기 위해 바닥까지 드러냈지만, 그것마저 거부한 도경을 더는 사랑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홀로 사랑한다면 자존감마저 무너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친구와 함께 한 나들이에서 묵혔던 감정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래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해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해영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도경 혼자 나쁜 놈이 되기로 한 것은 잘 한 것이라는 친구의 말에 그건 도경이 제대로 사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그런 해영에게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거란다"라는 말로 정의한다. 남자들이 모르는 여자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는 위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분수에서 신나게 즐기기는 했지만 몹쓸 손님이 찾아온 해영은 훌쩍이면서도 반가웠다. 그 아픔이 더 큰 아픔을 잊게 해줄 것이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해영을 찾아 무조건 그의 집으로 달린 도경이지만 그를 맞아주는 것은 해영이 아버지였다. 도경의 손을 잡고 도망치기 시작하고, 뒤늦게 알고 뛰어나온 어머니는 그를 잡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망치고 쫓다 마주한 도경과 해영 어머니는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을 고했다. 저주를 퍼붓기도 하지만 이내 하늘에 대고 취소하는 해영 어머니는 해영과 너무 닮았다.

"이건 눈물이 아니라 콧물이야. 이건 슬퍼서가 아니라 감기야. 오해하지 마요. 고맙네. 내가 찬 걸로 끝내게 해줘서"

 

늦게 와서 미안하다는 도경을 뿌리치고 해영은 이제는 끝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감정이 엇갈리는 둘은 그렇게 돌고 돌아서 다시 마주했지만 서로 다른 마음은 그렇게 다른 길로 가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볼 것 못 볼 것 다 보여준 후 이제는 남남을 선언한 해영이 던진 대사는 그래서 반갑다.

 

감기(기침)와 사랑은 감출 수 없다는 점에서 이중적인 어감을 하나의 가치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지독한 감기는 그렇게 잔인한 사랑과 동급이었던 그들은 그렇게 열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끝났다고 생각해도 그게 결코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들은 그때는 미처 몰랐을 뿐이다. 

 

강한 해영은 그녀를 배려하려는 어머니의 제안을 뿌리친다. 이 상태에서 도망치듯 사라져버린다면 영원히 그 기억 속에서 매몰되어 죄인처럼 살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당당하게 회사에 출근한 해영은 스스로 보다 당당해지기 위해 꽃다발까지 들고 회사에 출근했다. 

 

당황한 동료들을 오히려 더 환하게 웃는 해영은 그런 여자였다. 모두가 그녀를 위로하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도 웃음으로 모든 것을 풀어내는 해영은 유쾌한 인물이었다. 스스로 위기를 해결하고 당당해지는 방법을 찾을 줄 아는 해영은 그렇게 남들 앞에서는 당당했다. 

 

남들 앞에서는 당당한 해영이지만 그렇다고 마음에 스위치가 있어 모든 것을 갑작스럽게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영이 작은 구두를 선택해 신은 이유는 그 고통이 도경을 향한 마음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그를 잊고 싶은 해영의 마음은 감기약을 포기하고 스스로 그 고통을 즐기며 받아들이는 바보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 

 

오늘 도경과 해영은 세 번의 만남을 가진다. 첫 번째는 해영이 짐을 뺀 도경의 작업실 앞이다. 집주인의 연락을 받고 온 도경은 해영 앞에서 그녀가 다시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집주인의 억지에 해영은 "저 1년 후에 다시 오고 싶지 않다고요. 지금 끝내고 싶다고요"라는 말로 정리했다. 

 

"그냥 다시 와주라. 네가 다시 와줬으면 좋겠어" 도경은 자신이 미리 본 기억들과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기억하는 기억 속 상황은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사랑 앞에 당당해진 도경은 스스로 운명을 바꿔가기 시작했다.   

 

태진은 미처 몰랐던 해영과의 식사 자리는 '최후의 만찬'이었다. 여전히 해영을 자신의 자존심을 위한 도구로만 생각하는 태진과 더는 함께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도경을 찾아가 해영과도 헤어지면 자신은 한국에서는 살 수 없다는 말로 협박한다. 그런 태진을 해영이 사랑할 이유도 없고, 도경 역시 그런 자의 협박에 굴복할 생각도 없다.

 

서로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을 추억하던 도경과 해영은 길에서 마주한다. "미안하다. 아는 척 해서"가 아닌 "신발 바꿔 신어. 발소리 불편하게 들려"라는 말로 도경은 다시 스스로의 인생에 개입했다. 이미 본 미래(혹은 과거의 기억)을 그렇게 도경은 바꾸기 시작했다.

 

거리에서 만다고 모른 척 하라는 해영. 그런 해영에게 자신의 감정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그녀를 걱정해주는 도경은 태진과 만나는 장면만 봤지, 해영도 변하고 있음을 몰랐다. 그가 봤던 기억 속에는 태진과 손을 잡고 가는 해영이었지만 현실에서는 태진을 거부하는 해영만 있었다.

 

마지막 만남은 병원 응급실이었다. 해영을 잊지 못해 힘겹기만 한 도경은 모든 것을 소진한 듯 거실 바닥에 누웠다. 움직일 힘도 없이 누운 도경은 교통사고가 나 피를 흘리며 누워있던 모습과 겹쳐 나오기 시작했다. 이 지점에서 미래는 분명하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사고는 그렇게 도경의 거실 바닥에 누운 것으로 병치되는 것으로 보이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감기를 온 몸으로 받으며 감기약도 거부한 해영은 그렇게 쓰러졌다. 그렇게 아프지 않으면 자꾸 생각나는 그 사람을 해영은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절해버린 해영은 응급실로 옮겨졌다. 응급실로 실려 가는 도중 해영이 헛게 보인다고 생각했던 도경이 자신의 옆에 함께 누워 있었음을 몰랐다. 

 

커튼을 젖히자 해영은 애써 외면하고 있던 도경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운명과 같은 상황에서 해영은 커튼을 거칠고 닫아버리는 것으로 막고 싶었다. 그리고 도경 역시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잔상 속에서는 언제나처럼 그렇게 떠날 수밖에 없는 한심한 존재였다.

 

"아프지 마라"라는 말보다는 "반갑다. 나만 아프면 되게 억울할 뻔 했는데. 너도 아파서 엄청 반갑다.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나 또 똑같이 니 결혼을 깨버릴 거고, 그래서 내 옆방으로 들어오게 할 거고. 그렇게 너 만날 거야. 미안한데. 정말 미안한데. 너 결혼 깬 거 하나도 안 미안해"는 말로 도경은 운명을 바꿨다. 물 컵이 날아와야 하는 상황에 해영이 달려올 수 있게 만든 도경의 이 용기가 사랑을 깨웠다.

 

세 번의 만남을 통해 도경과 해영의 운명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죽음을 알고 살아가는 남은 인생은 그렇게 강렬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죽을 운명 보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도경의 행동은 우리에게 강렬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금 사랑하고 있나요? 미친 듯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말이다. 예정된 죽음. 어설픈 감정으로 사랑을 놓치기보다 잔인할 정도로 매력적인 사랑에 빠지라고 외치는 <또 오해영>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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