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27. 09:48

추리의 여왕 7회-최강희 권상우 지리한 추리극, 지루함은 시청자들의 몫

설옥의 시누이 가상 납치 사건을 추격하는 과정은 몰입도를 높이지 못했다. 설옥이 절실하게 필요한 완승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받아줘야 하는 상황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극의 재미는 많이 떨어졌다. 시누이가 납치될 것이라는 추측성 추리는 무리수를 던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루해지는 추리극;
자기 세상에 빠진 설옥과 억지스럽게 하나가 되는 듯한 완승, 보다 매력적인 케미가 필요하다


시누이가 납치될 것이라는 주장은 당혹스럽다. 어떻게 될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홀로 납치될 것이라 주장하는 과정은 설득력이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설옥의 행태는 강박증에 걸린 환자처럼 조급하고 집착만 강했다. 너무 강한 몰입은 그래서 역설적으로 몰입을 방해했다. 



완승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설옥의 편을 들며 그녀의 곁에 있었던 이유는 장도장을 제대로 잡아 넣기 위한 선택이었다. 어떻게든 장도장을 풀어주려는 세력과 그를 붙잡아 두려는 완승. 이를 위해서는 설옥의 증언이 필요하다. 시장 보관함 사건에서 장도장은 설옥을 윽박질렀기 때문이다. 

이를 빌미로 도장을 교도소에 가둬버리려는 완승에게는 설옥이 절실하다. 설옥이 자신의 편에 서서 증언만 해준다면 장도장은 계속 교도소에 가둬 둘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으니 말이다. 장도장을 둘러싼 복잡한 상황은 완승의 아버지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앤정'의 대표가 완승의 아버지이고 동업자의 딸인 정지원과 결혼을 시키려 한다. 그렇게 사업적인 완성을 꿈꾸는 아버지와 달리, 완승이 원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완승은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현재까지 붙잡고 있는 과거의 기억이 장도장과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장도장과 문제가 없었다면 완승이 그렇게 그에게 집착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기억 속에 여전히 박제되어 있는 그녀의 죽음 혹은 다른 기억들 속에 뭔가가 존재한다. 완승이 경찰이 된 이유는 그녀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범인을 잡는 것만이 인생의 목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설옥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린 시절 부모의 죽음.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경찰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을 돕다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 설옥은 그렇게 경찰을 준비하며 탐정 역할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부모의 죽음을 캐고 싶은 설옥에게는 간절함이 있다. 

서로 필요에 의해 만난 두 사람이 연인이 될 가능성은 적다. 유부녀와 거대 로펌의 상속자가 뜬금없이 사랑을 하게 되는 전개는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심한 검사라고는 하지만 설옥과 사이가 좋은 남편과 이혼할 이유 역시 찾기는 어려우니 말이다. 

남녀 주인공의 러브 라인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에서 반갑기는 하지만 그만큼 사건과 추리에 집중되어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들 자체가 변형된 러브라인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함정이다. 둘 사이에 색다른 케미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이를 만족스럽게 해줄 촘촘한 이야기의 힘은 없다.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과거의 사건들을 품어 드라마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 자체가 낯설지는 않다. 



가정 폭력에 의해 살인사건에 이어 설옥의 시누이인 김호순의 납치 사건 역시 실제 있었던 사건을 그대로 차용한 내용이다. 간호사가 미국 이민을 가자는 남자친구의 말에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사라진 사건. 하지만 이 사건에는 유사하게 당한 많은 여성들이 있었다. 그렇게 시체 없는 살인 사건이 되었던 실제 사건을 그대로 차용하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그 과정이 형편없다.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아가씨인 호순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학력에 대한 역차별을 하는 내용도 그리 반가울 수는 없다. 고학력 시대가 낳은 폐단은 많다. 박사라고 뭐든지 잘 할 수 있다는 것도 편견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굳이 고졸인 설옥이 박사인 호순을 그렇게 비난하는 내용을 담을 이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편견이 만든 너무 강한 주장은 역설을 만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범죄 방송 마니아인 설옥은 그 수많은 내용들로 인해 시누이가 납치될 것이라 확신했다. 물론 결과적으로 설옥의 모든 것이 옳았지만 그 과정이 일상적일 수는 없다. 납치를 당하지도 않은 여성을 추적하며 납치를 막으려는 시도라는 것 자체가 모호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건화되지 않은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은 그래서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설옥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부산스러움은 오히려 답답함을 유발한다. 강박증에 걸린 히스테릭한 존재로 각인되기 시작하는 설옥은 그리 매력적일 수 없으니 말이다. 



추리극은 정교함이 생명이다. 얼마나 정교한 이야기가 존재하느냐에 따라 몰입도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추리의 여왕>은 그런 몰입도를 높이는 드라마는 아닌 듯하다. 수목드라마 전체가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두기 어렵다. 

사건은 존재하지만 매력적일 수 없는 사건들의 연속. 동네 아줌마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합리적인 방식을 통해 보다 큰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몰입을 방해하는 장르 드라마가 아쉽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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