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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시카고 타자기 5회-고경표 유아인의 진짜 유령작가의 커밍아웃 의미

by 자이미 2017.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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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유령 작가가 등장했다. 그저 작가의 그림자일 뿐인 무명 작가가 아닌 실제 유령인 작가가 한세주 작가를 찾았다. 신기를 받은 세주는 그것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없었다. 난생 처음 찾아온 신을 받고 당황하는 세주는 그 지독한 고통의 끝에서 진짜 유령 작가와 마주했다. 


유령 작가와 마주한 세주;
과거를 다시 보기 시작한 설이와 악마의 속삭임에 혼란스러운 세주


유령인 진오는 세상 모든 곳을 떠돌며 많은 이들을 찾아다닌다. 그렇게 그들에게 신비로운 영감을 던져주는 유령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던 것일까? 그건 이미 답이 나왔다. 1930년 조선에서 만들어졌다는 타자기가 답이기 때문이다. 시카고에 살고 있던 카페 주인이 어렵게 구한 그 시카고 타자기가 곧 답이었다. 



자신을 찾은 유령 작가와 마주한 세주는 분노했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진오라는 자가 두렵게 다가올 정도다. 세주에게 너도 유령 작가였냐는 질문은 정답이 아니었다. 유령 작가가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빼앗겼을 뿐이니 말이다. 백태민의 데뷔작이자 걸작으로 평가 받는 '인연'은 세주의 작품이었다. 

세주가 쓴 '인연'을 읽은 태민은 한 눈에 매료되었다. 자신은 가지지 못한 천재적 재능을 세주가 가지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주와 태민의 운명은 갈렸다. 가족 같았던 백도하 가족과도 끝이었다. 자신의 소설을 태민은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도하는 세주가 아닌 자신의 아들인 태민의 손을 들어주었다. 

태민에게는 재능이 없다. 유명한 작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재능까지 물려받지는 못했다. 한순간 욕망에 사로잡힌 태민은 친형제 같았던 세주의 재능을 빼앗았다. 그렇게 문단이 주목하는 스타 작가가 되었지만, 자신의 것이 아닌 작품으로 진정한 작가가 될 수는 없었다. 

갈등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악연 역시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렇게 각자의 삶을 살던 그들은 어느 순간 다시 근본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세주는 갑작스럽게 글이 막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생 체험을 하듯 기묘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사람을 죽였다고. 죽여서는 안 되는 사람을 죽였다고"

설이가 10살 때 했다는 말이다. 설이의 운명을 뒤바꾼 이 발언은 그녀의 전생이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설이가 단발적으로 깨어나는 기억들은 그녀를 괴롭혔다. 먼저 과거의 기억을 깨웠던 설이는 그렇게 운명처럼 세주를 만났다. 그들의 만남은 그저 우연이 아닌 1930년대부터 이어져 온 질긴 운명이었다. 

시카고에 있던 타자기가 세주의 집으로 향한 것 역시 그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그 지독한 운명과 다시 맞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1930년대 설이가 죽여서는 안 되는 사람을 죽인 이후부터다. 사람이 죽으면 건넌다는 망각의 강. 

그 강을 건널 때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기억의 찌꺼기가 남겨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설이는 그 기억들을 모두 털어내지 못하고 기억의 찌꺼기를 쥐어 잡고 태어났다. 유령 작가 진오가 새로운 연재 소설 '시카고 타자기'를 꼭 끝내고 싶다는 의미 역시 흥미롭다. 



30년대 설이를 좋아했던 진오. 그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기 시작했다.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세주 역시 그녀를 짝사랑했다. 그 사랑은 결국 그들의 운명을 흔들기 시작했다. 독립운동가였던 그녀의 총탄은 과연 누구를 향한 것이었을까? 세주를 향했다면 못다한 사랑으로 다가올 것이다. 진오였다면 더욱 잔인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과거나 현재나 그들의 사랑을 위해 존재하는 인물로 남겨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글을 쓸 수 없다면 유령이나 같다"

일제 강점기 블랙리스트로 천재 작가는 삼류 소설로 연명했다. 그렇게 자유가 찾아오면 평생 쓰고 싶은 글만 쓰고 살고 싶다던 그는 정말 평생 글만 쓰는 전업 작가가 되었다. 성공도 했다. 그런 큰 성공을 한 세주는 정점에서 흔들렸다. 정말 글을 쓸 수 없게 되자 유령이 등장했다. 

기자회견까지 하며 유령 작가의 정체를 드러냈다. 하지만 그건 세주의 생각일 뿐이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작가는 자신 혼자였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진짜 유령이자 작가인 진오의 등장은 그래서 흥미롭다. 스스로 자신 안에만 존재하는 유령 작가와 마주하게 된 세주의 변화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닌 유령 작가의 손에 재능도 그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한 세주는 자기 안의 유령과 손을 잡는다. 그 유령이 세주를 찾아와 '시카고 타자기'를 완성하려는 것은 결국 전생에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설이가 죽인 인물은 유령 작가인 진오일 가능성이 높다. 



못다 이룬 운명을 매듭짓기 위한 선택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 번도 풀어 내보면 유령으로 남은 진오가 아닌 세주가 죽은 존재일 수도 있다. 안타까운 운명. 그 운명을 바로잡기 위해 진오는 떠도는 유령이 되었고, 그렇게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엇갈린 두 운명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 다시 그들을 찾아왔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미안하다 그리고...사랑한다가 아니라 저거 하자라는 세주는 설이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데이트를 즐겼다. 그렇게 설이에게 행복한 기억을 남기고 기자회견을 가진 세주. 과거와 현재가 기묘하게 닮아 있는 그들의 운명을 생각해보면 그 기자회견 이후가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세태 풍자인 블랙리스트와 "이러려고...되었나"라는 대사들과 배우들의 전작들을 드러내게 하는 재미들도 함께 하는 전수완 작가의 진가는 이제 시작되려 한다. 복잡한 과정을 통해 그들이 향하고 있는 지향점은 그렇게 스스로 자신과 싸우는 수많은 이들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유령 작가 진오가 세주 앞에 자신의 정체를 모두 드러냈다. 유령이나 다름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세주는 그렇게 진짜 유령과 함께 1903년대부터 현재까지 풀어내지 못한 사랑을 완성시키려 한다. '카르페디엠'이란 술집과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세 청춘들. 그들은 여전히 친일의 역사가 잔인하게 드리워진 현실 속을 거닐고 있다. 그렇게 마주한 이들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과거 못다 한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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