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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인천여아살인사건에 왜 캐릭터 커뮤니티를 언급했나?

by 자이미 2017.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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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벌어진 여야 살인사건은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충격적이다. 17세 소녀가 8세 소녀를 유인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이 끔찍한 사고는 겨우 2시간이 걸릴 뿐이었다. 고작 17세 소녀가 범죄 경험도 전무한 그녀가 벌인 사고치고는 너무 끔찍했다. 그 뒤에는 뭔가 존재할 것이라는 추론은 분명 가능하다. 


살인사건과 캐리터 커뮤니티;

그것이 알고 싶다는 왜 캐릭터 커뮤니티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나?



지금 생각해봐도 충격이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그날 인천에서는 벌어졌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집 언니가 어린 초등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사건은 많은 이들을 경악스럽게 했다. 아무리 세상이 험해졌다고 하지만 이는 너무 과하고 엽기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인천여아살인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17세 소녀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 서울에 사는 19세 소녀가 공범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소녀들은 어떻게 만났을까? 나이도 다르고 사는 것도 다르다. 이들은 어떻게 만나 함께 살인을 공모하고 사체를 공유했을까?


상상만으로도 범죄에 공모하는 것 같은 죄책감을 들게 하는 이 끔찍한 사고는 사건 직후 17세 소녀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강력 범죄만 일어나면 모두 '조현병' 환자라고 주장하는 언론들의 끔찍한 태도는 위험하다. '조현병'은 치료하면 일반인과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강력 범죄를 저지른 모든 이들을 하나의 병으로 각인시키는 행위는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밝힌 사건의 내막은 17세 소녀가 철저한 준비를 마친 후 벌인 범행이라고 확신했다. 어떤 정신병을 앓고 있던 사람이 순간적으로 저지른 범죄는 아니라는 것이다. 17세 소녀가 사건 당일 했던 행동들은 절대 정신병을 가진 이라고 볼 수 없었다. 


17세 소녀는 사건이 있던 날. 집을 나서기 전에 자신을 숨기는 행위부터 시작했다. 자신의 어머니 옷으로 변장을 하고 커다란 트렁크까지 가지고 나선 그녀는 놀이터에서 범행 대상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 앉아 근처 초등학교 하교 시간을 검색해 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는 8세 소녀는 그렇게 준비된 살인자에게 다가갔다. 거짓말로 배터리가 없다고 말하고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가는 과정도 치밀했다. 15층에 사는 17세 소녀 김양은 13층에서 내렸다. 자신의 집까지 계단을 이용해 들어간 김양이 잔인한 살인을 하고 정리를 하는데 든 시간은 겨우 2시간이었다. 


범죄 경험이 전무한 17세 소녀가 아무리 8세 여아라고는 하지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 모든 것을 정리하는데 2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그리고 16층 옥상에서 또 난간 같은 계단 위에 있는 물탱크 옆에 시체를 유기한 김양은 다시 옷을 바꿔 입고 손에 종이 가방을 든 채 서울로 향했다. 


지하철에서 만난 이는 서울에 사는 19세 박양이었다. 그들은 공범이다. 단독 범행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 공범이 등장한 것이다. 박양과 김양은 사건이 벌어지기 전부터 많은 대화를 나눴던 인물들이다. 그리고 사건 당일 김양이 2시간 넘게 통화를 한 당사자도 박양이다. 


사건을 실행하기 전 "사냥을 나간다"는 문자를 남기고, 아이를 집으로 데려온 후에도 지속적으로 박양과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박양은 김양에게 "손가락이 예뻐?"라는 질문까지 했다. 그리고 그 사체 시신 일부를 자신에게 선물로 달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둘이 함께 있는 동안 김양의 어머니는 경찰이 찾아왔다는 문자를 남겼다. 더욱 황당한 것은 김양의 집에 사망한 아이의 신발이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김양의 가족이 치웠다는 추측이 나온다. 김양의 가족들은 살인자를 옹호했던 것인가? 친족의 경우 이런 경우 처벌을 받기 어렵다. 실제 사건이 벌어지던 순간에는 김양 혼자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사건 직후 모른다와 정신병을 앞세웠던 김양은 증거가 드러난 후 자백을 하기 시작했다. 박양과의 관계도 언급했고, 그렇게 경찰 조사를 받던 박양은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선물이라고 받은 종이 가방 속 내용물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김양은 법정에서 가져다 달라 던 사체 일부를 박양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그리고 함께 있던 커피숍 화장실에게 박양은 이를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박양은 김양과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버렸다고 진술했다. 내용물을 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이를 버릴 이유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이들이 공범임을 증명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사건 과정에서 나온 것이 '캐릭터 커뮤니티'다. 김양과 박양은 나이와 사는 곳도 다르다. 그런 그들이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캐릭터 커뮤니티'다. 그곳에서 만나 친분을 쌓아간 그들은 그렇게 잔인하고 엽기적인 살인을 저질렀다. 그 과정에서 비밀스럽게 아는 사람만 안다는 '캐릭터 커뮤니티'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어느 한 사람이 주제를 잡아 가상의 세계를 만들면 참여하고 싶은 이들이 캐릭터를 만들어 함께 한다. 그 과정에서 정해진 이야기는 없다. 각자가 만든 캐릭터들이 그 가상의 세계에 참여하며 결말을 알 수 없는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림과 이야기로 흘러가는 게임 형식의 이 놀이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많은 창작자들에게는 이런 형태의 게임이 큰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상상하던 그 이상의 가치를 이 놀이를 통해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무리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해도 그 이면에는 추악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장르들 중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시리어스'였다. 그 안에서는 엽기적인 살인들이 이뤄지고 있다. 서로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 상황에서 범죄들이 학습된다. 일부 경험자들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충격을 받고 더는 '캐릭터 커뮤니티'를 하지 않는단 증언까지 나왔다. 


교도소에 수감된 후 새 사람이 되어야 하지만 범죄자들은 그 안에서 더 많은 범죄들을 학습하고 출소한다. 자신이 직접 해보지 않았지만 범죄를 저질렀던 자들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해본 이들은 출소 후 이를 모방한 범죄를 저지르고는 한다. '캐릭터 커뮤니티'는 일면 이런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의미다. 


한 사람이 모든 경험을 할 수는 없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이유도 학습을 통해 얻어야 하는 가치들이 많기 때문이다. 책과 영화, 드라마나 방송 등을 통해 우린 알지 못하는 세계를 배우고 학습한다. 이와 비슷하게 '캐릭터 커뮤니티' 역시 자신의 상상력을 공유하며 서로 학습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시리어스'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김양과 박양은 그렇게 현실 세계에서 잔혹한 살인을 저질렀다. 이는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상상이 아닌 실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 커뮤니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물론 그렇다고 그 공간이 범죄의 온상이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순기능을 제외한 극단적인 반사회적 행위들이 비판을 받아야 할 문제이지 '캐릭터 커뮤니티' 전체가 도매급으로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캐릭터 커뮤니티'을 언급한 이유는 김양과 박양의 교점이 그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잔인한 살인과 같은 일들이 비록 글이지만 상세하게 언급되고 실행되고 있음을 우려한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이 살인사건은 단순히 '캐릭터 커뮤니티'로 국한시켜 버린다면 두 살인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에서 벗어날 명분을 줄 수도 있어 보인다. 분명 두 사람이 그곳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것은 명확하지만, 그 공간의 확장성으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극단적인 성향이 모인 곳은 그럴 가능성이 존재하고 현재진행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스모킹 건은 '캐릭터 커뮤니티'라기 보다는 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평소의 성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봐야 하니 말이다. 박양의 부모는 부장검사와 판사 출신 변호사를 10여 명 모아 변호인단을 꾸렸다고 한다. 이들을 변호인으로 내세우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부장검사 출신 한 명만 해도 수천 만원에서 억대의 돈이 들어가는데 이런 대규모 변호인단을 내세운 것은 박양의 부모가 누구인지 궁금하게 한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는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잔인한 살인사건의 공범인 박양은 막대한 부를 이용해 거대한 변호인단을 꾸렸다. 하지만 그 박양의 부모가 누구인지는 <그것이 알고 싶다>도 함구하고 있다. 돈과 권력만 있다면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도 피해갈 수 있음을 다시 재현하려는 모습이다. 


'인천여아살인사건'은 잔인하다. 그곳에서 거주하는 이들은 집단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살인자가 이웃집 언니였다는 사실과 그 범행 수법이 치밀하고 잔인했다는 점에서 충격은 크다.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파장 역시 너무 크다. 이를 단순히 '캐릭터 커뮤니티'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인천여아살인사건'에 '캐릭터 커뮤니티'를 언급한 이유는 이게 문제를 풀어가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고 본다. 


사회 시스템 전체의 정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린 더욱 충격적인 사건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다음에는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하게 바라봐야만 한다. 사회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을 하지 않는다면 우린 지옥도를 매일 목도 해야만 할지도 모른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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