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6. 08:02

밀회와 시크릿 가든-현실과 드라마 그 기묘한 동거, 호접몽인가?

경악스러운 일들이 매일 저녁 뉴스에 쏟아져 나온다. 만약 이런 이야기를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었다면 비현실적인 일이라며 비난을 쏟아냈을 것이다. 세상에 그 어떤 민주주의 국가 체제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되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유라와 길라임;

대통령과 비선실세들은 정말 드라마를 좋아했을까?

 

 

'박근혜 길라임'이 화제다. 이 무슨 기괴한 기호의 조합도 아니고 이게 뭔지 기이하다. 하지만 <시크릿 가든>이 개입되면 너무나 단순하게 풀린다. 창조 경제와 문화 융성을 입에 달고 살았던 박 대통령이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에 대한 애정도 높았나 보다. 개명으로 순실이나 시호를 사용하지 않고 드라마 주인공인 길라임을 선택한 것을 보면 말이다.

 

김희애와 유아인이 출연해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밀회>는 대단했다. 김희애가 극중 했던 "이건 특급 칭찬이야"와 물광 피부는 지속적인 패러디가 되며 더 큰 화제로 이어졌다. 김희애와 유아인이라는 두 걸출한 배우에 집중되었던 이 드라마 2016년이 되어 갑작스럽게 새롭게 주목받았다.

 

2014년 JTBC에서 방송되었던 <밀회>가 2년이 흘러 다시 크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최근 대한민국 근간을 뒤흔든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모두 녹아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극중 등장하는 인물들이 '최순실 일가'의 만행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 대단한 것은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와 최태민이 실명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형편없는 피아노 실력에도 좋은 학교에 입학한 정유라의 행태는 현실 속 최순실 딸의 이대 불법 입학과 판박이다. 출석률이 엉망인 정유라를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은 그저 드라마에서 나오는 허구가 아님을 최순실은 실제로 보여주었다.

극중 등장하는 예술재단 딸이 호스트바 출신의 연하남에게 패션업체를 차려주는 장면 역시 최순실과 고영태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기묘하게 다가온다. 정성주 작가가 무당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 정도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최순실은 다른 무당이 아닌 정성주 작가부터 찾았을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최근 차움 병원이 새로운 논란의 중심지로 떠오르며 <밀회>에서 등장한 차움 병원마저 화제다. 이 드라마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완벽하게 재현한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이 정도면 드라마가 아닌 다큐라고 해도 좋을 정도니 말이다.

 

<밀회>가 가는 듯하니 이제는 <시크릿 가든>이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현빈과 하지원이 출연했던 이 드라마는 2011년 작품이다. 이 드라마 속 하지원이 연기한 인물은 길라임이다. 그런데 2016년 뜬금없이 '박근혜 길라임'이 하나로 뭉쳐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도 나왔던 차움 병원에서 박 대통령이 다니며 썼던 가명이 바로 '길라임'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이들은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하거나 드라마 같은 삶을 열망하며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몰래 병원을 다니며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인 길라임을 가명으로 쓴 박 대통령은 어떤 생각이었을까?

 

자신도 하지원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재벌남인 김주원과 '혼'이 바뀌기도 하는 이 기묘한 상황에 목도되어 큰 가치를 부여했을지도 모른다. '문화 융성'이라는 말도 안 되는 조합의 단어를 앞세워 독재를 일삼은 근간에는 너무나 좋아하는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함께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린 그 어떤 것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 무언가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치료는 주치의만이 할 수 있다. 대통령의 건강은 그만큼 중요하다. 박근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수시로 차움 병원을 통해 주사제를 처방 받아가서 주사를 맞았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비타민제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알 수는 없다.

 

 

보건복지부에서 자료 분석을 통해 향정신성 처방은 없었다고 하지만, 최순실 일가와 향정신성 약품 자료들이 함께 폐기되었다는 사실이 뉴스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밀회>에 등장한 정유라와 최태민, 그리고 차움과 함께 JTBC라는 방송사는 절묘함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영화나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그 모든 것이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배웠다는 범죄자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정작 영화는 실제 범죄 사실을 모티브로 만들어지고는 한다. 현실을 통해 새로운 창작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밀회>와 <시크릿 가든>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기묘한 연결고리는 서글프고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그 기묘한 동거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여전히 촛불을 켜고 국민의 주권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치권은 탐욕에만 집착할 뿐이다. 그들은 여전히 "뭐시 중헌지'도 모른 채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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