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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시카고 타자기 3회-고경표는 유아인 욕망과 갈등 사이 존재하는 유령이다

by 자이미 2017.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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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기 작가 한세주에게 유령 작가가 존재한다. 슬럼프를 겪고 있던 세주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차량 사고로 자신의 집과 격리된 채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세주는 깨어난 후 이상한 상황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유령작가의 정체;

세주와 설이의 첫 키스, 회중시계에 담겨져 있는 두 사람의 인연 시작되었다



좀처럼 써지지 않는 글로 인해 스트레스가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닫고 있던 세주는 신을 저주하며 차를 몰고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세주는 자신의 차 앞에 등장한 노루를 보고 핸들을 꺾고 그렇게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누구도 쉽게 찾아올 수 없을 것 같은 깊은 산골에 차량 사고를 당한 그의 앞에는 우비를 입고 삽을 든 설이가 등장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기겁한 세주는 그렇게 기절을 했다. 눈을 뜨고 보니 침대에 몸이 묶여 있는 자신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커다란 주사기를 들고 등장한 설이로 인해 기겁한 세주는 자신이 '미저리'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자기 중심적인 사고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작가 한세주는 미저리같은 설이가 두렵기만 했다. 하지만 그녀가 행한 행동이 자신의 오해가 만든 결과였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이 다시 설이가 꾸며 놓은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우려 말이다. 


설이가 등장하고부터 세주는 기묘한 꿈과 마주했다. 1930년대 당시에 살았던 자신을 자주 목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시카고에서 넘어온 타자기 때문이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오해만 쌓였던 세주는 설이의 책 속에서 10년 전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고 모든 것이 오해였음을 알게 된다. 


"이겨내지 못하면 신은 그 능력을 거둬간데요"


설이가 했던 모든 말이 사실임을 그 사진 한 장은 잘 설명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든 오해가 풀린 후 고열에 시달리던 세주는 자신의 집에서 깨어난다. 정신이 흐릿해지는 상황에서 설이가 해준 이 말은 세주에게는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세주가 깨어난 후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자신의 기억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원고가 쓰여져 있다. 그리고 집에서 이상한 소리들이 들린다. 자신의 집필실에 누군가 피우다 만 담배도 존재한다. 나만의 공간이면서도 누군가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는 그 모든 것이 기괴하기만 했다. 


자신이 구상하고 생각했던 글이기는 하지만 좀처럼 자신이 쓴 기억이 없는 새로운 연재 소설 '시카고 타자기'는 그렇게 공전의 히트를 친 대박 작품이 되었다. 모두가 찬사를 보내는 그 소설이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 유령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세주는 인정할 수 없었다. 


인정할 수 없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쓰여진 그 소설의 성공은 세주가 유령 작가와 타협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사용하지 않았다면서도 원고를 요구하는 비서에게 민망한 손가락으로 타협의 손짓을 하는 장면은 갈등의 강한 몸부림이기도 했다.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출판사 사장인 지석을 찾아가 유령 작가를 고용했냐고 묻기도 하지만, 연락만 했을 뿐 모든 것이 세주의 작품이라 한다. 


온통 혼란만 가득한 이 모든 상황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게 한다. 운전을 하다 안개가 가득한 상황이 되자 그는 사고가 일어났던 장소에 가 있었다. 그리고 반짝이는 물건이 그를 불렀다. 그렇게 그 장소에서 세주는 설이가 잃어버렸다는 아버지의 유품인 회중시계를 발견하게 된다.


기묘하게도 자신의 꿈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는 그 곳에서 만난 설이는 회중시계를 자신의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유품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일본 순사들에게 쫓기는 독립군인 설이는 한량과 같은 로맨스 소설가인 자신의 손을 잡고 함께 도망치기 시작했다. 


순사들을 따돌리기 위해 행한 설이의 기습적인 키스에 당황한 세주. 그렇게 그 기묘한 인연은 연장 혹은 확장되듯 세주의 세계를 휘감기 시작했다.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이 기묘한 경험들 속에서 세주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울리는 타자 소리를 듣게 된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유령 작가를 목격한 세주는 작업을 마친 그의 손을 잡고 분노한다. 자신을 당신의 유령 작가인 유진오라고 소개하는 이 남자. 이상하게 낯설지만 익숙한 기묘함 속에 세주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철저하게 관리되던 공간에 낯선 설이가 들어오고, 이제는 유령 작가가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 대신 일을 하고 있다. 

 

유진오는 정말 실존하는 인물일까? 출판사 사장이 언급한 유 작가가 과연 유진오가 맞을까? 유 작가가 지석과 대화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태민 어머니의 돈을 받고 세주를 공격하는 기자와도 함께 있다. 이 정도면 그가 실존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들은 함께 소통하지 않는다. 그저 유진오가 소통하는 듯 대화에 함께 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집 정원에서 마주한 진오는 성냥을 켜고 안개가 가득한 곳에서 세주를 30년대로 이끌었다. 이 과정을 봐도 진오는 세주의 머리 속에서 살고 있는 유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유진오라는 인물은 출판사 사장, 기자, 작가들의 욕망과 갈등 사이에 존재하는 유령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흥미롭다. 사고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은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이야기 구조다. 분명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도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 것은 타협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복잡하고 조금은 난해해 보이는 전개 과정이 쉽게 이야기에 몰입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시카고 타자기>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드라마라는 사실이다. 우리에게도 존재하는 그 욕망의 유령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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