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7. 11:09

혼술남녀 2회-하석진과 박하선 의외의 조합이 품어내는 재미의 힘

코믹함 속에 진한 현실적 고뇌를 던져놓는 <혼술남녀>는 충분히 매력적인 드라마로 다가온다. JTBC의 최근 종영된 드라마 <청춘시대>의 노량진 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매 회 짠 내 나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청춘시대 혼술남녀;

결코 가까워질 수가 없는 정석과 하나는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

 

 

서울대 출신에 뛰어난 외모와 화술을 통해 노량진 최고의 일타 강사가 된 정석은 언제나 '고 퀄리티'를 입에 달고 산다. 최고는 최고를 즐겨야 한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3년 계약금으로만 100억을 챙기는 엄청난 스타 강사에게 서울 변두리 학원에서 온 하나가 곱게 보일리가 없다.

 

정석과 하나의 인연은 최악의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그 기억들은 더 나쁜 상황들을 더하며 더는 거스르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아하게 술을 마시던 정석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그 자리에 하나가 있었다. 술 취한 원장을 부축하고 온갖 아부를 하면서 직접 운전해 모시는 모습에 치를 떨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자신이 새롭게 옮긴 학원에 등장했다. 그것도 자신의 개인 방에 떡 하나 앉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나쁜 모습들과 연이어 쌓이기만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 앞에서 "내가 예뻐질께"라며 피클을 대신 가져다주러 일어서다 뒷자리에서 식사하는 정석과 마주친 하나의 삶은 초라하고 처량하기만 했다.

 

매번 최악의 순간 언제나 정석이 존재한다. 그렇게 쌓인 악연은 결국 최악의 존재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게 되니 말이다. 정석은 하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유명한 스타다. 한 반에 평균적으로 천 명의 학생들이 들어서는 정석과 겨우 10명을 채워 폐강을 면한 하나와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하나가 비굴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그렇게라도 살아남아야만 한다. 정석으로서는 뛰어난 능력을 갖췄고 의외로 손쉽게 일타 강사로 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강사일을 한 하나로서는 정석과는 시작부터가 달랐다. 실력이 모자라기보다는 기교가 부족하고 인지도가 적은 하나로서는 정석과 비교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온갖 악재에 시달리던 하나는 정석의 홈페이지에 그가 학력위조를 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올라오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미 아는 사람은 아닌 학력위조 문제는 결국 터지지 말아야 하는 순간 터지고 말았다. 종합반을 만들기를 요구하는 원장과 이런 사람들과는 만들 수 없다는 정석. 이 상황에서 진이와 진웅이 정석의 학력위조 문제를 공격 무기로 사용하자고 종용한다.

 

서울대 나온 사촌 오빠를 통해 홈 페이지에서 진정석이라는 이름을 쳐보지만 어디에도 그런 인물은 없었다. 진정석이라는 이름이 없다는 사실에 이들은 곧바로 공격을 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말리는 하나와 달리 기세 좋게 들어섰던 그들은 이내 전술을 바꿨다.

 

종합반을 함께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학력위조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정석과 함께 하기만 해도 현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연봉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는 점에서 진이와 진웅은 간당하게 하나를 배신했다. 그것도 모른 채 뒤늦게 들어온 하나에게 학력을 언급하자 발끈한 하나는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고 말았다.

 

직접 서울대 홈 페이지에서 자신을 증명한 정석. 진정석이라는 이름이 조회되지 않은 것은 그의 본명이 진상이었기 때문이다. 학원계에 들어서며 전 학원장이 제안에 동의해 이름을 바꾼 것이 결국 이런 화를 만들고 말았다. 결국 정석과 하나는 결코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말았다.

 

공시에서 이번에도 떨어진 동영은 그럼에도 힘을 낼 수 있었다. 5년 동안을 사귄 여친이 언제나 흔들림 없이 자신을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온 가족들이 몇 만원씩을 보내 겨우 한 달을 버티는 동영에게 여친의 존재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온갖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부만 하던 동영에게 여친이 찾아왔다. 동영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이고 잠깐의 데이트를 하는 그들은 오늘이 만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 군대에 갔을 때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준 여친을 위해서라도 동영은 꼭 합격을 하고 싶었다.

 

함께 소소한 데이트를 하던 동영은 여친이 화장실에 간 사이 봐서는 안 되는 문자를 보고 말았다. 그녀의 어머니가 보낸 문자에는 취직도 못하는 자신과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라는 강요였다.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결 같았지만 취직을 한 여친과 달리 여전히 공시생인 동영에게는 이 모든 것이 힘들고 비참할 뿐이다.

 

가을 옷 선물까지 받고 다시 공부에 열중해 보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방금 전 헤어진 여친에게서 온 문자에는 어렵게 쓴 흔적이 가득한 이별하자는 내용은 동영을 씁쓸하게 했다. 왜 자신이 먼저 헤어지자고 하지 못했나에 대한 답답함이었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그 욕심이 만든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별 문자를 받고 오히려 미안하다는 답글을 보내는 동영은 정말 미안했다. 이 시대는 사랑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에게는 그 무엇도 없었으니 말이다. 동영의 미안하다는 문자를 받고 하염없이 울기만 하는 여친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오직 공부만 하겠다던 동영도 이별 상황에서도 공부만 할 수는 없었다. 항상 여친과 갔던 식당에서 소주를 먹던 그에게 주인은 제육볶음을 내온다. 시키지도 않은 안주는 여친이 앞으로 동영이 식당을 찾을 때마다 좋아하는 제육볶음을 해달라고 돈을 맡겼기 때문이었다. 힘겹게 참아왔던 동영은 그 여친의 마음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혼술을 하며 서럽게 울 수밖에 없는 동영은 우리 시대 청춘의 그늘이자 지독한 현실이기도 하다.

 

정석이 하나를 극도로 증오했던 것은 5년 전 자신의 경험 때문이었다. 실력도 없으면서 교수에게 아부만 하던 선배는 자신의 논문까지 표절해가며 자신이 올라설 자리에 올랐다. 그 선배로 인해 학교를 떠나 학원으로 옮긴 정석은 그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하나가 그래서 싫었다.

 

절대 함께 할 수 없는 정석과 하나가 사랑하게 되는 것은 중요하다. 정석으로서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벗겨내고 편견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 청춘들의 늪과 같은 노량진을 배경으로 삼은 드라마 <혼술남녀>은 청춘들의 고뇌를 피해갈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늘 궁금하고 흥미롭다. 홀로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그들의 고뇌에 내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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