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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삼시세끼 어촌편3 3회-득량도를 천국으로 만드는 에릭의 슬로우 푸드

by 자이미 2016.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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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인간에게 먹는 행위는 중요하다. 인간의 본능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먹는 것이라는 점에서 어느 상황에서나 먹는 행위는 가장 중심에 설 수밖에는 없다. 그런 점에서 <삼시세끼> 핵심은 제목이 이야기를 하듯 먹는 것이다.

 

커지는 에릭의 존재감;

못하는 것이 없는 에릭에게는 사전 준비라는 열정이 숨겨져 있었다

 

 

득량도로 떠난 그들에게 만약 에릭이 없었다면? 참혹했을 수도 있다. 하루 세끼를 직접 해먹는 방송에서 음식을 담당하는 존재는 무척이나 특별하기 때문이다. 차승원이 있고 없고 에 따라 달라지듯, 이서진의 새로운 식구들 역시 에릭의 존재 유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나 피디도 요리를 좋아한다고만 들었지 에릭이 이 정도로 요리를 잘 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사전 미팅을 하면서 요리를 직접 만드는 시연을 하고 시식을 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나 피디는 인복도 대단하다. 에릭의 등장은 풍요로운 득량도를 더욱 풍족하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삼겹살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가불을 선택한 식구들은 일을 하러 가야 했다. 배추를 심는 작업은 서진과 균상이 담당하고 홀로 집으로 돌아온 에릭은 식사 준비를 한다. 이제는 명확하게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김치를 담그는 것은 차줌마를 통해 익숙하게 봐왔지만 이를 에릭이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섬으로 가면 밑반찬이 문제일거 같아 어머니에게 부탁해 직접 김치를 담그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오기 전에도 직접 김치를 담가 봤다는 에릭은 조금 느리지만 능숙한 방법으로 김치를 담그기 시작했다. 배추, 파, 무를 이용한 세 종류의 김치는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득량도에서 담가지기 시작했다.

생각하며 요리하는 특이한 방식을 보여주는 에릭의 그 느릿한 요리는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기계처럼 익숙하게 하는 모습이 아닌 반복적으로 기억을 끄집어내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 에릭의 요리 역시 좀 더 인간적이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김치를 담그며 서진이 그토록 원했던 봉글레 파스타를 준비하는 에릭에게는 거침이 없었다. 해감이 완료된 조개. 얇게 썬 마늘을 먼저 두 개의 식용유를 합해 볶아내고 조개를 푹 익힌 후 삶아 놓은 면을 넣어 만든 에릭표 '득량도 봉글레 파스타'는 완벽한 취향저격이었다.

 

요리 촬영을 못 기다려 예쁘게 담긴 접시가 아닌 가득 담긴 파스타를 먹기에 여념이 없다. 방송보다 식욕에 지배당한 서진이의 모습은 곧 에릭의 존재 가치이기도 하다. 대략 10인분 가까운 분량을 만든 에릭으로 인해 나 피디와 제작진들도 '득량도 봉글레 파스타'에 빠져들 수 있었다.


김치까지 담근 후 떠난 그들은 3주가 지나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비까지 내리는 날씨는 쉽지 않은 섬 생활을 예고했다. 무방비로 비를 맞고 있는 마당을 바라보며 차광막을 치는 것부터 우선적으로 해야 했다. 과거 만재도에서처럼 말이다. 비닐로는 바다 바람을 막을 수는 없었고 방수포로 겨우 막아 놓은 후 그들의 첫 끼는 시작되었다. 

 

에릭의 두 번째 득량도 생활의 시작은 카레였다. 첫 촬영에서 서진이가 말한 카레를 기억하고 있던 에릭은 카레를 만들 준비를 해왔다. 동남아식과 일본식을 합한 에릭표 퓨전 카레는 새로운 요리 세계의 시작이었다. 코코아 밀크와 다크 초콜릿으로 묘한 맛을 만들어낸 에릭표 카레는 모두를 만족시켰다.

 

카레에 고춧잎무침과 오이냉국까지 단시간에 해내는 에릭의 요리 솜씨는 좀 더 빠르고 익숙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첫 날 모두를 놀라게 한 에릭표 요리의 핵심은 잡채 만들기였을 것이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 꺼릴 수밖에 없는 잡채를 득량도에서 한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니 말이다.

생일에나 먹는 게 잡채라는 서진을 위해 호기롭게 시작한 에릭의 잡채 만들기는 잠시 멈춰 생각하는 특유의 방식과 함께 거침없이 이어졌다. 서진이 유일하게 할 수 있다는 '꽁치 고추장찌개'를 위해 꽁치 통조림까지 준비해온 에릭의 준비성은 대단했다. 어쩔 수 없이 못하는 요리에 나선 서진은 멋지게 '꽁치 고추장찌개'를 완성했다. 요리 초보에게는 단순하지만 성취감을 높이게 하는 이런 요리의 맛은 충분히 의미 있게 다가오니 말이다.

 

조개찜을 상상하며 열심히 조개를 채취했던 득량도 삼형제는 음식을 준비하며 키조개 구이로 섬마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직접 잡아 바로 구워먹는 키조개는 서울에서 사먹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으니 말이다. 설마 했던 서진과 균상, 그리고 제작진들의 우려와 달리 잡채를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에릭은 이젠 경이롭기까지 했다.

 

못하는 것이 없는 에릭의 요리는 득량도를 말 그대로 천국으로 바꿔 놓았다. 풍요로운 득량도를 더욱 풍족하게 만드는 에릭의 요리는 <삼시세끼 어촌편3>를 더욱 매력적으로 바꿔놓았다. 초심으로 돌아가 가장 불편하게 있는 그대로의 삶을 지향하던 그들에게 에릭은 그 가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놓고 있으니 말이다.

에릭의 슬로우 푸드는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과정의 느릿함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에릭의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이어지는 사고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는 그 과정의 신성함과 함께 기대까지 품게 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잠시의 여유와 행복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에릭의 요리는 천국 그 자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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