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17. 07:07

씨와 문빠 그리고 개떼-한경오 프레임 전쟁 그리고 유시민 진보 어용 지식인 선언

대통령 부인에 대한 호칭 논란으로 시작해 문빠와 개떼가 언급되며 사과문이 연이어 등장하기 시작했다. 소위 진보 언론이라 칭하던 곳들에서 터져 나온 이 논란들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시대의 언론에 대한 지평을 쓰게 만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역설적으로 진보 언론이라는 곳에서 터지는 이 발언들은 당혹스럽다. 


진보 어용 지식인;

조중동 살리는 한경오 프레임 논란, 달라진 광장 이해 못하는 언론의 한계



진보를 잡는 것은 진보다. 노무현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언론은 수구 언론보다 진보라고 불리던 언론들이 더 심했다. 이 정도까지 비판해도 되나 싶은 지점까지 비판을 한 그들의 모습은 그럴 수 있다. 언론이라면 어느 정부가 들어서던 비판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많은 것들이 바뀌기 시작했다. 모두가 환호를 내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 언론에서 터져 나온 논란들은 그동안 묵혀왔던 분노의 폭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지독할 정도의 비판. 수구 언론보다 더했던 진보 언론에 의해 망신창이가 되었던 그들은 이제 문재인 정부에도 비슷한 모양새를 취하는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을 어떻게 호칭 할 것인가는 모두가 다를 수 있다. 영부인이라는 호칭을 공식적으로 쓰기도 했지만 문 정부는 여사로 불러달라고 했다. 제왕적 발상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예우를 갖춘 호칭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마이뉴스 모 기자는 '씨'라는 호칭으로 논란을 촉발시켰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 기자는 편집 방침이라 모든 대통령 부인들에게 '영부인'이나 '여사'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씨'라는 호칭으로 통일했다고 반박했다. 과도한 호칭 역시 잘못이라는 점에서 이런 논조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과 달리 최근까지도 '여사'라는 단어를 기사에 써왔다는 사실이 모두 드러났다. 


호칭이 무슨 큰 문제이겠는가? 다만 그 호칭을 사용하며 보인 태도에 대한 논란이 분노를 이끌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해명글에 담긴 상대를 가르치려는 듯한 태도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센 논란을 만들었다. 이 논란을 더욱 거칠게 만든 것은 한겨레신문 기자의 문빠 발언이다. 


한겨레21 편집장이었던 기자의 글은 분노를 극대화했다. 상대를 문빠라 특정 지어 그들과 전쟁을 선포한다는 그의 발언은 경악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술을 마시고 쓴 글이라가 사과를 했지만, 이내 또 다시 조롱글을 올린 것이 캡쳐되며 논란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오늘 기자는 한겨레 기자를 옹호하기 위해 글을 올리며 '문빠를 개떼'라 지칭했다. 파시즘적 언론 탄압이 아니고 뭐냐는 식의 주장까지 더해지며 문빠는 개떼가 되고, 그렇게 몰려 다니며 자신들에 반하는 언론사를 물어 뜯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선거 과정에서도, 그 전에도 친노와 친문 세력이라는 프레임은 지독할 정도로 그들을 괴롭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당하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그게 이상할 것도 아니다. 믿었던 같은 편에게서 배신을 당한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그들이 다시 하나가 되고 당 대표와 대선 후보가 되어 만나고 참 기묘한 일들이 아닐 수 없다. 


정치란 원래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같은 당이지만 성향이 다른 그들의 행태 속에서 언제나 결과만이 모든 평가의 기준이 된다는 것은 정당 정치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에서 친문 세력들이 존재하고 패권주의에 싸여 있다는 주장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친노 패권주의가 과연 어디에 있었나? 근거도 없는 비난은 그렇게 친문과 친박이 같다는 식의 비난은 누가 만들었는지 고민해보면 쉽다.


말 그대로 노무현과 문재인을 지렛대로 사용해 정치적 입지를 만들려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선거 전에도 과정에서도 결과가 나온 지금까지도 그 지독한 굴레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고졸 대통령이라고 욕하던 수구 세력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같은 편이라 생각했던 정당도 언론도 노무현에 대한 비하는 끊임없이 이어졌었다. 그 분노를 품고 살아야 했던 수많은 이들이 이번에 터졌다고 본다. 


단순히 '여사'를 '씨'라고 호칭 한 것 만을 가지고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교조적인 그들의 행태에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분노는 과거와 달리 터져 나왔다. 시대는 바뀌었다. 언론의 도움을 받지 않고 대통령이 된 이 상황은 광장의 촛불이 만든 결과물이었다.


정의당 선대위원장의 흑마술 저주 발언까지 나오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다시 한 번 그 지독한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일들이었다. 다시는 잃을 수 없다는 그 분노가 그렇게 '씨'라는 호칭과 문빠와 개떼들에 대한 조롱과 멸시와 맞서 싸우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진보 언론은 노무현 정부를 비판한 이유를 언론 탄압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집권 초기부터 비판적이기만 했던 그들이 과연 그렇게 말 할 수 있을까? 조중동이 보였던 노무현 정부에 대한 조롱과 비하, 같은 편이라 생각했던 진보 언론의 비판. 그 상황에서 받은 큰 상처는 결국 모두에게 건널 수 없는 간극으로 남겨져 버린 듯도 하다. 


"이번 대선이 끝나고 난 뒤 제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다. 저는 공무원 될 생각이 없다.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려 한다"


"무릇 지식인이나 언론인은 권력과 거리를 둬야 하고 권력에 대해 비판적이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대선에서 이기더라도) 모두 다 그대로 있고 대통령만 바뀌는 것이다. 대통령은 권력자가 맞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대통령보다 더 오래 살아남고, 바꿀 수도 없고, 더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기득권 권력들이 사방에 포진하고 연합해 괴롭힐 것이다. 아마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지금의) 야권 정당들이 서로 손잡고 연정을 하지 않겠나. 제가 정의당 평당원이기는 하지만, 범진보 정부의 어용 지식인이 되려 한다"


지난 5월 5일 방송된 '파파이스'에서 자신은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그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공무원이 될 일은 없지만 과거처럼 다시 무자비한 공격을 받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시민 작가가 언급했던 분노와 울분은 여전히 강하게 자리 잡아 있다. 그리고 스스로 '진보 어용 지식인'을 자처한 그의 선언이 반갑다. 봉하마을에서도 그는 동일한 발언을 했다. 어용 시민이 되겠다는 이들에게 당당한 주권자로서 살아달라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은 결국 과거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확신 때문이다. 


이번 진보 언론들과의 대치는 결국 유시민 작가의 '진보 어용 지식인' 발언에 힘을 싣게 한다. 객관적 사실을 가지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지만 무조건적인 비판에 맞서 싸우겠다는 유 작가의 염려는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시작되는 듯해서 씁쓸하다. 


광장은 대통령을 선택했다. 하지만 대통령 하나만 바뀌었을 뿐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다. 언론도 재벌도 국회의원들도 모두 그대로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문재인 정부도 아닌 문재인 자체에 대한 비하와 조롱을 품은 이 발언들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대치 점을 구축하고 말았다. 


언론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과거와 같은 절대적인 가치를 가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왕따의 정치학'을 쓴 조기숙 교수의 진단과 비관적인 예고처럼 다시 시작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행태는 과거 노무현 정부와 달리, 바뀐 시대 새로운 형식의 집단 지성이 터져 나오며 다른 양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 기반의 수많은 소통이 가능한 시대. 새로운 인류는 등장했고, 그들은 세상을 바꾸었다. 광장에 촛불을 켠 수많은 이들은 그렇게 자신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직접 선거를 통해 경험했다. 그 소중한 가치는 과거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로운 시대는 시작되고 있다. 과거와 다른 반응, 그리고 대립과 갈등 구도 속에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알 수는 없지만, 수많은 유시민과 조기숙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 만은 명확해 보인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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