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7. 09:47

아버지와 나-추성훈 아버지의 눈물 여행의 가치를 일깨웠다

나영석 사단의 진화는 이렇게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버지와 여행을 떠난 아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란 기대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낯설어 보이는 이들의 여행은 가족이라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게 만드는 위대한 여정이었다.

 

여행이 주는 또 다른 감동;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여행, 그 낯선 경험이 불러온 위대한 가족의 힘

 

 

성인이 된 후 아버지와는 말 그대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가족이라는 가치가 흐트러지지는 않지만 분명한 사실은 '성인 대 성인'으로 마주한 아버지와 아들은 친해지기 어려운 존재가 될 뿐이다. 가족이지만 같은 길을 걸어가야만 하는 가장들은 삶의 무게를 각자 짊어지며 힘겹게 싸울 뿐 다정하게 함께 여행을 가는 경우는 드물다.

 

특별하지 않은 단순한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낸 <아버지와 나>는 그래서 위대하다. 물론 여행과 상관없이 친구와 같은 아버지와 아들도 존재하지만 투박할 수밖에 없는 이 남자들의 여행은 의외의 재미로 다가왔다. 나영석 사단의 미래 가치로 여겨질 정도로 청출어람이었다.

 

아버지와 아들은 닮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오늘 방송은 잘 보여준 듯하다. 추성훈, 에릭남, 김정훈 부자에 이어 오늘 방송에서는 바비 부자까지 등장하며 보다 다양한 재미를 보여주었다. 권위주의 없이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고 싶다는 바비 아버지의 지향점은 전혀 다른 가치의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른 가족들과 달리 젊은 부자는 서로를 닮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권위적이지 않은 아버지이고 싶은 바비 부자의 여행은 보기 좋았다. 평생 친구와 같은 관계로 살고 싶다는 바람처럼 그렇게 아버지와 하와이로 여행을 떠난 그들의 여정은 좌충우돌이기는 하지만 반가웠다.

권위적이기는 하지만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하는 김정훈 부자의 모습은 익숙해서 낯설게 다가오기도 한다. 꼬장꼬장해 보이는 모습에 부담이 되기도 하고, 가까워지는 것이 쉽지 않은 아버지. 그런 아버지는 아들만 본다. 그리고 아들의 장점만 생각하고, 그 아들이 세상에서 가장 큰 존재라고 확신한다. 자신보다는 아들을 먼저 생각하는 그 아버지의 모습에는 그저 아버지만 존재할 뿐이다.

 

아들이 지금보다 더 큰 인기를 얻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은 아들들이라면 모두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이리라. 팔불출처럼 오직 아들을 위한 걱정만 가득한 아버지의 마음은 그렇게 여행 내내 이어지고 있었다. 호비튼 여행과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찾아 행복했지만, 여전히 식당을 제대로 찾지 못해 힘겨워하는 김정훈의 뉴질랜드 여행은 힘겹기만 했다.

 

김소희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은 에릭남과 아버지. 라면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던 아들의 마음이었다. 멋지고 맛까지 있는 음식에 빠져 이후 그들의 여행이 먹방으로 바뀌게 되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아버지에게 즐거운 경험을 하게 한 아들 에릭남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에릭남의 만찬처럼 추성훈 부자의 만찬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림엽서에나 나올 법한 바다가 식당에서 포지타노의 멋과 맛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식사를 하는 추성훈 부자는 행복했다. 일본이 서양 음식에 익숙하듯, 이탈리안 음식에 홀릭한 부자의 저녁은 행복 그 자체였다.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아버지와 술을 함께 하며 편안한 부자 관계가 되고 싶었던 추성훈은 비록 술을 함께 나누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행복했다. 그렇게 그들만의 만찬은 행복이라는 단어와 함께 있어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 그 시간 추성훈 아버지는 "시간이 천천히 가면 좋은데"라는 말을 한다. 이 행복이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음을 누구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추성훈 역시 최소한 1년에 한 번쯤은 여행 계획을 짜서 함께 여행을 하자고 제안한다. 평생 운동선수로 살아왔고 자신의 못다 한 꿈을 이룬 아들을 위해 지냈던 늙은 아버지를 위한 아들의 마음은 그랬다. 격투기 선수로서 누구보다 몸 관리에 열중하던 추성훈은 아버지와의 여행에서 말 그대로 먹방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평소에는 탄수화물을 전혀 먹지 않고 오직 고기만 먹으며 근육을 유지해왔다. 그런 그가 과자부터, 빵, 밥과 라면까지 거침없이 먹은 이유는 단 하나다. 아버지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탄수화물을 거부한다면 상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버지가 편안하게 식사를 하며 행복한 여행을 하기 바라는 아들의 배려였다. 4, 5년 만의 탄수화물 섭취로 설사까지 하면서도 그런 모습을 보인 아들의 배려는 따뜻했다.

 

아버지와 단 둘이 즐기는 아침을 즐기며, 추성훈 아버지는 힘들게 말을 꺼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자신이 갑자기 쓰러지게 되면 '연명 치료'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어렵게 꺼낸 아버지의 이 부탁에 아들은 따로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죽음을 고민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될 수 없음을 아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겨진 가족들이 자신으로 인해 힘들 것 같아 쓰러지면 '연명 치료'를 하고 싶지 않다는 아버지의 마음. 애써 위로를 하면 더욱 슬퍼질 것 같아 애써 묵묵히 듣기만 했던 아들 추성훈의 모습은 애틋했다. 남겨진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마음과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것 같은 아들의 모습은 이번 여행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해 주었다.

 

아버지의 눈물은 그렇게 묵직하게 다가왔다. 아들과의 낯선 여행길에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야만 하는 늙은 아버지의 마음. 가장 행복한 순간 남겨질 가족들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그랬다. 자신으로 인해 고통스러워 할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는 그렇게 마음을 털어놓고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에릭남이 그렇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라는 사실은 이번 여행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능력 있는 사람과 사람이 좋은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 안에 이 부자의 가치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좋아하고 능력이 있느냐 그리고 동기 부여가 되느냐에 따라 가치가 명확해진다는 에릭남의 아버지는 고민하는 아들에게 선택의 기준을 제시했다. 어떻게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강압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방법론을 이야기하는 아버지의 지혜는 그렇게 현재의 아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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