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시카고 타자기 4회-임수정 과거, 유아인의 유령작가 고경표 이제 시작이다

by 자이미 2017. 4. 17.
반응형

진짜 유령 작가가 등장했다. 얼굴 없이 대필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유령 작가'가 아니라 실제 유령인 작가가 등장했다. 시카고에서 건너온 타자기는 말 그대로 그 자체가 유령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장소로 스스로 정해서 찾아가는 타자기는 영혼의 타자기였다. 


영혼을 저당 잡혔다;

진오 앞에서 태워버린 글, 세주는 지독한 함정 속에서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



자신의 집필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글을 쓰는 남자. 그 남자의 멱살을 잡고 누구냐고 따져 묻는 세주에게 그는 "당신의 글을 대신 써주는 유령 작가"라는 말을 한다. 중의적인 표현인 '유령 작가'는 세주에게는 진오가 하는 발언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돈 벌이에만 급급한 황금손의 갈지석 사장이 한세주라는 이름을 앞세워 일을 벌인 것이라 확신했다. 자신이 차사고를 당하고 고립되어 있던 시간. 그 시간 동안 자신이 쓰지도 않은 새로운 소설 '시카고 타자기'가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엄청난 반응은 뜨겁게 타오를 정도였다. 


절대 자신이 쓰지 않은 글. 하지만 타자기로 타이핑된 그 원고는 자신의 집 팩스로 보내졌다. 누구도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그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글을 쓰는 이 남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황당한 남자는 설이 집 앞에서도 함께 한다. 그곳에서 진오는 세주에게 설이를 보자마자 한 눈에 반했다는 고백까지 한다. 


미국에서 입국한 순간부터 설이에게 반했다는 진오는 타자기다. 타자기를 받아 세주의 집까지 배달하는 그 모든 과정은 정밀하게 짜여진 유령 작가의 솜씨였다. 개의 그 행동 역시 다른 영혼이 움직인 것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가까워지게 되는 상황은 유령 작가의 솜씨라기 보다는 더 큰 그림이 숨겨져 있었다. 


세주는 자신도 모르게 안개와 함께 설이 잃어버린 회중시계 앞에 내던져졌다. 그리고 반짝이는 그 무엇이 자신을 이끌었고, 그건 설이가 찾고 있던 아버지의 유품인 회중시계였다. 그 시계를 가져다 주려다 마주친 유령 작가. 신기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왕방울 선녀는 뭔지 모를 기운을 느낀다. 


진오 역시 무속인인 왕방울을 피할 수밖에 없다. 다른 이들에게 보이지 않지만 선녀인 그녀에게는 들킬 수밖에 없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진오는 왜 왕방울의 딸인 마방진에게는 보이는 것일까? 재미있게도 방진 역시 신이 내렸기 때문이다. 완벽한 신내림이 아닌 들락날락하지만 명확한 것은 마방진 역시 엄마와 같이 신이 내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설이 곁에 두 남자가 등장했다. 한 남자는 설이가 10년 전부터 좋아했던 작가 한세주.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세주와는 악연으로 맺어진 또 다른 작가 백태민이다. 두 작가의 사랑을 받는 설이의 삼각관계는 익숙한듯 하지만 보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게 만든다. 


1930년대 함께 했던 설이와 세주. 그 지독한 기억의 굴레에서 조금은 벗어났던 설이는 다시 과거의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자신은 기억도 없지만 왕방울에게 했던 말이 무엇인지 그래서 궁금해진다. 명확한 것은 그 발언은 1930년대 상황을 설명하는 이야기일 가능성만은 높아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과거의 자신을 봤던 설이는 그런 점에서 <시카고 타자기>의 주도적인 인물이다. 한세주가 과거를 보기 시작한 것은 시카고에서 타자기를 본 후 부터다. 그 전까지는 절대 몰랐던 과거의 자신을 본 세주는 그렇게 혼란스럽기만 했다. 꿈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그 기묘함들은 지독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설이에게 회중시계를 돌려주고 자신의 10년 전 기억을 품고 있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첫 만남을 이야기하 던 둘. 그들은 길가에서 기자의 사진에 찍히고 만다. 그렇게 도망을 치는 장면은 세주가 지난 번 봤던 장면이다. 너무나 정교하게 들어맞는 이 장면. 떨어트린 회중시계를 줍는 장면까지 꼭 닮은 이 모든 것이 놀랍기보다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세주가 고통스럽게 내뱉는 말들이 설이에게는 설레는 말들이었다. 마치 인터넷 소설 속 그렇고 그런 통속적인 사랑 놀이처럼 말이다. 그렇게 멈춰있던 회중시계는 다시 돌기 시작했다. 설이가 세주로 인해 심장이 마구 뛰듯 그렇게 회중시계도 가시 돌기 시작했다. 이는 무척이나 특별한 의미를 품고 있다. 회중시계는 단순한 시계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유진오라는 인물은 세주의 작업실에 걸린 작가 '유진 오닐'의 이름을 급조해낸 이름이었다. 마치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카이저 소제처럼 말이다. 세주가 자신의 책상에 진오를 묶어 놨지만 어느 사이 사라져 있다. 그렇게 진오는 세주에게만 보이는 특별한 유령 그 자체였다. 


흥미로운 것은 진오를 태민의 아버지이자 유명한 작가인 백태주가 알아봤다는 것이다. 세주의 작업실에서 그가 쓴 소설 '인연'과 태민의 소설 '인연'을 비교해보다 넘어진 순간 태주가 그곳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책상 밑에 있던 진오를 발견하고는 놀랐다. 


두 개의 가설이 가능하다. 유령 작가이야기와 정신적인 문제를 모두 걱정하던 태주로서는 두 가지를 모두 상정해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태주도 성공한 유명 작가다. 그런 점에서 영혼의 타자기인 진오가 그에게도 갔을 가능성이 높다. 가장 힘든 순간 태주에게 도움을 준 인물이 바로 그 타자기였을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책상 밑에 떨어져 있던 약병들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세주라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태주 역시 이와 관련해 명확하게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호하다. 만약 자신도 경험해보지 못한 유령 작가라면 명확하게 인칭대명사를 동원해 그를 지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백태민을 세상에 알린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인연'은 사실 세주가 쓴 소설이었다. 자신의 소설을 태민에게 빼앗긴 세주. 그렇게 태민의 가족과 멀어진 세주의 과거사는 그의 지독하고 힘겨운 트라우마의 시작이자 풀어낼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태민의 유령 작가였던 세주. 그런 그가 또 다른 유령인 작가와 마주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영혼의 타자기가 써준 그을 태워버린 세주. 그 강렬함으로 초반 이야기는 끝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시카고 타자기>는 매력적이다. 작가의 정신세계를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복잡할 수밖에 없지만, 그 쉽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대중성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분명 <시카고 타자기>는 매혹적인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