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9. 09:02

또 오해영 마지막 회-역순 로맨스와 행복한 결혼, 병원 소동극에 담은 가치

수술을 하고 있는 병원 복도에서 소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지독할 정도로 도경을 집어삼키고 있던 교통사고는 그렇게 피해가지 않고 그를 찾았다. 그렇게 급하게 수술을 하는 상황에서 모든 정적을 깨버린 것은 역시 해영의 엄마 황덕이의 몫이었다.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엔딩;

언제나 옳았던 황덕이가 만든 병원 소동극, 드라마의 가치를 극대화하다

 

 

폭풍과 같은 순간들이 지난 후 도경과 해영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즐거웠다. 도경이 부른 '백일몽'을 들으며 해영은 우리 100살까지 함께 듣자는 말로 평생 함께 하기를 바랐다. 수경과 진상의 관계 역시 '역순 로맨스'라는 말도 안 되는 심쿵함으로 달달하게 풀려갔다.

 

극적인 상황과 반전이 이어졌던 <또 오해영>은 정신과 의사의 발언으로 인해 불안이 유지되었다. 죽음의 순간을 넘어선 후 모든 것은 정상을 찾은 것이라 믿었지만, 상황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는 말은 불안함을 남길 수밖에는 없었다. 그럼에도 해영과 도경의 사랑에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도경과 해영은 그 지독한 고통을 벗어난 후 더욱 단단해졌다. 그렇게 도경이 경험했던 일들을 들은 해영은 더는 그를 홀로 둘 수는 없었다. 정신과 의사의 발언은 해영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고, 그런 불안은 함께 하고 싶은 갈망을 만들어냈다. 그런 해영에게 도경은 청혼은 자신이 하겠다고 한다.

 

집에서 밥을 먹던 해영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해영은 "나 그 사람 집에서 그냥 살래"라고 툭 던지는 딸의 말을 듣고 엄마 덕이는 "살어. 나가"라는 말로 정리해버린다. 가타부타 말이 필요 없는 그 상황.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나무란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딸을 믿고 따라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부모의 애타는 속마음도 모르고 울며 엄마에게 허락했다고 애기해달라고 조르는 철없는 딸을 따라나서는 해영 부모는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최고의 인물들이다. 남자 집에 가서 살겠다는 딸. 그것도 모자라 허락해졌다고 해달라는 딸의 한심한 행동에 화를 내기보다는 함께 도경의 집으로 향하는 해영의 부모는 그런 존재들이었다.

 

도경 역시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지를 깨닫게 된다. 몇 번을 죽어야 과연 이 답답한 자신을 바꿀 수 있을지 한심해 하던 도경은 즉시 해영의 집으로 향한다. 그렇게 일방통로로 들어선 도경은 해영 가족을 태운 택시와 마주한다. 그렇게 차에서 내린 도경은 해영 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해영이와 결혼하게 허락해주십시오"라 외친다.

 

그런 도경에게 먼저 이야기 해줘서 고맙다는 아버지와 도경을 안아주며 잘살라는 어머니. 그렇게 딸을 시집보내고 아무렇지도 않게 "차 빼"라는 엄마 덕이는 그렇게 평생을 함께 했던 딸과 이별을 했다. 누구보다 예쁘고 행복한 결혼식을 올려주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은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저 놈 어디 아퍼"라며 눈물을 훔치는 장면에 모두 담았다.

 

덕이는 그렇게 딸을 보냈지만 속 깊은 엄마였다. 현관문 앞에 놓은 박스에 반찬을 가득 담은 그녀는 편지 한 장을 넣어뒀다. 사위가 될 남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눈여겨봤던 덕이는 그렇게 그의 손길이 가는 반찬을 위주로 만들어 보냈다.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 누구보다 속 깊은 엄마 덕이는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도경 엄마와의 상견례 장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죽고 못 사는 둘을 위해 동거부터 허락했다는 덕이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으며 기쎈 도경 엄마를 한 순간에 제압해 버린 후 딸에게 시어머니 무서워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는 덕이는 그런 존재였다.

 

진상과 수경의 사랑은 자연스럽지는 못했지만 그것 역시 사랑이었다. 과거와 달리, 그들은 분명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심전심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넘어서지 못하는 감정의 벽을 한 방에 뚫어버린 것은 바로 막힌 변기를 뚫는 일이었다.

 

"사랑해"라는 고백을 듣기도 전에 가장 부끄러운 모습만 노출한 수경은 이 모든 상황이 답답하기만 했다. 제대로 된 사랑을 하고 싶었고,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던 수경에게 막힌 화장실은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상황마저 호재로 만들어버린 진상은 정말 수경을 사랑했다.

 

훈이와 안나를 통해 만들어낸 '역순 로맨스'는 수경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임신부터 시작해 막힌 화장실을 뚫은 둘의 마지막이 "사랑해"를 트는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간절하고 완벽한 고백이 될 거라는 말은 수경에게는 너무나 고맙고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감독들의 모임에 초대받은 도경에게 문자 하나가 왔다. 삼겹살을 먹고 싶다는 해영의 말에 도경은 중요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유명 감독들이 대거 모인 그 자리는 도경에게도 중요한 곳이었다. 그럼에도 도경은 그런 일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선택이 우선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삼겹살을 사와 함께 식사를 하는 도경에게 중요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해영과의 사랑이었다. 삼겹살이 먹고 싶다는 말에 아무렇지도 않게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로 도경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이런 남자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해영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했다.

 

낯부끄러운 일은 하지도 못하고 할 생각도 없었던 도경은 해영을 위해 멋진 프러포즈를 준비한다. 그렇게 예정된 순간 설레는 마음으로 해영을 기다리던 도경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게 된다. 하늘에 벚꽃이 흩날리는 상황은 데자뷔처럼 그 죽음의 순간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앞 건물 옥상에서 촬영을 하면서 흩날린 벚꽃이 도경에게 흘러내렸다. 그리고 순간 도경은 깨달았다. 자신이 잠시 방심했음을 말이다. 전광판에 나온 '가수 이병준 자살'이라는 글과 함께 도경을 향해 달려온 차량은 그렇게 그를 바닥에 눕히고 말았다.

 

사기를 치고 도망치던 태진의 친구는 그렇게 경찰에 쫓기다 도경을 치는 사고까지 내고 말았다. 도경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었던 해영 역시 앰블런스 소리와 전광판의 가수의 죽음 메시지를 본 후 그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도경의 손을 잡으며 흐느끼는 해영의 모습은 서럽기만 했다.

 

급하게 수술을 진행하는 상황은 과연 이들에게 행복이 존재할까 하는 우려를 만들었다. 모두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침울해 있는 상황에서 해영의 엄마 덕이는 달랐다. 갑작스럽게 일어나 책상 위에 있던 달력을 보더니 대뜸 "9월 3일 결혼 합시다"라는 덕이의 한 마디는 불안을 잠식하게 만들었다.

 

악어백을 받고 싶다는 도경 엄마에게 화를 내며 싸우는 상황에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은 도경의 수술 경과보다는 수술이 끝난 후 이들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 현재의 고통과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그들의 소동극은 <또 오해영>을 완벽하게 정의하는 최고의 장면이었다.

 

<또 오해영>은 죽는 순간을 먼저 본 한 남자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였다. 이 드라마의 가장 핵심은 언제나 그랬듯 '사랑'이었다. 그 가치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은 바로 수술실 앞에서 벌어진 소동극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말도 안 되는 기이한 소동극은 바로 희망이었다. 드라마 내내 사랑이라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들은 수술실 앞에서 보인 소동극으로 완벽하게 구축해냈다. 가장 서글프고 아픈 순간 이를 초월하는 이들의 대단한 긍정적 생각들은 결국 가장 행복한 결혼식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행복한 마음만이 전부라는 도경의 말과 질곡 많은 시간들을 이겨내고 얻은 행복에 완벽했다는 해영. '살아주십시오. 살아있어 고마운 그대'라는 자막과 함께 마무리된 <또 오해영>은 출연진이 모두 모여 뮤직비디오를 찍는 기괴한 모습으로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긴장감을 잃지 못하게 만드는 <또 오해영>은 마지막까지 이랬다.  

 

우리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도록 했던 <또 오해영>은 이렇게 행복하게 끝이 났다. 복합장르를 추구하면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그렇게 가장 가치 있는 감동을 남기고 종영되었다. 다시는 보기 힘든 멋진 그들의 사랑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사랑한다면 그들처럼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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