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1. 15:32

이휘재 한석규의 이질감과 신대철 전인권의 동질감

2016년 마지막 날 광장과 스튜디오는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는 바람들이 수상 소감에 그대로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희재와 한석규로 극명화한 이질적인 존재들도 있었지만, 노래 하나로 하나 된 신대철과 전인권의 모습도 있었다. 


이질과 동질 사이 하나의 가치;

촛불 10주 촛불 1000만, 2017년 적폐 청산 하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나간다



참 대단하다. 10주 동안 매주 토요일이면 광장에 국민이 나섰다. 작은 촛불 하나에 염원을 담은 우린 그렇게 광장에서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스스로 되묻고 외치는 시간들을 가졌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고, 알리고 싶지 않았던 진짜 민주주의를 우린 광장에서 그렇게 서로에게 배웠다. 


문자로 각인된 교과서가 아닌 삶에서 배운 민주주의를 우린 광장에서 서로 주고 받았다.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우리의 어린 아이들에게 직접 몸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해주었다. 작은 촛불은 그렇게 모여서 거대한 빛이 되었다. 차갑고 어두운 사회를 환하게 밝힌 그 촛불은 그렇게 위대하게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린 아이와 학생들, 그리고 100세와 더욱 가까운 어른까지 광장에는 수많은 연령대가 모였다. 그리고 그들의 직업 역시 제각각이었고, 그들의 삶의 모습 역시 동일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광장에서 처음 봤지만 그들은 오직 하나의 가치로 우리가 되었다. 


12월 31일 저녁에도 국민은 전국 100만이 광장에서 대한민국을 외쳤다. 누군가에 의해 사유화된 대한민국이 아닌 우리 모두의 대한민국의 외치는 그 현장에서 전설적인 두 록커가 무대에 섰다. '시나위' 신대철과 '들국화' 전인권이 '아름다운 강산'을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박사모가 박정희에 의해 금지곡이 되었던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는 신대철은 자발적으로 광장의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광장에서 처절한 애국가로 모두를 감동하게 했던 전인권은 의기투합해 다시 광장에서 만났다. 대한민국 록 음악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이들이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 만으로도 2016년 마지막은 특별했다. 


연말 시상식이 한창인 방송국에서는 두 이질적인 인물들로 후끈했다. 'SBS 연기 대상' 진행을 하던 이휘재는 문제의 발언들을 쏟아내며 분위기를 냉각 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시상식에 나온 성동일이 패딩을 입었다는 이유로 패션을 비하하며 "배우 맞아요"를 외치는 이휘재는 홀로 궁금하고, 혼자 재미있었다. 


시상식에 무엇을 입든 그건 그 사람의 몫이어야 한다. 한때 서울의 고급 호텔에서 기모노는 되지만 한복은 입어서는 안 된다는 문구가 있었다. 그들의 시각에서 한복은 격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이성적인 시각이 가득했다. 이휘재의 시각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시상식이 대체 무엇이기에 양복을 갖춰 입어야 하는 것일까?


이휘재의 뒤틀린 시각은 패션에만 집중되지 않았다. 이준기와 아이유에 대해 서로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식의 주장을 하는 그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조정석과 거미의 관계까지 비꼬는 식의 이휘재의 말들 속에는 사회를 바라보는 뒤틀린 시각만 가득했다. 


"문득 직업란에 제 직업을 쓸 때가 있는데 '연기자'라고 쓰곤 한다. 그때마다 제 직업이 연기자구나 하고 생각한다. 신인 시절, 하얀 도화지가 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자신의 색깔을 마음껏 펼치라는 의미에서다. 검은 도화지가 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한 번 상상해보라. 밤하늘 같은 암흑이 없다면 별은 빛날 수 없을 것이다. 어둠과 빛은 한 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때 제 연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배우는 문화 종사자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엉뚱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이 다르다는 걸 불편함으로 받아들인다면 배려심으로 포용하고 어울릴 수 있겠지만, '위험하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사회, 국가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작가의 의도 때문이다. 그걸 마지막으로 읽어드리고 수상 소감을 마치고 싶다.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시인 고은이 쓴 편지 글 중 말이다. 이 시대 죽어가는 소중한 가치들, 사람스러운 것들에 대한 향수들,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휘재가 엉망으로 망쳐버린 시상식을 상식적으로 되돌려 놓은 것은 대상을 받은 한석규의 수상 소감이었다. 배우라는직업에 대한 고찰을 시작으로 하얀 도화지와 검은 도화지를 언급하며 별이 빛나는 것은 검은 하늘 덕분이라는 말을 건네는 한석규의 가치관은 참 좋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박근혜 정권의 핵심적인 통치 방식이었다는 점은 명확하다. 자신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은 통제하고 억압하는 것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독재적 발상은 그렇게 우리가 반드시 청산해야만 하는 적폐다.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위험하다고 이야기하는 이 한심한 국가에 대한 한석규의 촌철살인은 반가웠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 한석규가 참석하게 된 이유는 그래서 더욱 큰 가치로 다가온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고은 시인의 편지 글을 이야기한 그는 작가의 변을 밝혔다. "이 시대 죽어가는 소중한 가치들, 사람스러운 것들에게 대한 향수들,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요기를 전할 수 있기를..."이라는 작가의 고민은 그래서 더욱 간절함과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광장에 울려 퍼진 '아름다운 강산'은 모두와 함께 불렸다. 독재를 꿈꾸는 그들에게 독재에 의해 금지 당했던 노래를 함께 부르는 2016년 12월 31일 저녁은 그렇게 뜨겁게 타올랐다. 이질적인 농담으로 홀로 즐거웠던 이휘재와 달리, 우리가 지향 할 가치를 묵직하게 던진 한석규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그 모든 것이었다. 이질과 동질이 혼용되는 이 사회 속에서 절대 가치는 결국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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