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16. 09:28

닥터스 17회-김래원은 왜 박신혜의 복수를 말렸을까?

할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고 복수를 하기 위해 의사가 되었던 혜정. 뒤늦게 그 죽음의 진실을 확인했지만 영혼 없는 사과에 좌절한 혜정은 복수를 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으로도 복수를 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악랄한 진 원장에게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겠다는 혜정을 막아 선 지홍은 그녀의 삶을 살라고 이야기 한다.

 

최강수 눈물의 삭발;

악랄한 진 원장의 영혼 없는 사과에 분노한 혜정, 변해가는 서우 키를 쥐었다

 

 

삶의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혜정 역시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자신을 처음으로 이해하고 인정해준 할머니를 위해 제대로 살아보고 싶었던 혜정은 그 소원도 이루지 못한 채 홀로 남겨져야만 했다.

 

테이블 데스를 당했던 할머니는 분명 억울한 죽음이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었던 혜정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더욱 아버지라는 사람은 어머니 죽음에 대한 진실보다는 돈이 더 급했다. 그렇게 간단하게 합의를 해버린 아버지로 인해 할머니의 죽음은 그렇게 묻혀버리고 말았다.

 

포기할 줄 모르던 혜정은 지독할 정도로 공부에 집중했고 그렇게 의사가 되었다. 자신이 힘이 없어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는 자책을 품고 힘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던 혜정. 그렇게 진실을 찾기 위해 조금씩 앞으로 전진 하던 혜정은 눈앞에 원수를 두고 결정적인 증거까지 찾았다.

 

지홍이 아니라면 힘들었겠지만 그가 진실 찾기에 가세하며 가장 중요했던 마취기록지를 당시 진 원장과 수술실에 들어섰던 김치현 과장에게서 협상을 통해 자료를 얻어냈다. 이 진실을 위해 혜정이 달려왔던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 지독한 질주도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혜정은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뇌수종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강수는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강수의 실수는 진 원장에게는 기회였다. 눈엣가시 같았던 혜정을 밀어낼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병을 숨긴 채 두려워하기만 하던 강수는 아무것도 모르는 선배의 호통에 민망함에 불끈 화를 내다 쓰러지고 만다.

 

갑작스럽게 쓰러진 강수가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큰 병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왜 강수가 그동안 두통약을 먹어야만 했고, 깜빡 깜빡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도 모른 채 강수를 구박 만했던 경준은 그게 모두 자신의 탓인 것 같아 미안하기만 하다.

 

자칫 잘못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시력을 잃으면 강수는 자신이 원했던 신경외과 의사가 될 수가 없다. 동생을 데리고 힘겹게 살았던 강수도 혜정만큼이나 간절함을 품고 공부를 해서 의사가 되었다. 지독할 정도로 공부해 겨우 의사가 되었는데 말도 안 되는 병으로 쓰러져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고 답답하기만 했다.

 

죽지는 않겠지만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강수는 수술까지 미뤄가며 누군가를 기다렸다. 군 복무 중인 동생을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만약 수술 후 시력을 잃게 된다면 가장 소중한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강수는 동생을 보고 싶었다.

 

너무 친해서 감히 강수의 수술에 함께 들어가지 못하겠다는 선배들. 그런 선배들을 위해 강수는 스스로 머리를 잘랐다. 강수가 심호흡을 크게 하면서 눈물의 삭발을 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시간들. 고지가 바로 앞에 들어서기 직전 닥친 지독한 질병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이겨내려는 그 의지가 담긴 눈물의 삭발은 강수를 제대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지홍이 강수 수술을 위해 12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투쟁하는 사이 혜정은 제대로 된 복수를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국회의원의 갑작스러운 수술 과정을 두고 진 원장은 담당의인 혜정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며 병원에서 내몰기 위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자신이 병원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혜정은 당당했다. 의사로서 그 당당함은 중요하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고귀한 직업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선택에 자신을 가져야만 한다. 물론 진 원장처럼 뻔뻔하게 자신의 잘못에 둔감해서는 안 되지만 말이다.

 

한 달 정직을 당한 혜정은 오히려 반가웠다. 13년 동안 묵혀왔던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홍의 도움으로 중요했던 마취기록지까지 얻었다. 그리고 다른 의사를 통해 당시 수술을 복기한 후 의사의 잘못이 분명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당시에는 쉽지 않았던 복강경 수술을 시도했고 능숙하지 않은 집도의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분석이었다. 분명하게 진 원장의 잘못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그와 마주 앉았던 혜정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진 원장은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을 담은 사과가 아니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뿐이라는 진 원장은 혜정이 원하는 사과를 하지만 그 사과는 그녀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 뿐이었다. 사과도 제대로 사과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만 의미가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용서란 제대로 된 사과를 했을 때 할 수 있는 배려다. 그런 점에서 혜정이 분노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이미 시한을 넘긴 사건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왜 13년이나 지난 지금 찾아왔느냐는 타박만 들을 뿐이었다. 더욱 사망 당시 합의까지 한 상황에서 뒤늦게 의사를 상대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에서 혜정은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힘이 없어 당했던 억울함. 그 억울함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해 동등한 입장에 올라섰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은 혜정의 편이 아니라 진 원장의 편이었다. 죽여 버리고 싶다는 혜정에게 차라리 자신이 죽이겠다는 지홍. 이제는 자신을 위해 살았으면 좋겠다고 지홍은 이야기를 한다.

 

지홍도 자신의 부모를 사고로 잃었다. 그렇게 분노해 뭐든지 하고 싶었지만 포기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사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모의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현재까지 모두 포기하고 살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물론 혜정으로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위로이지만 말이다.

 

서우가 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 시작하며 서우 역시 사물을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혜정을 향해 솔직한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는 서우의 모습에서 그 변화는 명확하게 드러나 있었다. 진 원장을 무너트릴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서우가 손에 쥘 가능성은 그래서 더욱 높아진다.

 

진 원장의 딸 서우가 아니라 의사 진서우로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가장 아픈 곳을 도려내야만 한다. 누군가를 위함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라도 잘못은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우는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를 혜정을 통해 조금씩 배워가기 시작했다. 

지홍이 혜정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은 것은 당연했다. 진 원장을 무너트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혜정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으니 말이다. 지홍이 그렇게 혜정을 막은 이유 역시 진 원장을 무너트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복수마저 이성적으로 하려는 지홍은 감성에 빠진 혜정을 막는 것이 최선이었다.


법적으로 처벌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법적인 방식으로 복수를 할 수는 없다. 자신의 인생을 전부 던질 정도로 그 복수가 위대하지도 않을 때는 더욱 말이다. 그런 점에서 지홍의 행동은 당연할 뿐이다. 진 원장의 몰락은 이미 예고되어 있다. 의료 민영화를 위해 권력과 손을 잡고 돈 벌이에만 급급한 진 원장은 예고된 몰락을 품고 있을 뿐이다.

 

진 원장의 몰락만 남겨둔 <닥터스>는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혜정 할머니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만이 아니라 의사로서 병원이 어떤 곳이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담론은 지홍의 복수를 통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혜정과 윤도, 그리고 서우까지 가세하면서 진정한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진짜 복수는 이제 막 시작하려 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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