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25. 12:45

신혼일기 4회-달랑무 라면과 팥죽에 담은 사랑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강원도 인제 산골에서 살아가는 신혼부부의 삶은 행복하다. 그저 사랑하나 만으로도 행복한 신혼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시청자들 역시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만드는 마력의 힘을 그들은 매회 보여주고 있다. 막연한 기대만 품고 시골로 왔지만 생활은 상상과는 달랐다. 


장갑이 줄어들었어;

아름다움과 공포가 공존하는 시골 생활, 달랑무 라면과 긴 밤 달래줄 정성 담은 팥죽 사랑



시골에서 삶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도시 남자와 시골에서 살고 싶은 도회적인 여자. 그들은 결혼 후 그들은 함께 시골 생활을 시작했다. 방송의 힘을 빌린 실험에 가까운 시골 살기는 그들과 시청자 모두에게 흥미로운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강원도 인제 시골 마을의 가장 끝집. 마당이 넓은 그 집에서 지내는 신혼 부부의 일상은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자연이 선사한 너무 아름다운 풍광과 눈을 좋아하는 혜선에게는 안성마춤인 소복하게 쌓인 눈들. 그저 아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행복한 아내 바보 남편 재현은 그저 즐겁기만 하다. 


시골 생활을 단 한 번도 꿈꿔보지 못했던 도시남 재현은 의외로 잘 적응 중이다. 매일 장작으로 불을 피우고, 제법 차가운 부엌에서 함께 먹을 식사를 준비하는 그 모든 과정이 그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간만에 은행을 가기 위해 100km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눈이 내리는 날 100km의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노동이다. 하지만 아내 바보인 재현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다. 잠에 취한 아내를 마음 편하게 재우며 운전에 여념이 없는 재현. 그런 남편이 고맙고 사랑스러워 은행 업무를 마치고 고기를 사랑하는 재현을 위해 외식을 하는 두 젊은 부부의 일상은 아름답다. 


고기를 정성스럽게 굽고 아내의 무슨 말이든 경청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남자. 그런 남자의 말에 취할 수밖에 없는 여자. 그렇게 길지만 짧았던 외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그들에게 그 낯선 집은 새로운 보금자리였다. 고양이 망고가 부부가 없는 집을 뛰어다니며 엉망으로 만들었지만 그 자체도 그들의 삶 일부일 뿐이니 말이다. 


남편의 무릎에 누워 하루의 피곤함을 달래는 아내. 푹 익힌 알타리 무를 먹기 좋게 잘라 넣고, 국물까지 첨가한 '달랑무 라면'은 아내가 너무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평소 작업을 하는 아내를 위해 준비하는 남편의 특별식은 그렇게 긴 겨울 밤 추운 강원도 산골을 뜨겁게 달궈주었다. 


대단할 것 없는 라면 한 그릇을 먹으며 사랑을 느끼는 둘의 모습은 신혼이기에 가능한 사랑일 수도 있다. 진짜 사랑한다면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그 모든 것이 사랑일 수밖에 없음을 새삼 깨닫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다. 혜선이 그토록 기대했던 5일장 둘의 데이트 역시 행복이었다. 


커플 장갑을 사고, 수면 바지 쇼핑까지 이어진 그들의 장날 데이트는 특별하지 않아 더욱 행복했다. 3천 원의 행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취향 저격 장갑이 주는 행복은 돈이 전할 수 없는 가치다. 물론 너무 사랑스러워 항상 끼던 장갑을 말리다 태워버려 안타까움을 배가 시키기도 하지만 그 역시 그 기억을 되살리고 보다 행복하게 해주는 가치의 연속이었다. 


도시보다 빨리 시작되는 밤. 그렇게 긴 밤을 달래줄 팥죽. 그 팥죽을 만들기 위해 이 부부는 가을 콩을 직접 수확했다. 그렇게 스스로 노동해 얻은 빨간 팥 알갱이들을 모아 두었다 차가운 겨울 아내를 위한 팥죽 만들기는 시작되었다. 팥을 끓이던 첫 물은 버리고 다시 끓이기 시작하는 과정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간단하게 먹을 수 없는 긴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야만 하는 팥죽은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을 닮았다. 언제나 창의적인 요리를 하는 혜선은 남편이 정성스럽게 만든 팥죽의 팥들을 가지고 '단팥빵'을 만들었다. 식빵에 단팥을 넣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간식을 만들어 먹는 이 부부는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행복이었다. 


길고 긴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팥죽. 새알이 없는 상황에서 떡을 잘게 썰어 추가하고, 혜선의 어머니가 준 조청을 넣고 마지막으로 가을에 수확한 호두를 올린 그들 만의 팥죽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간식이었다.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둘 만의 시간은 평생 행복을 전해줄 추억이었다. 


"느리고 불편하지만 한 번 견뎌보고 싶은 것. 팥죽과 눈과 시골살이의 공통점이다"


재현의 내레이션에서 다가오는 그 느림의 미학은 도시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행복이다. 시골을 동경해왔던 혜선은 자신이 알지 못했던 두려움을 경험했다. 외로움과 낯선 두려움이 막연하게 생각했던 시골 생활의 현실을 느끼게 한 순간들이었다. 


시골 삶을 이해하지 못했던 재현은 의외로 그곳 생활이 행복했다. 이러다가 1년이라도 살 것 같다는 재현은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골 삶의 여유에 충분히 만족했다. 서로 다른 그래서 많은 것들을 맞춰가야만 하는 신혼 부부들은 위기를 일찍 경험하기도 한다. 


평생 서로 다른 삶을 살았었던 두 사람이 갑자기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게 된다. 그렇게 하나가 된 둘은 서로 다른 다는 현실과 마주해야만 한다. 이 다름을 이해하고 하나로 맞추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한다는 것은 현명하게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달랑무 라면과 팥죽에 담은 사랑은 더디고 힘들 수도 있지만 그만큼 달콤하고 행복함을 선사한다. 빠르게 움직여 얻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조금 느리지만 서로가 준비한 방향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들은 강원도 인제 시골 집에서 경험하기 시작했다. 


사랑스러운 남편에 살가운 사위이기도 한 안재현. 장인 장모를 만나러 가서 보여준 재현의 모습은 가식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정말 마음이 우러나온 사랑이 아니면 그런 행동들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세상에 이런 남자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특별해 보이는 이 남자. 


아내인 혜선과 함께 <신혼일기>를 찍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핵심은 아내였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그 순간을 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차가운 이미지의 아내가 아닌 따뜻한 아내 혜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재현의 마음은 그래서 더 따뜻하게 다가왔다. 이들 부부의 동화 같은 신혼 생활은 그래서 더욱 특별해 보인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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