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9. 08:01

닥터스 15회-김래원과 박신혜 기적이라는 갈등이 충돌하며 만드는 사랑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 게 정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적이다.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기적을 바라보며 노력하는 것은 무모해보이지만 그런 게 우리의 삶이기도 하다. 단 1%의 가능성을 가진 기적을 희망 삼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사랑도 일도 말이다.

 

지홍의 병원 역할론;

임산부 교통사고 두고 벌인 지홍과 혜정의 갈등, 기적 위한 그들의 도전은 아름답다

 

 

병원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남해와 남달의 아버지인 남바다를 혜정은 붙잡아 세웠다.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라는 혜정의 발언은 입바른 소리가 아닌 경험에서 묻어난 진심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행동이라고는 하지만 지독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나약함을 혜정을 들췄고, 강인하게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의사의 역할이란 그저 병이 든 환자를 구하는 것만은 아니다. 병이 들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 역시 의사의 역할 중 하나라는 점에서 혜정의 행동은 어쩌면 의사의 본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혜정의 이런 행동은 결국 자신의 아버지와 관계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음을 예고한다.

 

자존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서우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되었다. 그저 편한 친구로만 생각하는 영국이 훅 들어와 버렸다. 내칠 수도 없는 이 사랑을 서우는 조심스럽게 바라보기만 한다. 갈등만 가득했던 혜정과의 관계는 아버지로 인해 다른 변수를 맞이하게 되었다.

 

자신이 아닌 혜정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아버지의 행동에 서우는 당황했다. 언제나 자신만을 사랑해줄 것이라 생각했던 아버지가 다른 이도 아닌 혜정과 비교하며 그녀 앞에서 핀잔을 주는 듯한 행동에 서우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그들의 관계는 이후 벌어질 수밖에 없는 대립각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격한 발언들을 하다 서우 뺨을 때린 명훈의 행동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명훈의 편은 자신의 아버지 외에는 없다. 의료 민영화를 이끄는 국회의원과 재벌이 존재하지만 그들 역시 돈이 아니면 함께 할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명훈은 고립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정도로 몰리는 상황이 되었다.

 

자신이 활용하고 싶었던 혜정은 과거 수술실에서 실수해서 죽게 만든 강말순 환자의 손녀라는 사실이 발목을 잡고 있다. 뛰어난 실력에 스타성까지 갖춘 의사라는 점에서 적극 활용하고 싶지만 그녀가 성장하면 할수록 자신의 과거가 모두 드러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만 하다.

 

지홍 역시 마찬가지다. 존스홉킨스 출신의 뛰어난 그는 국일 병원의 미래를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인재다. 하지만 그가 다른 누구도 아닌 정적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명훈을 고달프게 만들고 있다. 가장 강력한 존재들이 결코 자신의 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혜정은 부쩍 지홍을 걱정하는 횟수가 늘었다. 특별하지 않은 일들마저 간섭하게 되는 상황이 살짝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게 사랑이라는 점에서 지홍은 반갑기만 하다. 의사에게 약을 권하는 행위가 재미있기도 하다. 그렇게 자신을 위해 마음을 쓰는 혜정이 고마운 지홍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녀를 위한 아침을 만들기도 한다.

 

지홍과 혜정의 사랑은 그렇게 자신보다 상대를 더욱 크게 바라보며 점점 커가기 시작했다. 이런 그들에게도 의외의 변수는 다가왔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그들은 환자를 두고 이견을 드러내며 갈등을 빚지 시작했기 때문이다. 임산부가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급하게 응급실로 실려 왔다.

 

워낙 큰 사고라 수술을 해도 완치가 불가능한 환자를 두고 지홍과 혜정은 정반대 의견을 내놓는다. 지홍은 수술을 할 수 없다고 하고, 혜정은 그럼에도 기적을 바라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의견이라는 혜정을 아마추어라고 반박하며 의사로서 소견을 내야 한다는 지홍은 충돌할 수밖에는 없었다.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랑으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는 의사라는 직업마저 흔들릴 수는 없다. 기적을 바라며 잠시라도 뱃속의 아이와 아내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남편의 마음을 전해들은 지홍은 자신을 돌아본다. 자신 역시 아버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까지 해가며 집착했었다.

 

혜정을 아마추어라고 몰아세웠지만 지홍 역시 자신의 아버지 앞에서는 동일한 존재일 뿐이었다. 그렇게 지홍은 자신의 생각을 접고 보호자의 바람을 듣고 수술에 나선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서 기적은 그저 기적이라는 이름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다만 아이가 엄마 뱃속을 나와서도 살 수 있는 시간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 의사인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모든 환자를 살려내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기적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극적인 상황들이 가끔 일어나기는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기적일 뿐 일상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적인 고민과 아픔이 어쩌면 드라마 <닥터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노인 병원을 건립해 보다 큰 수익을 얻겠다는 명훈과 달리 지홍과 태호는 외양을 넓히는 것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변한다. 외양 확장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였다.

 

병원은 돈벌이를 하는 곳이 아닌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라는 지홍의 발언은 그래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명훈은 철저하게 병원도 돈벌이를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의료 민영화를 위해 국일 병원 주식회사를 설립해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의료는 그런 돈벌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의료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행위다. 현재도 높은 수익을 올리는 병원과 의사들이라는 직업군이 더 큰 욕심을 내며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게 된다면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위험하고 악랄한 돈벌이를 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의미나 가치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지홍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600억의 연구 투자를 받았다. 그렇게 이사회에서 지홍은 돈벌이에만 급급한 병원이 아니라 병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병원 재단의 복지 시스템을 개선하고 의사와 환자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홍의 바람이 그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기적'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그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위협하는 민영화 전략은 결국 소수를 위해 다수를 희생시키는 정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철저하게 이기적인 계산을 통해 합리화라는 명목으로 다수를 죽음으로 내모는 국가 기간산업의 민영화는 절대 이뤄져서는 안 되는 이유 역시 <닥터스>는 의료 민영화를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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