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30. 08:04

'경숙이 경숙아버지'가 걸작 드라마인 이유 세가지

겨우 4부작인 이 단막극에 많은 이들이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저 다음 수목드라마을 위한 시간벌기식의 대타임에도 불구하고 만루 홈런을 날려보내면서 '스타탄생'의 극적인 재미마저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미 연극으로 많은 팬들과 호흡을 했었던 이 원작이 드라마화되어 전국의 시청자들과 조우 했습니다. 연극이 주는 재미와는 또다른 드라마적인 재미의 극대화는 시청자들이 호평을 하는 이유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찌든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작지만 의미있는 여유를 던져주었습니다.

1. 추억을 추억하게 하라

이 작품의 배경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직전부터 이후의 근현대사의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에 위치해있습니다. 먹고 사는 것 자체가 문제인 시절에 우리네 삶이 어떠했는지 드라마는 다양한 시청각적인 장치들로 맛깔스럽게 보여주었습니다.

경숙이가 지금도 살아있다면 그녀는 이제 70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렇듯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냈었던 어려운 시절의 한 추억을 끄집어 냄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우리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격동의 시대! 사는것 자체가 목적일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에 대한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감동했던 이유는 현재의 어려움때문이겠지요. 경제가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복고에 대한 추억이 고개를 들 듯, 이런 시대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현재삶의 피곤함을 과거의 추억에서 해소하고자 하는 현상에 기인하는 측면들이 많습니다.

시대를 추억케하는 드라마들은 많지만 '경숙이 경숙아버지'가 다른 시대극들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거대담론에 휩쓸리고 시청률에 목메달아 '막장'으로 치닫는 꼬이고 꼬인 무늬만 시대극인 여타 드라마들과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소한 이 드라마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시선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런 따뜻함이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커다란 원동력이었던 듯 합니다. 

자신만 아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순종해야만 했던 어머니, 그리고 삶의 고달픔으로 학교도 가지 못했던 어린 딸등 그당시의 삶은 현재의 우리에게는 이해하기 힘들고 생각하기 싫었던 과거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이 드라마를 주목하고 사랑한 이유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긍정의 힘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속에, 우리네 삶의 고단함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짐을 느낄 수있도록 했주었기 때문일 듯 합니다. 이 드라마가 던져준 추억은 어려웠지만 유쾌한 추억에 대한 즐거운 회상이었던 듯 합니다.

2. 탁월한 연기

이 드라마에 참여한 배우들의 네임밸류는 최근 드라마에 참여하고 있는 스타들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연기력이 문제가 있을 것이란 우려는 그저 우려일 뿐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최고 스타들의 어눌한 연기력과는 달리 맛깔스러운 연기력으로 그저 한 두명의 스타 마케팅으로 대충만들어내는 드라마와는 격이 다름을 이 드라마는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도드라진 인물은 역시 경숙이 역의 '심은경'이었습니다. 여러 드라마들에서 아역을 맡아왔던 그녀는 이 드라마를 통해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임으로서 대성가능성을 모든 이들에게 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차세대 국민여동생의 징후까지 보여준 심은경의 연기는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어질 듯 합니다.

걸출한 경상도 사투리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어른 배우들 못진 않은 농익은 연기는 이 드라마를 더욱 맛깔스럽게 만드는데 가장 큰 요소였습니다. 짧은 단막극이기에 거대한 이야기전개와 다양한 캐릭터들이 난립하지 않았던 것도 이 드라마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4부작안에 그들의 삶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군더더기들을 모두 걷어낸채 핵심적인 사항에 주목할 수밖에는 없는 법이지요. 그런 핵심적인 사항들을 단순한 이야기전개가 아닌 등장인물들간의 연기조화가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더욱 제목이 던져주듯 경숙이와 경숙아버지와의 반목과 애증관계는 이 드라마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낸 심은경과 정보석의 연기는 말이 필요없는 최고였습니다.

이 결정적 두 인물들과 함께 홍수민, 정성화, 정재순, 정원중, 서재욱, 유연미,조희봉, 안석환, 박건태, 이민호, 채민희등 다양한 조연들의 열연은 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한두명의 스타가 아닌 다수의 연기자가 극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잘 이야기해주었습니다.

3. 검증된 완성도

이미 연극원작으로 많은 팬들의 호평을 받았었기에 작품성 자체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격동의 현대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가족 구성원의  삶을 통해 그들의 반목과 사랑, 이해와 갈등들을 사람냄새 나는 성장 드라마였습니다. 

중장편 드라마들 속에서 작은 소품정도로 만들어진 작품이었지만, 완성도 높은 내용과 연기력이 어우러지면 그 어떤 거대한 프로젝트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있음을 이 드라마가 잘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이야기'임을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마지막 4부에서 보여준 극적인 반전을 이루며 모든 이들의 화합의 장을 만드는 장면은 전형적인 연극적인 요소들이였지요.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결말을 이끌어내는 이 방식이 드라마화되었을때 시청자들은 현실적인 감동보다는 판타지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 듯 합니다.  

여러 이야기로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고 경숙이와 경숙아버지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도록 집중했던 것도 이 드라마의 성공요소일 것입니다.


화려하고 대단한 의미를 던져주는 드라마들과는 달리 특별할 것 없는 우리네 인생을 담담하게 담아낸 이 드라마의 파장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자극적인 내용들과 요소들로 이야기되고만 있는 방송에 담백하고 해학이 넘치는 이 드라마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청량제같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더불어 막장화되어가는 방송들에 '경숙이'와 '경숙아버지'는 경쾌한 장구와 걸쭉한 사투리로 경고해주었습니다. 자극은 자극을 낳을 뿐이라고 말입니다.  


* 드라마 사진자료들은 KBS 홈페이지에서 사용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유익하셨나요? 구독클릭 부탁합니다^^;;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방송연예드라마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