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5. 08:21

JTBC 뉴스룸-점입가경 박근혜와 1945만원과 편지가 던진 파장과 의미

국가가 아니었다. 민주주의 가치를 완전히 무너트린 박근혜 정권은 결코 정부라고 부를 수 없다. 최순실의 국정 개입이 어떤 식으로 이어져 왔는지 그 내용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분노는 더욱 극대화 시키고 있다. 점입가경 박근혜 정권과 달리, 앵커 브리핑에 등장한 1945만원과 편지가 던진 파장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1945 잊지 말아야 한다;

라스푸틴과 진령군을 잇는 최순실의 나라, 불공정과 편법이 일상이 된 대한민국의 민낯



손석희 앵커는 뉴스를 시작하기 전 이례적으로 열쇠 말로 '점입가경'을 언급했다. 시작부터 의문 투성이었던 박근혜 정권. 국정원 선거 개입 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면 대통령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짐승의 나라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은 정당한 수사마저 마비 시키며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처음부터 잘못된 권력은 그렇게 부패할 수밖에 없었다. 박근혜와 최태민의 길고 긴 인연은 그의 딸인 최순실로 이어졌고, 실제 국가 운영은 박근혜가 아닌 최순실의 것이었다. 오늘 방송된 뉴스를 보면 대통령은 박근혜가 아닌 최순실이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해주고 있다. 


최순실과 정호성이 대화를 나눈 녹음 파일은 경악스럽다. 최순실이 전달한 내용들을 박근혜가 그대로 수석회의 등에서 그대로 발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수준이 아니라, 회의를 주체하는 결정까지 최순실의 몫이었다는 점에서 박근혜는 꼭두각시와 같은 느낌이었다. 


러시아의 라스푸틴과 조선시대 진령군을 잇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최순실의 나라였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자가 정치를 하는 민주주의가 완벽하게 무너졌다. 선출직도 아닌 최순실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자(이 마저도 인정할 수 없는)를 대신한 이번 사건은 결코 쉽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뿌리 채 드러내지 않으면 우린 조만간 최순실을 과거의 사례로 언급하며 또 다른 누군가를 비판해야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박근혜는 삼성을 압박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문제가 다급했던 삼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그룹이라는 자부심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부패한 정경유착에 급급한 재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대통령의 이재용에게 승계 문제를 해결 해주겠다는 말이 나오자 삼성은 최순실 지원에 엄청난 자금을 사용했다. 


우리에게는 엄청난 금액이지만 삼성으로서는 수수료 수준이었을 것이다. 국민연금으로 인해 수천 억의 이득과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구도가 완성되는 대가로 지불한 금액은 그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니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이뤄진 그들의 거래는 철저하게 서로의 이익을 대변할 뿐이었다. 


국민을 위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국가 권력은 사적인 이익을 위해 국민이 준 권력을 남용했다. 재벌은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 부정과 부패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박근혜와 삼성의 거래는 '뇌물죄'일 수밖에는 없다. 명확하게 서로의 이해타산을 목적으로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범죄는 결코 적지 않다. 

 
국민이 아닌 최순실을 위한 정권이 정상일 수는 없었다. 최순실 딸의 초등학교 친구 아버지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벌에게 납품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 그 대가로 최순실은 명품 가방과 돈을 받았다. 그것만이 아닌 다양한 민원들마저 국가가 나서 들어주는 행태는 경악스럽다. 이 정도면 박근혜 정권은 결코 국가라고 부를 수조차 없는 권력 집단이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홍보수석으로 근무하던 시절 최순실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의문 제기 역시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만 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중 핵심 900명에 대해서는 국가 보조금이 전혀 지원되지 않도록 감시까지 해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문화계만이 아닌 교육계에도 블랙리스트는 존재했고, 이를 관리한 것이 바로 우병우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김영란 법을 외치면서 뒤로는 재벌 회장들을 만나 돈을 요구하는 박근혜는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최순실을 위한 거간꾼 정도의 역할 외에는 한 것이 없으니 말이다. 법치국가에서 법이 무의미해진 박 정권의 시대는 무법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진실을 폭로한 노승일 부장은 해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진실을 말한 대가로 말이다.


"일 년이 지난 지금, 막상 이루어진 것은 무엇입니까? 일본의 돈은 들어왔고... 여전히 열 한 분의 할머니들은 명백하게 거부 의사를 표하고 계십니다. 저는...부끄러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때 저를 행동하게 했던 아들은 가끔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면 뭐해요, 바뀌는 게 없는데..." 그 말을 듣는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지난 번 앵커브리핑에서 들었던 마지막 멘트를 기억합니다. "우리의 자존심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우리 자존심은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일본의 돈을 거부하고 계신 할머니들을 위해서라도, 할머니들이 더 힘들어지고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일본의 지진에도 성금을 모아서 보내주었는데 우리의 자존심을 위해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여기에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이 흔쾌히 마음을 내었고, 진정한 광복을 바라는 의미에서 저와 아들, 딸이 조금 더 보태어 1945만원을 만들어 보냅니다"

앵커브리핑은 한 시민이 보낸 돈과 편지를 언급했다. 지난 해 '한일위안부합의'가 이뤄진 후 분노한 시민은 1020만원을 2016년 1월 4일 JTBC에 보내 이를 종자돈으로 할머니들을 도와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방송사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돌려 드린 그 돈이 1년이 지난 2017년 1월 4일 다시 방송사로 배달되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바뀐 것이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질문부터 시작되었다. 열 한 분의 할머니들이 명백하게 거부 의사를 표하고 있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했다. 더욱 서글픈 것은 "우리가 그렇게 하면 뭐해요. 바뀌는 게 없는데..."라는 자조적인 표현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는 없게 된다. 그렇게 무력감이 일반화되고 권력을 잡은 소수는 부패하게 된다. 이 과정이 결국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만들어냈다. 이 시청자는 자괴감을 품기도 했지만, 1년이 지난 후 1945만원으로 의미를 부여한 돈을 다시 보냈다. 


방송사로서는 이 돈을 활용하거나 확대하는 방식의 일을 할 수가 없어 다시 돌려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른 합리적인 곳에서 이를 받아 그 시청자의 마음을 이어간다면 정말 종자돈이 되어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을 만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점입가경 대한민국. 박근혜가 지배한 대한민국은 국가가 아니었다. 이명박에 의해 반토막이 난 대한민국은 박근혜가 그 밑천까지 모두 드러나게 만들었다. 이제 더는 무너질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국민이 붕괴될 수 있는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광장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통해 바로잡기 시작했다. 


1945만원이 던지는 가치는 엄청나다. 이는 단순한 돈의 의미가 아니다. 대한민국 독립 후 단 한 번도 적폐를 청산해보지 못한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다. 친일파와 독재가 여전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대한민국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이 적폐 청산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 국민은 준비가 되었다. 이제 그 역할은 정치를 한다고 모인 국회의 몫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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