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22. 10:40

알쓸신잡 8회-전주가 마지막이 아닌 시즌2를 위한 새로운 시작

잡식박사들의 여행기가 8회로 끝났다. 통영 여행을 시작으로 전주까지 이어진 8번의 이야기는 <알쓸신잡>을 새로운 형태의 예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주 여행은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여정이라는 의미로 다가오는 것 역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욜로보다 워라밸;

인문학 여행의 새로운 지평을 연 알쓸신잡 시즌2는 필연적이다



디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진 전문가들이 모여 여행을 하는 과정은 담은 <알쓸신잡>이 과연 성공할까? 의문을 품은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처럼 다양한 지식에 대한 열정과 갈구가 많은 시대 이 프로그램은 시대의 흐름을 잘 읽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나영석 사단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여행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예능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알쓸신잡>이다. 인문학이 새로운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여행하며 그 여행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과정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잡학사전이라는 방점이 찍힌 이들의 여행은 그래서 흥미로웠다. 각각의 여행지에는 그에 걸맞는 의미들이 있다. 그리고 그곳의 유명한 먹거리를 찾고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들의 이야기들은 정해진 것이 아닌 날것의 지식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웠다. 


통영을 시작으로 한 이들의 여행은 여덟 번째 여행지는 전주였다. 맛있는 음식이 즐비한 전주라는 지역은 최근에는 한옥마을이 유행하며 더욱 큰 관심을 받는 공간이 되었다. 남도음식을 맛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이들의 여행은 그렇게 바흐의 가족사와 일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되었다. 


여행의 재미는 그곳에 볼 것이 무엇이냐도 있겠지만 뭘 먹지에 방점이 찍히기도 한다. <알쓸신잡> 여행의 핵심 역시 그런 음식에 대한 기대치로 항상 가득하기도 하다. 비빔밥의 고장으로 알려진 전주는 다양한 먹거리가 풍성한 지역이기도 하다. 전국의 식당 중 '전주식당'이라는 이름이 가장 많다는 통계 자료가 있을 정도로 전주 하면 음식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 많은 음식 중 이들이 선택한 것은 단순했다. 


남부시장 안에 있는 콩나물국밥과 순대국밥이었다. 가장 유명한 콩나물국밥집을 찾은 유희열과 김영하, 두 가지 모두 먹고 싶다는 정재승과 함께 한 유시민. 그들은 그렇게 서로 다르지만 전주를 그대로 느끼게 하는 음식으로 시작했다. 남부시장이라는 오래된 전통시장 2층에는 청년몰이라는 곳이 있다. 


청년들의 창업구역인 그곳에는 다양한 가치들이 숨 쉬고 있고, 이런 새로운 시도들은 많은 지역의 변화도 이끌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전주라는 특이한 공간 속에서 청년들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청년몰은 그렇게 특별한 의미를 품게 했다. 


"적당히 벌고, 아주 잘살자"


전주 청년몰 계단에 적혀 있는 이 문구는 요즘 청년들의 화두이기도 하다. 시대는 변했다. 과거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그들에 맞는 모토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욜로가 국내로 들어와 생산성 없는 소비로만 이어지는 듯한 왜곡된 모습으로 이해되고 활용되기도 했다. 


'Work-Life Balance' 삶과 일의 균형을 잡자는 '워라밸'은 가장 현명한 형태의 삶의 지향이 될 것이다.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지, 일을 위해 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모호성 속에서 그 균형을 맞춰서 행복을 추구하려는 청년들의 고민들이 이 단어에 모두 담겨져 있으니 말이다. 


정재승 교수의 '방귀 교수'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유시민 작가의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라는 이야기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유 작가가 정치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지난 10년 동안의 자신 얼굴을 돌아보고 나서였다고 한다. 


투사로 살아왔던 청년 유시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인해 정치에 입문했던 그는 장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수많은 고통이 시간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유 작가가 정치 은퇴를 선언하기 전 그는 자신의 10년 동안 사진을 돌아봤다고 한다. 


10년 동안 찍힌 수많은 사진들 속 자신의 모습이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통스럽고 힘겨운 모습만 가득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과감하게 정치 은퇴를 선언했다는 유시민 작가의 이 발언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정치만이 아니라 얼굴 표정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을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셀카가 아니라 자신의 일하는 모습을 누군가 찍고, 이를 자신이 보면 정말 이 일에 맞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웃음을 잃은 직장인들이라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워라밸'과 유시민 작가의 사진론은 일맥상통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는 모든 이들의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왜 사냐? 는 비난을 위한 발언이지만 그 속에는 철학적 화두가 담겨져 있다. 왜 어떻게 살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하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워라밸'과 자신의 사진은 우리가 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기준점들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가치로 다가온다. 


한지 박물관과 500년 가까운 시대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전동성당, 한옥마을, 막걸리 골목 등 전주를 상징할 수 있는 다양한 곳들과 함께 한 이들의 여정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왔다. 8번의 여행과 한 번의 마무리로 <알쓸신잡>은 끝이 나지만, 이들의 새로운 여정은 조만간 새롭게 시작될 수밖에 없다. 


국내 여행과 해외까지 모든 지역이 다 가능하다는 점에서 <알쓸신잡>의 확장성은 충분하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여행은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인문학 여행이 점점 화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알쓸신잡>은 시즌 2를 벌써부터 기대하게 한다. 전주는 마지막 여행지가 아닌 시즌2를 위한 시작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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