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3. 10:27

시카고 타자기 15회-슬프고 잔혹한 최후 선택한 유아인, 그의 진가를 확인했다

한 사람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스스로 수장이라 외치고 스스로 죄인을 자처했다. 다른 한 사람은 동지와 사랑을 위한 선택을 해야 했다. 단 하루 만이라도 수장이 아니라 벗으로 그리고 남자로 살고 싶다던 휘영은 그렇게 최후를 맞이했다. 다음 생에는 꼭 함께 하자던 그들의 마지막 약속은 80년이 지나 이뤄졌다.


서글프게 엇갈린 운명;

수현을 향한 율과 휘영의 선택, 80년이라는 시간을 압도해버린 사랑



조총맹은 일본 앞잡이 허영민이 판 함정에 들어갔다. 함정임을 알고 역으로 이용하기 위한 조총맹의 행동은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이고 싶었던 친일파 순사인 허영민은 쓸데없이 영특했다. 그 잔인한 영민함으로 인해 조총맹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친일파들이 모인 장소에서 총격전은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수현은 붙잡히고 만다. 카르페디엠의 가수 아나스타샤가 아닌 조총맹의 저격수 유수현이 되어 동료를 구하러 가던 길에 허영민과 마주쳤다. 이미 조총맹의 흐름과 주요 인물을 파아하고 있던 그에게 수현은 좋은 먹잇감이었다.   


악랄한 허영민의 선택은 옳았다. 수없이 감시해 얻은 결과는 조총맹을 무너트릴 수 있는 핵심이 바로 유수현이라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조총맹의 수장인 휘영과 자금을 지원하는 율 모두가 사랑하는 유일한 여인이 바로 유수현이었다. 그녀가 잡혔다는 사실은 결국 모든 틀을 흔들었다. 


수장은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사랑하는 여인. 자신의 목숨과 바꿔도 아쉽지 않은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 구하고 싶다. 하지만 그는 조총맹을 이끄는 수장이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독립군을 지켜야 할 사명이 그에게는 존재한다. 휘영으로서는 선택이 너무 어렵다. 


휘영과 달리, 율의 선택은 쉬웠다. 자금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조총맹을 이끌어야 할 책임감은 없다. 그런 그는 단 하나만 생각해도 되었다. 수현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을 던지는 방법을 선택했다. 친일파인 아버지라면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게 스스로 조총맹 수장을 자임하며 수현을 풀어 달라고 요구했지만 그건 허영민이 원하는 선택이었다. 


모든 패를 쥐었다. 서휘영이 수장일 것이라는 생각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조총맹 수장이 여자를 위해 스스로 경찰서를 찾을 수는 없다고 확신했다. 사랑에 눈 먼 수장은 존재할 수 없다는 확신은 그동안 보여준 행동들 때문이다. 조총맹이지만 상대적으로 나약할 수밖에 없는 율은 결코 허영민을 이길 수 없었다. 


고초를 당한 채 무너져가는 수현을 보면서 율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수현의 머리에 총구를 가져가며 위협하자 율은 조총맹의 수장은 서휘영이라고 불고 말았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해버린 율. 그렇게 율은 조총맹 수장을 일본 순사들에게 넘기고 말았다. 



"수장이라는 책임을 내려 놓고 단 하루만 평범함 벗이 되보려는 겁니다. 남자가 되보려는 겁니다"


휘영은 선택을 했다. 단 하루만 벗으로 남자로 살고 싶다는 그는 그렇게 수현과 율을 구하러 홀로 떠났다. 하지만 율로 인해 조총맹의 은신처가 발각되었다. 두 사람을 구하러 가던 휘영은 붙잡힌 동지들을 구하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앞은 높고 거친 벼랑이 전부였다. 


벼랑 끝에 내몰린 채 일본군에 포위된 휘영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생포하려는 허영민에게 비굴하게 붙잡힐 수는 없었다. 조총맹의 수장으로 일본군에 붙잡혀 고초를 당하느니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결을 선택하고 그가 마지막으로 한 것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셋이 찍은 사진을 접어 오직 수현만 바라보던 휘영은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뒀다. 취조실에 있던 수현 앞에 휘영이 찾아왔다.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둘의 모습은 애틋하기만 했다. 


영혼으로라도 만나고 싶었던 사람. 그 사람을 위해 마지막으로 찾은 휘영은 그렇게 수현을 찾았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사라지는 휘영. 그런 휘영에게 가지말라고 외치며 오열하는 수현.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 그 남자를 바라보는 수현에게는 복수심만 남겨졌다. 


"보고 싶다 수현아"


스스로 마지막을 선택한 휘영이 생을 마감하기 직전 수현의 사진을 보며 남긴 이 마지막 말은 강렬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 지독한 사랑은 80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이들은 다시 만났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받쳤던 30년대 청춘들. 그들에게는 사랑도 사치였다.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까지 던졌던 그들의 폭풍과 같았던 삶은 그렇게 명징했다. 모든 것의 우선순위에는 조국의 독립만 있었던 그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치였고 호사였다. 그렇게 못다 이룬 사랑은 그들에게 환생 후에도 함께 하게 만들었다. 


2017년 옥상에서 떨어지던 세주를 진오는 구해냈다. 세주의 몸에 잠시 빙의해 충격을 받아 살려냈다. 전생의 잘못을 만회라도 하듯 진오는 그렇게 세주를 구해냈다. 자신의 몸이 엉망이 된 상황에서도 설이가 우선이었던 세주. 그렇게 설이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쓰러진 세주. 그들의 사랑은 80년이 지나서야 겨우 이뤄질 수 있게 되었다. 


유아인의 진가가 명확하게 드러난 15회였다. 그가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준 회였으니 말이다. 시간이 쫓겼는지 설이가 구해지는 과정에서 설명을 위한 설명을 하는 과정이 아쉽기는 했지만 <시카고 타자기>는 역시 탄탄하다. 이제 마지막 한 회만 남기고 있다. 긴 여정을 달려온 그들의 마지막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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