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5. 12:39

JTBC 뉴스룸-나선형 길에선 우리 보이는게 한심해도 투표는 바로하자

대선 사전투표 첫날 11.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총선의 기록을 넘어선 이 기록은 5일 사전투표가 끝나면 20%를 넘길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이번 대선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의미다. 최소한 80% 이상의 투표율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뒤통수가 부끄럽다;

우리 한심해도 투표는 바로 하자, 짐승의 시대는 가고 이제 인간의 시대를 되찾을 시기



사전투표 첫날 폭발적인 호응이 이어졌다. 11%가 넘는 투표율은 지난 총선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제는 투표에 적극적인 국민이 되었다. 이명박근혜 정권과 비슷한 권력이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는 확신이 만든 자각일 수도 있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바른정당 의원 12명이 집단 탈당을 했다. 그렇게 그들이 향한 곳은 자신들이 비난을 하고 나온 자유한국당이다. 스스로 도로 친박당이 된 그들에게 향한 그들의 행동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황당한 행동은 총선을 위한 선택 외에는 없다. 


전형적인 철새들의 이탈로 인해 바른정당의 당성은 더욱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실제 이탈자가 나온 이후 바른정당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당원 가입도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후원금도 늘었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는 있지만 대한민국에 보수에 대한 기준점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반가운 변화다. 


수구는 가고 진정한 보수가 올 수 있다면 철새 12마리의 이탈은 어쩌면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자들이 떠난 후 바른정당의 가치는 더욱 선명해졌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 유승민 후보 딸인 유담에 대한 성희롱 논란까지 벌어졌다. 


이번에도 전화위복이 되었다. 이 사건은 공분을 샀고, 모두의 분노는 논란이 된지 하루도 안 되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 문제에 대해 많은 담론들이 짧은 시간이지만 나왔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바른정당은 이일을 계기로 여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역시 이 문제를 중요하게 언급했다는 점에서도 전화위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뒤통수가 뒤숭숭했다…"


황석영 작가의 1987년 직선제 대선투표 소감은 이러했습니다. 6월 항쟁으로 인해 약 17년 만에 되찾아온 투표용지…왠지 모르게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투표함에 기표용지를 정말로 넣어도 되는 것인지, 마음대로 투표해도 뒤탈은 없을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그날은 마음속 담아둔 생각 하나를 끄집어내는데도 뒤통수를 살펴야 했던 세상.시민의 손으로 시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것조차 이토록 두려웠던 그 시기를 지나서 유권자의 권리는 이제 숨 쉬듯 자연스러운 삶의 한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세상이 나선형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면, 우리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지만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정치 철학이 아닌 선거 공학이 난무하는 선거판…. 


현실 정치의 어두운 면을 모두 담아냈다던 영화 <특별시민>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처럼…이렇듯 정치가 까만 어둠이라면 그 어둠이 끝내 이길 수 없는 빛은 어디 쯤에서 오고 있는 것인가. 


저희 JTBC는 작년 4월에 총선을 앞두고 이런 선거 구호를 만들었습니다. "보이는 게 한심해도 투표는 바로 하자"그렇습니다. 


빛은 시민들로부터 오는 것이고 우리의 길지 않은 공화국의 역사 속에서도 시민들이 만들어낸 빛은 어둠을 이겨냈고 그것을 우리는 지난 겨울에도 경험했으며 결국 우리의 공화국 앞에 민주라는 단어를 당당하게 붙이게 됐습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이 선거 구호는 사전 투표 첫날인 오늘, 또다시 유효할 것 같아 보이는군요. 


87년 그날 어색했던 투표소의 풍경처럼 뒤통수가 뒤숭숭하지 않으려면, 그리고 오히려 '낡은 정치'의 뒤통수를 뒤숭숭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면….오늘(4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은 사전선거를 위한 한 마디였다. 황석영 작가의 "뒤통수가 뒤숭숭했다"는 발언은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선거를 하면서도 이게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두려움 말이다. 대통령 직선제 시대가 열리고 직접 투표를 하는 과정에서 독재의 흔적을 세포마저 기억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는 두려움일 수도 있었다. 


독재자가 두려워 투표 마저도 숨죽인 채 해야만 했던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그 그림자는 여전히 한쪽에 남겨져 있을 뿐이다. 그런 그림자 역시 이제는 조금씩 사라져갈 수밖에 없음을 우린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이번 대선이 될 수밖에는 없다. 


직선이 아닌 나선형의 발전을 언급한 것은 주효했다. 나선형은 마치 자신이 걸은 길을 다시 걷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같은 길이 아닌 비슷하지만 발전된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발전이다. 우리는 미처 몰랐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조금씩 발전해가고 있으니 말이다. 


"보이는게 한심해도 투표는 바로 하자"라는 선거 구호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 한심한 현실 속에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바른 투표만이 결국 어둠을 이겨내는 빛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어둠은 절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은 그저 하는 말이 아닌 필연적 결과일 뿐이다. 


독재자의 그늘 속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이 두려웠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낡은 정치'의 뒤통수를 뒤숭숭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면 제대로 투표 하자는 앵커브리핑의 발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정말 나와 너, 우리를 위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투표해 나라를 바꿔야 한다. 그것 외에는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말이다. 잘못된 투표가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과거가 아닌 지난 9년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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