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24. 11:07

먹고자고먹고 쿠닷편-백종원의 요리 힐링과 단순한 먹방 사이에 놓여있다

백종원을 앞세운 <먹고자고먹고-쿠닷편>이 첫 방송되었다. 제목을 보면 시리즈로 제작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보인다. 세계 각지의 유명 장소를 찾아다니며 현지 음식을 요리해 먹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온유와 정채연이라는 아이돌을 데리고 떠난 쿠닷에서 먹방은 힐링이 되었을까?

 

특별할 것 없는 먹방;

유명 휴양지에서 먹방을 통해 그들은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 끝에 있는 쿠닷의 고급 휴양지에서 그저 먹고 작고 또 먹는 휴식을 취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예능이 첫 방송되었다. 백종원이라는 요식업체 사장이자 요리 연구가인 그를 앞세운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는지에 대해서는 첫 방송이 끝났음에도 명확하지는 않다.

 

휴가를 통한 힐링이라는 기본적인 목적이 문제는 아니지만 딱히 특별함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집밥 백선생>의 번외 편을 찍는 듯한 상황이 제작진들이 노린 결과물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펼치던 요리 교실이 이제 아이돌과 함께 외국 휴양지로 장소를 옮긴 것이라고 보여 지고 있으니 말이다.

 

골프 코스 휴양지로도 찾는 이들이 제법 있는 쿠닷으로 떠난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다. 백종원은 요리를 하고 두 아이돌은 열심히 먹기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일정에 쫓기는 생활을 하는 아이돌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휴가를 보내게 하겠다는 그 의지가 이상할 것은 없다.

 

TV에 등장하는 그 어떤 프로그램도 이런 괘를 벗어나지는 않으니 말이다. 핵심은 시청자들을 위한 대리만족이 그럴 듯하게 다가왔느냐가 될 것이다. 유명 휴양지에서 현지 재료를 가지고 당양한 요리를 해주는 백종원과 함께 먹고 자는 휴가는 모두가 꿈꾸는 여행일지도 모른다.

요리를 잘 하는 삼촌과 돈 걱정, 일 걱정도 없이 그저 잘 차려진 요리를 먹는 것이 전부인 <먹고자고먹고>는 모두가 한 번은 해보고 싶은 여행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게 흥미로운 요소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길 수가 있다.

 

분명 흥미로운 요소는 존재한다. 요리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높고 눈높이 요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백종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요리 여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장소가 어디가 되던 그곳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를 가지고 벌이는 요리 과정도 볼거리다.

 

<집밥 백선생>에서 보여주는 요리와는 또 다른 색다름이 이를 즐겨보는 시청자들을 새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먹고자고먹고>는 기본적인 틀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 여정은 다른 장소가 될 것이고, 다른 아이돌 스타나 그 외의 사람들이 먹고 자는 단순한 여행의 동반자가 될 것이다.

 

그 장소의 영역 역시 무한대다. 가고 싶은 곳 어디라도 갈 수 있으니 말이다. tvN의 여행 버라이어티의 형식을 차용하고 백종원을 이용한 요리까지 하나로 연결해 만들어낸 <먹고자고먹고>는 분명 흥미로운 실험이다. 시청률 역시 3%대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시리즈 형식으로 제작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동남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식재료로도 충분히 다양한 음식들을 맛깔스럽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먹방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 프로그램 역시 매력적일 것이다. 요리를 하고 먹는 단순함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먹고자고먹고>는 새로운 대안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 말이다.

 

과하게 음식을 표현하고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는 한다. 일부에서는 전파낭비라는 말까지 할 수 있을 정도다. 특별할 것 없는 현실과 괴리감이 큰 이들의 여유로운 여행은 역설적인 소외감을 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편하게 여행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며 아무 생각 없이 쉰다는 여행의 기본을 생각해본다면 <먹고자고먹고>는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그 장소가 국내 어느 한가한 동네여도 무방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여행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하고 이를 함께 나눠 먹는 행위에 있으니 말이다.

 

백종원을 앞세운 <먹고자고먹고>가 나영석 사단의 여행 버라이어티처럼 하나의 시리즈로 정착이 될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먹방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쿠닷에서 펼쳐지는 신서놀음은 나름의 흥미로운 가치를 획득한 듯하다. 아무런 목적도 목표도 없이 그저 쉰다는 그 단순함이 장점으로 다가오고 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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