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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신혼일기 2회-안재현 구혜선 다른 보폭을 맞춰주는 것 그게 결혼이다

by 자이미 2017.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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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인제 산골에 위치한 신혼 집에서 살아가는 구혜선과 안재현의 삶은 연예인들의 삶이라 기보다는 평범한 그 누군가의 평범한 듯한 신혼일기였다. 나영석 사단의 신혼 생활 탐구 생활은 이 둘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청자와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나영석 사단의 탐구 생활;

인제 신혼집에 하얗고 탐스러운 눈이 내리고 그들의 사랑도 자욱을 남겼다



사랑해서 함께 사는 결혼생활이지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집에서 살아가는 것이 쉬울 수는 없다. 수십 년을 각자의 삶을 살았던 둘이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이겨내기에 결혼은 현실이다. 그 현실을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나가느냐는 결국 모든 이들의 고민일 수밖에 없다. 


인제의 그림 같은 집에서 저녁을 먹는 둘의 모습은 참 좋다. 제대로 차려 먹는 재현과 달리, 가장 소박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혜선은 너무 다르다. 결혼 7개월을 넘기며 그들은 서로의 식성과 방식을 이해해가고 있었다. 밥 위에 신김치를 올리고 참기름과 김만 올린 밥그릇 하나에도 둘은 행복하다. 


고양이 세 마리와 강아지 세 마리와 함께 하는 그 삶은 왁자지껄하며 행복하다. 남편 앞에서 방귀 뀌는 것을 좋아하는 혜선과 여전히 화장실을 찾는 재현은 그것마저 다르다. 그럼에도 서로를 이해하는 그들은 부부다. 장작을 가져와 집안의 난로에 불을 지펴야 하는 힘든 시골 삶이지만 그들은 서로를 위해 잠을 양보한다. 


아내가 추울까 새벽에 일어나 불을 지피는 남편과 그런 남편이 좀 더 자기를 바라며 일찍 일어나 일을 시작하는 아내. 그 배려라는 마음이 바로 부부로 연을 맺은 그들이 살아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그 힘이 없다면 결코 결혼 생활은 유지될 수 없음은 명확하다. 


온수가 나오는 시간이 짧은 현실 속에서 남편을 위해 일찍 일어나 세면을 하는 혜선의 배려. 그런 배려해주는 순간이 고맙다는 재현은 천생연분이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부엌에 난로를 피우고, 강아지들의 배변을 위해 문을 열어주고, 집 주변에 있는 잔가지들을 모아 난로 불을 지피는 혜선은 그렇게 남편 재현을 아낀다. 


기괴한 듯한 혜선의 창의 음식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음식에서 장점을 먼저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재현은 혜선 만을 위한 남자라는 것은 명확하다. 그렇지 않다면 비린 냄새 잡지 않은 통 멸치와 된장을 푼 신김치 찜을 맛 있게 먹어주는 재현은 그 모든 것이 사랑이다. 


창의적인 혜선의 요리와 달리, 재현의 요리는 정석이다. 가을 그들이 직접 만든 시래기를 한 달 이상 자연 속에서 숙성시켜 냈다. 그렇게 겨우살이를 시작한 그들은 자신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시래기로 밥을 해먹게 되었다. 정성이 담긴 그 시래기 밥은 창의적이지 않은 전통 방식이다. 그렇게 이들 부부는 달랐다. 


너무나 다정하고 행복한 이들에게도 아직 난재는 있다. 서로의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은 각자 다르다. 예술가 감성이 풍부한 혜선에게는 자신만의 시간이 절실하다. 삶의 동력인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드는 자신만의 시간이 혜선에게는 필요하다. 하지만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생각하는 재현에게는 이런 모든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낯선 환경에서 일상이지만 일상이기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은 피곤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그 피곤함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혜선에게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조용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것이 곧 그에게는 휴식이니 말이다. 그런 휴식의 시간을 눈치 없이 방해하는 남편. 뒤늦게 알고 자학하는 남편과 이를 풀어주려는 부인. 서로에게는 잠시 그리워 할 시간이 필요했다. 


두 시간의 이별은 그들에게 더욱 특별한 감정을 만들어냈다. 가사 분담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다 격해지기도 하는 이들은 부부다.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그들이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발견하게 되는 다름은 그럴 수밖에 없다. 그 서로 다른 것들을 맞춰가고 이해하는 과정은 결과적으로 결혼 생활의 핵심이다. 


눈이 좋아 산에서 살고 싶다던 혜선의 바람처럼 그 인제 산골집에 하얀 손님이 찾아왔다. 그 눈이 너무 고마운 둘은 함께 산책을 나갔다. 가볍게 나선 산책은 서로를 보다 자세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서로 산책을 하는 방식까지 다른 이 부부는 그렇게 조금씩 자신의 보폭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천천히 적은 보폭으로 산책을 즐기는 혜선과 달리, 큰 키에서 나오는 넓은 보폭으로 빠르게 걷는 행위에 집중하는 재현. 서로 다른 보폭이 방치되면 둘은 영원히 달라질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둘은 하나는 조금 빠르게, 다른 하나는 조금 느리게 걸으며 서로의 보폭을 맞춰가고 있었다. 윤동주의 <눈>이라는 시와 너무 잘 어울리는 인제 시골 그들의 <신혼일기>는 사랑 그 자체였다. 


나영석 사단의 장점은 <신혼일기>를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사물을 관찰하는 것에 있어서 나영석 사단은 가장 앞선 존재들임을 <신혼일기>를 통해 다시 증명하고 있는 중이다. 서로 다름에서 오는 충돌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를 얼마나 현명하게 잘 풀어가느냐는 결혼 생활 전체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이들은 너무 현명하게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부부임을 보여주고 있다. 각자 다른 영역을 지키는 고양이들과 내 등을 내줘 다른 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강아지들처럼 서로 다르면서도 어울리는 삶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들은 그렇게 결혼이라는 현실과 환상을 적절하게 배합하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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