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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삼시세끼 고창 편 11회-차승원의 아주 특별한 반찬에 담은 가치

by 자이미 2016.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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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있으면 언제나 끝은 오기 마련이다. 고창으로 향한 삼시세끼 식구들의 이야기도 이제 끝났다. 영원하기를 바라지만 언제나 그 바람과 달리 끝은 너무 일찍 온다. <삼시세끼 고창 편>도 가을바람이 불어오자 이별의 시간도 함께 왔다. 가족사진, 겨울이와 손오리 부대, 차수아비 그리고 넉넉했던 고창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도 함께 헤어져야 했다.

 

안녕 고창, 그리고;

차승원이 준비한 아주 특별한 반찬, 사랑이 아니면 할 수 없었던 정성

 

 

호준과 주혁이 그렇게도 먹고 싶었던 '소갈비'를 마지막 날 식사로 정한 승원과 해진은 과감하게 갈비 구매를 선택했다. 12만 원이라는 거액을 들이는 만큼 온 가족이 모두 총출동해서 노동을 해야만 했다.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무더운 날씨 속에서 고된 노동도 그들에게는 행복했다.

 

멜론과 배를 따는 일도 그렇게 원하던 갈비를 먹기 위해서라면 없던 힘도 나는 삼시세끼 가족들이다. 고된 노동과 여전히 뜨거운 더위를 이겨내고 일당을 받아 주문해놨던 마트에 들르는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평소에는 상상도 못했던 1등급 한우를 사는 그들의 모습에는 들뜸이 가득했다.

 

차줌마는 서둘러 갈비 핏물을 빼기 시작했고, 조금 여유가 생긴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취했다. 겨울이는 언제나 오리집 주변을 도는 것으로 행복했다. 하지만 엉망이 된 모습을 아빠가 그대로 보고 있지는 않는다. 무더운 날 아빠가 해주는 시원한 샤워가 너무 좋아 졸기까지 하는 겨울이의 모습은 참 좋다.

 

시골에서 중요한 발이 되었던 트럭 선더볼트 짐칸에 올라탄 해진과 승원은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극한의 무더위만 가득하던 그 공간에도 시원한 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 시원한 바람에 낮잠을 자는 해진과 그런 그를 몰래 다가가 사진을 찍는 승원은 그런 사이였다. 여전히 장난꾸러기 같은 이들의 우정은 그래서 반갑다.

시원한 트럭 위에 식구들이 모두 모여 생라면을 먹는 것조차 행복인 삼시세끼는 참 여유롭고 행복하다. 슬쩍 제작진에 장난을 걸고 이 과정에서 주혁이 던진 "아이 쥔짜"는 그들만의 일회용 유행어가 되었다. 한바탕 웃음을 짓던 그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소갈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갈비 핏물빼기가 어느 정도 된 후 무는 모서리를 잘라 부서지지 않게 자르고 온갖 채소들을 다듬는 차줌마의 손길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차승원이 아니라면 삼시세끼는 존재할 수 없다.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차줌마의 이 정성 가득한 솜씨가 바로 삼시세끼라는 점에서 언제나 특별하고 값질 수밖에는 없었다.

 

여전히 아쉬움 가득한 당근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정성으로 만든 소갈비는 모두의 마음을 빼앗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투박한 듯 소스를 만들고 불을 피워 그 위에 소갈비를 만드는 과정에 거침이 없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완벽한 팀워크처럼 다가왔다.

 

승원과 아이들이 열심히 소갈비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사이 해진은 논두렁에 무성해진 잡초 제거를 하기 시작했다. 고창에서 벼농사를 시작하며 그곳은 해진의 책임이었다. 만재도에서 물고기는 해진의 몫이었듯, 고창에서는 벼를 관리하는 일이 그의 몫이었다.

 

해가 뉘엇뉘엇 질때까지 논두렁에 가득했었던 잡초들을 다 베어버린 해진은 그 공간이 애틋했다. 처음해보는 논 농사가 쉽지 않았지만 벼를 심고, 우렁이와 손오리 부대가 함께 가꾸었던 그 논에서 벼꽃이 피고 조금씩 익어가는 그 과정이 모두 사랑스럽기만 했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든 소갈비는 역시 일품이었다. 선더볼트 위에서 먹는 그들의 마지막 저녁 식사는 소갈비와 함께 화려하게 이어졌다. 아이들이 그토록 원했던 소갈비를 힘들게 만들어 먹이고는 행복해하는 차줌마의 모습은 말 그대로 엄마의 모습 그대로였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게 행복인거지"라고 툭 던진 해진의 말이 정답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행복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특별할 것도 없지만 누구와 식사를 하느냐에 따라 그 밥상은 최고가 되기도 하고 최악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껏 멋을 내고 찍은 가족사진을 받고 환하게 웃는 식구들. 그리고 집 중앙에 가족사진을 걸고 흐뭇해하는 그들에게는 정말 가족과 같은 감정이 쏟아나 있었다. 다른 때와는 달리 가족사진 하나가 만들어낸 이 말도 안 되게 특별한 감정은 한 여름을 가장 뜨겁게 보낸 그들이기에 가능했던 감정일 것이다.

 

고창에서 보내는 마지막 아침. 해진은 허수아비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이제는 오고 싶어도 싶지 않은 논에서 벼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허수아비를 온 가족이 함께 만드는 과정도 하나의 추억이었다. 만들고 나니 이상하게도 차승원을 닮은 그 허수아비는 '진차'라는 이름을 얻기 되었다. 진짜 차승원이라는 의미였지만 '유해진과 차승원'을 뜻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했다.

 

차승원을 꼭 빼닮은 차수아비를 논두렁에 설치하고 흐뭇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해진은 그저 이 모든 것이 값지고 행복하기만 했다. 마지막 아침을 준비하는 차줌마의 마음은 특별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 가족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기 시작하는 차줌마는 진짜 엄마 같았다.

 

고기와 소시지 등을 좋아하는 막내 주혁을 위해 문어 소시지 볶음을 어묵을 좋아하는 해진을 위해서는 어묵볶음을 준비했다. 만재도에서 처음 만났던 날 먹었던 참치 김치찌개를 여전히 잊지 못하는 호준을 위해서는 고창에서 직접 담근 김치의 마지막 한 포기를 가지고 맛깔스러운 '참치 김치찌개'를 끓였다.

 

코스 요리에 필수인 달걀말이까지 정성스럽게 만든 차줌마는 가족을 위한 완벽한 한 상을 만들어냈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한 상에 펼치고 시작한 고창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그렇게 사랑이 가득한 아침이었다. 대단할 것 없는 소박한 아침상이지만 가족들이 좋아하는 반찬들을 정성을 들여 만든 차줌마의 그 마음이 바로 <삼시세끼>가 지향하는 가치다.

 

대단할 것도 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것들로 하루 세끼를 해먹는 그 행위 자체가 곧 <삼시세끼>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점에서 차줌마의 그 정성어린 아주 특별한 반찬은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가치가 모두 담겨져 있었다. 마지막까지 손오리 부대에 떨어지고 싶지 않아 하는 겨울이의 아련함. 마지막으로 한 여름을 함께 해준 고창 집에 인사를 전하고 발걸음을 옮기는 삼시세끼 가족들은 아련함이 가득했다.

 

가족사진이 걸린 고창 집은 다시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정성을 들인 벼농사의 결과도 얻어야 하고 가족의 모든 것이 담긴 그곳에서 겨울을 맞이하는 <삼시세끼>의 4번째 이야기를 보고 싶다. 차줌마의 정성이 가득 담긴 그 행복한 요리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니 말이다.

 

차줌마의 아주 특별한 반찬이 가득했던 아침상. 그렇게 둘러앉아 식사를 하면서 행복해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1인 가족이 대세가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느낄 수 없는 가족을 되살리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더욱 간절하고 애절하게 다가올 정도였다. 그 모든 것을 담은 아주 특별한 반찬은 곧 사랑이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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