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11. 11:18

낭만닥터 김사부 19회-한석규 자기 자신을 깨는 법 아는 남자의 마지막 반격

김사부와 동주의 갈등은 한 번은 마주해야 할 숙명이었다. 벗어날 수 없는 그 상황에서 피해가기 보다 정면을 응시하고 진실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모두가 깨우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스스로를 깨고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을 통해 동주는 성장해가고 있었다. 


자기 자신의 깨는 법;

동주 스스로 깨우치는 과거의 트라우마, 진정한 의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동주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중학생 시절 아버지가 급하게 응급실로 실려갔지만, 수술에서 밀렸다. 뒤늦게 도착한 유력가의 수술로 밀려난 아버지는 그렇게 숨지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중학생 동주는 병원에서 기물을 파손하며 분노했었다. 그런 동주를 구한 것은 바로 부용주였다. 


스스로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복수라는 부용주의 말은 동주가 의사가 되는 이유가 되었다. 자신이 의사가 되지 않는 한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의사가 된 동주는 자연스럽게 의사들의 문화에 젖어 들었고, 승부욕은 그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초심을 잃고 흔들린 그를 다잡게 만든 곳이 바로 돌담병원이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재회한 부용주에 의해 동주는 진짜 의사란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기 시작했다. 그 중요한 순간 동주에게 날아온 수술 기록지는 그를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자신의 아버지를 수술을 지시한 이가 도 원장이 아닌 부용주라는 사실에 분노했다. 


너무나 존경하는 이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한 존재라는 사실은 동주를 참을 수 없게 했다. 그 갈등 속에서 동주는 자신이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 힘겨워했다. 그런 동주에게 변명을 하지 않은 김사부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분노하고 있는 동주에게 진실은 그저 변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사부가 지시를 내리지 않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자신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라는 그는 변명 같은 사실보다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동주 스스로 진실이 무엇인지 깨닫지 않는 한 그 어떤 이야기도 변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김사부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주 아버지가 수술 받던 시절과 유사한 상황 속에서 그들은 최선을 다해 수술을 했다. 하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었다. 의사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환자 보호자들의 입장을 다를 수밖에 없었다.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던 환자의 보호자는 빠르게 수술을 마친 것에 대해 분노했다. 


"살리지도 못할 거 왜 수술을 했나?원래는 괜찮았는데 수술하고 나서 잘못되었다"


수술 순서가 바뀌었다고 분노한 환자 보호자는 왜 중환자실로 가지 못하는 것이냐고 화를 낼 뿐이었다. 최선을 다해 수술을 해도 환자 보호자들은 자신들의 입장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서전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뭐냐며 들려준 김사부의 발언은 동주의 성장을 돕는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입장이 다른 의사와 환자.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중요한 일을 하는 의사의 숙명은 그렇게 힘들 수밖에 없다. 일부 의사들이 의사로서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들을 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면서 그저 돈 버는 직업인이 아닌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의사로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수술을 하는 의사들은 환자나 그 보호자들의 이런 원망과 친해질 수밖에 없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항상 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결과 속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주는 자신의 과거와 다시 마주했다. 병원 기물을 파손해서 입힌 피해액만 14년 전 2억이었다. 그 비용이라면 동주의 집안은 완전히 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중학생인 동주는 소년범도 아니라 법적인 처벌도 받아야 했다. 만약 그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면 동주는 법범자로 평생을 살아야 했을 것이다. 


대리 수술을 꾸미고 그 올가미를 이용해 부용주를 궁지에 몰아넣었던 도 원장. 그에게 반항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진실을 제대로 밝히기 위해 부용주는 당시 부원장이었던 도윤완을 찾았었다. 하지만 도윤완은 부용주를 오히려 협박했다. 대리 수술에 참여했던 7명의 의료진들이 진실을 밝히는 순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협박이었다. 


부용주 자신에 대한 협박이 아님에도 그는 진실을 밝힐 수 없었다. 그 무한 책임감이 작동해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선택한 부용주는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버렸다. 인간에게 이름을 버린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곧 자신의 정체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었던 부용주라는 이름을 버린 후 김사부는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진짜 의사가 될 수 있었다. 의사 부용주가 아니라 환자를 위한 의사가 된 김사부는 그것이 진정한 의사로서의 가치라고 확신했다. '자기 자신을 깨는 법'을 안 김사부는 그렇게 위대한 의사가 되었다. 


과거의 사건에 집착하던 기자는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록 자신이 진실을 밝히는 기사를 작성하지는 못하지만 당시 대리 수술과 관련한 서류들을 김사부에게 전달했다. 시간이 지나 법적인 효력을 가질 수 없는 문건이 되고 말았지만 최소한 도 원장에게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문제의 서류를 가지고 대한민국에서 처음 성공했다는 '인공 심장 대 인공 심장 교체 수술' 축하연에 김사부와 돌담병원 의료진들은 참석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마지막 한 판 승부가 펼쳐지려 한다. 의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낭만닥터 김사부>는 그렇게 우리 시대 의사들에게 묻고 있다. 의사란 무엇입니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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