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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바벨 250 2회-기우 향한 안젤리나의 사랑? 불통 속 소통이 주는 가치

by 자이미 2016.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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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남녀가 남해 한 작은 마을에 모여 함께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함께 생활하며 소통해나가는 과정은 그래서 흥미롭다.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스스로 정하고 규칙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큰 재미로 다가오는 <바벨 250>은 색다른 예능임이 분명하다.

 

불통도 예능이 된다;

리더의 자격 속 흥겨운 불통의 동거, 무에서 소통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겹다

 

 

다랭이 마을이란 그들이 지정한 다양한 언어들이 존재하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모인 7국가의 7명의 청춘남녀들의 동거는 쉽지 않다. 기본적인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자급자족해야 하는 상황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낯선 공간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해보지도 못했던 모내기를 한 그들에게는 또다시 닭이라는 거대한 산이 자리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닭을 키우라는 것인지 죽이라는 건지 알지 못하는 이들의 고민은 오해를 낳을 수밖에는 없었다. 첫 날 리더가 된 타논은 함께 하는 식구들을 위해 자진해서 닭을 잡았다.

 

모두가 꺼리는 일을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타논의 행동은 당연했다. 사업가이기도 한 그의 행동은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직업군의 바벨인들에게는 좋은 영향력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비록 질긴 닭으로 인해 아쉬움이 크기는 했지만 그 마음만은 분명하게 다가왔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하루 동안 함께 했던 그들은 눈치로 무엇을 원하는지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동문서답을 하는 관계이기는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달이 되어갔다. 목적이 분명한 상태에서는 비록 말이 통하지 않아도 조금씩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가게 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원초적이지만 명료하다.

첫 날 부터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캐릭터가 명확해졌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서로 다른 나라와 문화 속에서 자란 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어떻게 소화해내고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느냐는 제작진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최소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알리는데 성공했다.

 

말이 통하지 않은 채 하루를 보낸 그들은 저녁 시간이 되어서 겨우 통역사들을 통해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현금만 1조라는 태국의 타논에 대한 관심은 장난스럽게 이어지며 분위기는 더욱 부드러워질 수 있었다. 각자를 소개하며 좀 더 친숙해진 그들은 첫 번째 바벨어로 'YES=TA'로 통일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그들이 모여 만든 첫 번째 바벨어가 'YES'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아니오"가 아니라 "예"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은 그만큼 그들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존재라는 것을 뜻한다. 부정보다는 긍정으로 불통 속 소통을 이끌어가려는 노력은 반갑다.

 

리더는 자신이 선택한 한 사람과는 통역을 통해 함께 할 수 있게 된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둘째 날 리더가 된 이기우는 유일하게 프랑스 배우인 니꼴라를 선택한 중국인 천 린과 함께 일을 하기로 한다. 니꼴라를 마음에 둔 천린을 위한 기우의 선택은 그래서 흥미롭고 재미있다.

 

미혼 남녀가 모이면 말은 통하지 않아도 관심을 보이고 받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국경도 필요없다는 말이 있듯, 그들에게도 이런 남녀가 가지는 감정은 원초적으로 발현되었다. 이런 관심은 어리면서 아름다운 러시아에서 온 안젤리나로 향했다.

 

첫 눈에 반할 수밖에 없는 외모를 가진 안젤리나를 향한 브라질 삼바 맨 마테우스의 노골적인 구애도 그렇게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둘째 날 마테우스에게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낼 거냐는 천 린의 말은 모든 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어서 타논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매일'을 의미하는 '메이티엔'이 무엇인지를 온 몸을 사용해 설명하며 조금씩 소통을 해가는 그들의 모습은 흥미로웠다.

 

니꼴라와 함께 일하러 간 천 린은 멸치 고르기에 여념이 없고, 다른 이들은 기우의 제안에 바닷가로 놀러 나갔다. 이 과정에서 안젤리나가 기우에게 보인 행동이 무슨 의미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을 향해 미끼를 던진 것만은 분명하다. 한국을 좋아한다는 안젤리나에게 기우는 그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로 다가왔을 테니 말이다.

 

평탄했던 그들은 중국집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갈등이 시작되었다. 첫 만남부터 흥겨웠던 기우와 마테우스가 갈등을 빚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에서는 오늘은 내가 사고 다음엔 너가 사는 문화가 일상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각자 계산이 아닌 누군가 모두를 계산하는 행위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우의 장난으로 마테우스는 어쩔 수 없이 계산을 했지만, 그가 자신을 하찮게 보고 있다고 착각하며 분위기는 냉랭해질 수밖에 없었다. 문화의 차이가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그들의 이 작은 행동 하나는 잘 보여준다. 언어가 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런 상황에서도 잘 드러나니 말이다.

 

'언어'라는 주제를 예능으로 풀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바벨250>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살며 언어가 다른 이들이 한 장소에 모여 함께 살며 소통해가는 과정을 담는 것 자체가 모험이기 때문이다.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소통이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그들의 모습은 반갑게 다가온다.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희생하고 상대를 경청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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