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 10:20

JTBC 뉴스룸-엄지 장갑과 문 라이트로 담아낸 정상과 비정상의 길

편견은 진실을 왜곡한다. 비정상이 정상처럼 행동하는 시대는 점점 저물어가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정상과 비정상을 적나라하게 가르는 일이 되었다. 그리고 그 충돌은 결국 언젠가 한 번은 경험해야만 하는 과정이었다. 각자의 소신이 만들어낸 이 과정은 결국 새로운 시대를 위한 진통일 뿐이다. 


태극기 수난의 시대;

엄지 장감과 문 라이트,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진통은 과정일 뿐이다



삼일절 광장은 다시 한 번 뜨거웠다. 친박 단체들은 광화문 광장까지 진출했다. 광장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친박 단체가 광장에 나선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을 것이다.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차벽으로 촛불과 친박을 나눈 현실은 그래서 서글프기도 하다. 


서로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두 집단이 한 공간에서 경찰의 차벽 사이에서 행해지고 있는 모습이 반가울 수는 없다.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자신의 가치를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자유로운 국가라는 반증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광장에 나와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부정 당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행동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친박 단체들의 행동들은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보수의 씨를 말리는 이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보수 세력들은 친박 단체들로 인해 대한민국 보수는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개탄하고 있는 상황은 이들의 왜곡된 일탈이 어떤 의미인지 잘 드러나 있기도 하다. 


엄지 손가락만 하나 있는 장갑을 과거에는 많이 사용했다. 우린 그 장갑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벙어리 장갑'이라고 불렀다.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저 '벙어리 장갑'이라고 써왔기 때문에 그저 습관처럼 우린 그렇게 불렀다. 최근 청년들은 '벙어리 장갑'이 아닌 '엄지 장갑'이라고 부르자는 제안을 하고 나섰다. 


장애를 가진 이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것 자체가 결국 그들을 더욱 소외시키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사용하는 언어만 달리해도 사회는 달라질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정말 그럴 수 있다. 어떤 말을 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인성마저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의 힘은 위대하다.  


광장에서 태극기를 든 이들은 종북을 외친다. 그 지긋지긋한 빨갱이 놀이를 지금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 부당한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앞세우는 것이 바로 '빨갱이 놀이'다. 독재자 박정희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 시키기 위해 '빨갱이'를 앞세웠다. 


북한의 김일성은 자신의 권력을 구축하기 위해 남한을 비난하고, 남한의 박정희는 북한을 비난하는 행태로 두 독재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이어갔다. 그 관리 시스템은 그대로 현재까지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권 당시 노골화된 '종북'이라는 단어는 이명박근혜 정권의 통치 가치로 자리 잡았다. 


박근혜가 그렇게 사랑한다는 김평호 변호사의 말도 안 되는 막말들은 그래서 더 서글프게 다가온다. 김동리 작가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이 상황을 더욱 서럽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괘변을 앞세워 박근혜를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이라는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한심한 자들의 행태는 그래서 서글프다. 


"빨갱이""종북"을 외치는 자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저주하는 자들과 다름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은 과연 무엇을 위함인지 의아하게 한다. 폭력적인 언어가 수없이 쏟아지고 실제 폭력을 행하기 위해 공포심을 배가시키는 그들의 집단 심리는 결과적으로 스스로 몰락을 자초하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세대가 바뀌지 않는 한 시대는 변하기 어렵다.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는 세대들이 저물고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사회의 중추가 되는 시점이 새로운 시대라고 불린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는 결과적으로 이 세대의 변화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기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일절 광장을 가득 채운 두 집단. 촛불과 친박으로 나뉜 그 광장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충돌은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박근혜를 가장 청렴한 대통령이라 외치는 김진태 의원의 행동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박정희가 저격 당해 죽은 직후 그를 미화하는 기사들이 쏟아졌었다고 한다. 


낡은 시계 하나가 박정희의 재산의 전부라는 황당한 기사를 지금 믿는 이들은 없다. 독재가 막을 내렸지만 전두환은 자국민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체육관에서 대통령이 된 자다. 새로운 독재자로 인해 미화는 이어졌고, 이에 맞서 싸운 시민들에 의해 되찾은 대한민국은 이명박근혜 정권 9년으로 인해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문 라이트>에 등장한 "달빛 아래선 모두 블루"라는 대사는 중요하게 다가온다. 다양한 색깔들도 은은한 달빛 아래서 보면 모두 블루로 보인다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편견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 지독한 편견들을 걷어내는 것이 바로 우리의 책무가 되었다. 


적폐를 청산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대한민국은 단 한 번도 적폐를 청산해 본 적이 없다. 친일파도 독재와 쿠테타 권력도 단 한 번도 청산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렇게 쌓인 적폐들은 이명박근혜 정권을 만들어냈다. 잃어버린 9년. 우린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로에 섰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는 지독한 적폐들을 청산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잡았다. 만약 이번에도 적폐 청산에 실패한다면 우린 조만간 다시 이런 혼란과 마주해야만 할 것이다. 적폐 청산 없이 새로운 시대를 만들 수는 없다. '벙어리 장갑'이 '엄지 장갑'으로 변화는 것도 그 잘못을 인지하고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자각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몰락하는 지난 시대의 적폐를 붙잡고 있는 극단적인 집단들의 행동은 처량해 보인다. 낡은 가치관을 붙잡고 있는 그들 역시 스스로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몸부림을 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빨갱이 몰이'를 통해 다시 한번 혼란을 통해 기회를 잡겠다는 그들의 행동은 과거처럼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 그만큼 세상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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