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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미운 우리 새끼-김제동은 정말 그렇게 바빠서 빠졌을까?

by 자이미 2016.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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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총각들과 어머니들의 관찰 카메라 프로그램인 <미운 우리 새끼>가 순항중이다. 이 말도 안 되는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전혀 없는 연예인들의 <나 혼자 산다>를 보는 엄마들의 결혼 강요가 주는 강박증은 씁쓸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김제동은 정규 편성되자마자 하차를 하게 되었다.

 

김제동은 5분짜리;

기묘한 강박증을 일반화시키는 미운우리새끼, 김제동은 정말 그렇게 바빴을까?

 

 

김제동이 <미운우리새끼>에 하차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이 프로그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호한 상황에서 출연은 득으로 다가오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5분 방송으로 툭 쳐내듯 김제동을 내친 이 프로그램은 당혹스럽다.

 

1인 가구 수가 40%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대가족 중심의 대한민국은 급격하게 1인 가족으로 재편되고 있는 중이다. 사회적 변화는 결국 가족의 형태도 바꾸게 되었고, 이런 1인 가족은 점점 확대되어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그저 대한민국의 현실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모든 불행은 타인과의 비교에서부터 시작된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있으면 불행할 일은 별로 없다. 서로 비슷한 상황들에 위안을 받기도 하고 위로를 건네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운우리새끼>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삶은 비슷한 처지의 수많은 이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밖에 없는 비교대상이다. 

 

연예인들 역시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그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물론 일반 직장인들과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수익 구조가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게 만들었지만 말이다. 엄청난 재산을 가진 그들의 혼자 사는 삶은 여유롭기만 하다.  

일반인들과 달리 돈 걱정이 상대적으로 덜한 그들의 삶은 여유롭다. 매일 술로 지내고 클럽을 다니며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노는 그들의 삶은 일면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의 가치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런 자신들의 아들들을 보며 걱정하는 어머니들의 모습들도 어색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일상성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상이기 때문이리라.

 

파일럿에서 등장했던 김제동은 본방송에서 사라졌다. 김제동의 어머니는 패널로 등장했지만 그는 없었다. 그런 그가 하차가 완전하게 결정된 후 나온 것은 단 5분이 끝이었다. 겨우 5분을 내보낼 정도로 김제동의 촬영분이 없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마지막까지 참 서럽고 처량하도록 만든 제작진들의 행동은 한심하다.

 

김제동은 최근 상주에 내려가 사드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하는 발언을 했다. 한동안 침묵하던 김제동이 다시 세상에 나서 외치는 순간 그의 방송 활동은 다시 걸림돌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운우리새끼> 제작진들은 김제동이 너무 바빠 더는 출연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 하차를 한 것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라는 의문이 대중들의 시선이다.

 

과거와 다름없이 바른 말은 방송 출연 정지로 다가온다. 어느 한 세력의 제지가 아닌 알아서 움직이는 시스템이 된 방송에서 이런 상황은 이미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철저하게 권력의 눈치를 살피는 방송의 행태는 그렇게 알아서 스스로 규제하는 형식으로까지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너무 바빠 더는 함께 할 수 없는 출연진이라고는 하지만 2주 동안 촬영된 부분까지 드러내지 못해 김제동의 어머니는 등장하지만 아들 분량은 제거해버리는 것이 과연 정상일까? 이미 찍어든 촬영분만 방송했다고 하지만 본방송이 되는 상황에서도 김제도 어머니를 패널로 세운 것은 그들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갑작스럽게 제어를 당한 것은 아닌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이런 상황 때문일 것이다. 파일럿에만 출연하기로 했던 김제동. 본 방송이 된 상황에서도 그의 어머니를 패널로 앉히고도 방송에는 등장하지 않는 그 상황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부자연스럽기만 하다.

 

어떤 방식의 하차이든 김제동에게는 <미운우리새끼>를 더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큰 감동이나 의미를 찾기 어려운 다 가진 연예인들의 그렇고 그런 삶을 드러내는 행위 자체가 크게 다가오지는 않으니 말이다. 원조격인 <나 혼자 산다>는 있는 그대로의 그들의 모습에 집중한다. 결혼은 선택이지 누군가의 강요는 아니기 때문이다.

 

<미운우리새끼>에서 아들들은 마마보이로 고착화되는 듯한 모습이다. 모든 것을 가 가졌는데 혼자인 아들이 안타까워 좋은 여자와 결혼했으면 하는 엄마의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는 이 방송은 오직 결혼이 모든 것의 전제조건으로 다가온다. 엄마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시각만 강요하는 이 프로그램은 참 답답하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여유로운 솔로들의 삶을 지켜보고 엄마들은 스튜디오에서 서로 자신의 아들들이 더 잘났다고 눈치 싸움을 하는 상황은 기괴하게 다가온다. '다시 쓰는 육아일기'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어머니에 의해 성장한 아들들을 제어하고 자신들의 의지대로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틀 자체가 당혹스럽게 다가올 뿐이다. 캥거루가 새로운 가족 구조의 틀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미운우리새끼>는 이를 더욱 고착화하려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주체가 되어야 할 독립한 아들들을 공개적으로 감시하고 간섭하며 이를 당연한 가치로 치장하기에 여념이 없는 <미운우리새끼>는 그래서 씁쓸하다. 김제동의 하차와 관련해 말들이 많다. 그리고 그 하차의 진실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와 별개로 이 프로그램은 과연 무엇을 위한 방송인지가 더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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