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스데롯 극장과 여의도 극장 증오를 부추기는 자들은 누구인가?

증오를 극대화하는 무리들이 있다. 그런 증오가 아니면 자신의 설 자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 간의 증오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자들의 행태는 그래서 잔인하다. 그 잔인한 행동은 정치 공학이라고 외치는 자들도 있다. 이를 통해 부수적인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꾼들에게는 '증오 정치'는 불멸의 힘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재용 부회장 특검 재수사;

스데롯 극장과 닮은 여의도 극장, 증오 정치는 국민을 담보로 만들어진 피의 대관식일 뿐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한 달여 만에 재소환되었다. 이례적이다. 재벌 총수가 구속 영장 청구 기각이 된 후 한 달 만에 재소환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각 후 다시 구속 영장 청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재벌 총수를 재소환하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과 명확한 죄를 증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은 명확하다. 하지만 법원은 특검의 구속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중요한 범죄자인 박근혜를 조사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옹색함 그 자체였다. 검찰과 특검 조사를 거부하는 박근혜를 조사하지 못하면 이 부회장의 죄를 증명할 수 없다는 법원의 주장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최순실은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부회장 수사 역시 충분히 구속 수사할 수 있는 사안이다. 다만 이 부회장이 삼성이라는 사실이 이 모든 것을 막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이 이 부회장을 재소환한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안종범 전 수석의 추가로 확보된 수첩에 적힌 내용은 특검의 이 부회장 소환의 중요한 증거로 다가왔다. 그 안에는 공정위에 대한 압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상목 비서관이 감학현 공정위 부위원장에게 삼성의 천만 주 매각을 오백만 주로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빠르게 진행되지 않자 안 수석이 화를 냈다는 말로 압박을 가한 청와대 최 비서관의 발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청와대가 나서 삼성을 지원해주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청와대와 삼성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이를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증거들이 나온 상황에서 구속 영장이 기각되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밖에 없다. 

정유라에게 사준 수십 억의 명마. 이를 삼성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는 사실은 증언과 증거들로 모두 드러난 사실이다. 삼성이 민간인인 최순실과 그 딸을 위해 이런 엄청난 지원을 할 이유는 단 하나다.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준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정옥근 해군 청장의 STX 뇌물사건이 이재용 부회장과 대통령의 사건은 동일하다. 특검에서도 '정옥근 사건'을 교본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너무 닮은 이 사건에서 정옥근 해군 청장은 징역 4년 형을 받았다. 직접적인 뇌물 지시가 있지는 않았지만 해군 사업에 뛰어들고 싶었던 STX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법원은 '묵시적 암묵적 부정 청탁'이라고 인정했다. 직접적인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상관관계를 보면 묵시적이고 암묵적으로 부정 청탁이 이어졌다고 본 것이다. 대통령이 관여해 최순실을 직접적으로 돕게 한 이 사건은 말 그대로 '묵시적이고 암묵적인 부정 청탁 사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영태 파일을 통해 판을 흔들려는 친박 의원들과 헌재 대통령 대리인단은 2,000개가 넘는 파일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검찰에서 모두 조사한 내용이다. 대부분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담긴 파일들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저 시간끌기일 뿐이다. 

그 파일에는 박근혜와 최순실의 관계가 그동안 조사 내용이 모두 사실임을 증명하는 대화들만 가득할 뿐이다. 그럼에도 고영태 파일을 들고 나선 것은 무조건 시간만 끌면 그만이라는 그들 만의 방식이 존재할 뿐이다.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고영태가 장난처럼 한 말이 전부라는 사실은 씁쓸하다. 

최순실의 미르 재단을 위해 외교부까지 나섰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코리아 에이드' 사업은 철저하게 미르 재단을 위한 것이었음이 청와대의 회의 자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외교부는 미르 재단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TF 회의록을 요약본으로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함일 뿐이었다. 

이수영 전 청와대 행정관은 안종범 수석의 지시로 미르 사무실을 직접 답사했다고 증언했다. 전경련 직원 역시 청와대의 지시로 검찰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하라고 압박했다고 했다. 범죄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른 청와대는 오직 범죄자 박근혜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범죄를 저질러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스데롯 시네마'는 참혹한 증오의 끝이다. 이스라엘의 스데롯 언덕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소파와 의자들을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술과 음식들을 가져와 그들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폭격 장면을 보며 환호했다. 수백 명의 민간인이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죽어나가는 장면을 보며 환호하는 이스라엘 국민들은 정상이 아니다. 

"희생자와 희생자 사이의 싸움"

아모스 오즈가 '스데롯 시네마'를 두고 한 말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과거의 역사와 현재. 그들의 굴곡진 사연들은 수많은 희생자들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희생자들이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를 부추기는 자들은 정치꾼들이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 체계에서 얼마나 많은 표를 얻느냐는 중요한 화두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적극적으로 증오를 앞세워 당선이 되었다. 침묵하고 있던 백인 중산층의 민낯을 드러내게 한 증오스러운 발언들은 그렇게 트럼프를 대통령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 태극기를 앞세워 태극기마저 조롱의 대상으로 만든 수구 세력들의 시위에 앞장서는 새누리당 아는 이제는 자유한국당이 된 그들의 행태는 이런 증오 정치와 다름 아니다.

국민 대다수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하고 있는데 이들은 소수의 수구 세력과 손을 맞잡고 증오를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 드러난 범죄마저도 외면한 채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증오만 부추기는 그들은 정치꾼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자들이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국가의 위기를 즐기는 그들이 정말 국민을 대변하는 정치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스텔롯 극장'과 같은 '여의도 극장'에서는 그렇게 '증오 정치'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자유한국당이라는 기묘한 이름으로 바뀐 새누리당은 도로 친박당이 되었다. 

절대 변할 수 없는 이들의 DNA는 그렇게 옷을 갈아 입는다고 달라질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그런 자들에게 다시 자신들의 권리를 대리하게 한다면 그들은 국민을 볼모 삼아 자신들만을 위한 정치를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국민 수준이 정치판을 만든다고 한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명박근혜 정권을 만든 국민의 선택이다. 이제 국민의 힘으로 이 모든 판을 바꿔야 한다. 국민이 만든 부정한 판을 국민이 직접 뒤엎어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할 의무가 존재하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